새 술은 새 부대에. 새로운 바르셀로나는 새로운 야망을 갖고. 뭐 이런 거 다 좋은데 늘 그렇듯 정도라는 게 있습니다. 전임자의 흔적 지우기. 새로운 작품 만들기. 너의 바르셀로나. 나의 바르셀로나. 등등 이런 것들은 아예 없다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있어야 한다면 축구 내적인 관점이 우선시되면서 이뤄져야 하는 일들이지. 저런 것들이 우선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겁니다.
그리즈만까지 이런 얘기들이 나온다는 건 축구 내적인 관점이 거의 배제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 임하고 있다는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생각하구요. 이상하게 팬들 여론이 안 좋은 선수들 (움티티, 프야니치, 부진한 모습을 보인 에메르송, 그리즈만 등등) 만 골라서 이런다고 느끼는 게 저만 느끼는 부분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근데 또 신기한 건 쟤네들 다 바르토메우의 작품들임. 뭐 다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으니 당연한 겁니다만...
근데 적당히 좀 했으면 좋겠네요. 이래놓고 내년에 빅 사이닝 (데 용, 페드리에 버금가는 작품이 반드시 필요할 테니) 에 목숨 걸다가 정작 영입이 필요한 유형이나 포지션 놓쳐서 밸런스 엉망인 팀 될까봐 겁나네요. 근데 이게 괜한 걱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바르토메우가 데 용, 페드리가 지금보다 더 잘해졌을 때 입 한 번 털어주면 (쟤넨 바르셀로나의 미래야. 내가 진작에 알아보고 샀지. 이런 거) 진짜 눈 돌아가서 저럴 수도 있음.
이 팀은 지금 보드진이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 아님. 축구를 볼 줄도 모르는 애들이 이상한 관념을 갖고 이러는 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알레마니도 그냥 이번으로 라포르타 똘마니라는 거 보여줬다고 봅니다. 우려한 그대로가 된 거죠. 크루이프도 굉장히 정치적인 사람이었지만 축구에 관해선 정말 솔직하고 자신의 잘못을 아는 사람이었음. 그래서 로셀 때도 한 동안 팀을 비판하는 걸 멈추지 않았던 거고. 때론 선을 넘곤 했지만 (특히 로셀 때. 뭐 감정이 좋을 리가 없을 테니) 이제 와서 보면 정말 바르셀로나란 클럽에 애정이 강했던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성적을 원하고 그런 쪽으로 무언가 기대하면서 보는 편은 아니라서 상관없는데 시즌 중에 이런저런 쓰잘데기 없는 잡음이 없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바르토메우도 가능하면 입 꼬매고 있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