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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69

by 다스다스 2021. 9. 1.

 

 

 

02-03 => 03-04 => 04-05 랑 큰 틀에서 보면 분위기는 비슷하게 갈 수도 있을 것 같음. 그때도 라포르타가 02-03 시즌 끝나기 전에 왔기 때문에 시즌 중에 의장으로 취임했었는데 여름 열리자마자 프리로 풀어버릴 애들 다 풀어버리고 안 팔리는 애들은 임대로 버려버림. (대부분 다 가스파르트의 망한 작품들. 호쳄박, 지오바니, 크리스탕발, 안데르손 뭐 이런 애들.) 데 부어도 그냥 갖다 버리죠. 그렇게 욕 먹던 데 부어가 가스파르트 시절 땐 건들 수 없는 선수 중 한 명이었음. 리켈메도 임대로 갖다 버리고. 지가 무조건 데려온다고 자신만만해했던 베컴 대신에 로셀이 미리 약 다 쳐놓은 호나우딩요 데려오고 멘데스랑 짝짜꿍 해서 콰레스마 업어오고 스카우터들이 마르케즈 극찬했었는데 모나코에서 헐값에 주워오고. (치키가 근래 단장들 중엔 스카우터들 제일 잘 써먹었음.)

 

 

 

다음 시즌에도 클루이베르트 그냥 버려버리고 (꺾이는 나이도 아니었음. 잔부상도 많아지고 뭔가 점점 못해진다는 느낌은 들긴 했지만...) 코쿠는 버릴 선수가 아니었는데 그냥 갖다버려버림. (얘도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감... 잡으려면 잡을 수 있었음. 100%) 라이지허야 점점 노답 되어 가고 있었으니 버릴만했고. 사비올라는 전임자의 작품이라 보드진부터 그냥 찬밥 대우 미치게 했죠. 얘가 프리로 풀렸을 때 마드리드로 간 건 보드진 잘못도 있음. 어마어마하게 찬밥 대우했으니. 레이카르트야 본인이 생각하는 포워드상에 안 맞아서 그랬지만 그래도 잘하면 썼었거든요. 03-04 시즌 후반기에도 클루이베르트보단 사비올라였음. 물론 클루이베르트가 한 한 달인가? 부상으로 빠져있긴 했지만요.

 

 

 

지금도 빅 사이닝은 없지만 헐값이나 프리로 주워올 수 있는 애들 다 주워오고. 병적으로 털어낼 애들 다 털어낼라고 했던 건 유사합니다. 이제 문제는 쿠만이 레이카르트처럼 혼자 욕받이하면서 다음 시즌을 이어갈만한 성적을 내줄 수 있냐인데 모르겠네요. 전술적 중심도 잃었는데 그걸 조금이나마 메워줄 선수까지 마지막 날에 잃어버려서 쿠만 입장에서도 시즌 플랜 자체가 엄청 꼬였을 게 분명하거든요.

 

 

 

사실 현지 팬들이나 소시오들이 행동이 느리다는 인식이 박혀있는 건 얘네들은 경기장을 보러 가고 시즌권을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보통 한 시즌을 말아먹었을 조짐이 보일 때 그에 따른 여파가 나오는 편이거든요. 실제로 07-08 말아먹었을 때 가면 갈수록 관중이 줄어들고 있었고 보이소스 노이스를 필두로 해서 흰 손수건 흔들고 소리 지르고 야유하고 그랬었던 거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 거임. 발베르데 2년차 때도 계속 이런 납득이 안 가는 축구를 하니까 홈 관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죠. 성적은 허상이지만 그게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 팬들은 불만을 갖고 행동에서 드러남. 그런 것들이 보드진한테는 위기가 되는 거구요.

 

 

 

제가 라포르타 다시 나온다고 했을 때 이 사람 믿지 말라고 말씀드렸던 건 07-08 을 봤기 때문이 제일 큼. 로셀이랑 뭘 했고 걔네들이랑 왜 갈라졌고 뭐 이런저런 이유들도 있지만 제일 큰 건 레이카르트의 마지막 2년이 진짜 의장으로서 책임감이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던 거였습니다. 이미 06-07 도 허수아비긴 했는데 07-08 은 진짜 아예 감독을 바보로 만들어버린 시즌이었는데 호나우딩요가 그 전 시즌부터 술 퍼마시고 여자들이랑 노느라 훈련을 안 나와서 감독으로서 뭘 할라 해도 라포르타가 감싸도니까 감독이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에투랑 데코가 누가 봐도 레이카르트를 무시하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안 해줬음. 진짜 웃겼던 게 3월쯤인가? 사태가 심각해지니까 갑자기 그런 뉴스가 나왔었어요. 호나우딩요를 과잉보호하지 않을 거고 레이카르트가 이제 호나우딩요에 관한 결정을 100% 내릴 거라고. 이거 아마 꾸코 가시면 찾아보실 수 있을 거임.

 

 

 

결국 에투, 데코랑도 사단이 났었죠. 후반기 엘 클라시코 앞두고 열린 발렌시아 전에서 카드를 받으면 안 됐는데 둘 다 카드를 받아서 엘 클라시코를 걸러버림. (이 경기는 5대0 인가 6대0 으로 이김. 발렌시아도 분위기가 어마어마했으니까 뭐) 기자들이 왜 카드 받았냐고 하니까 몰랐다 그랬는데 레이카르트가 경기 전에도 얘기했고 하프 타임 때도 얘기했다고 하죠. 계속 무슨 일이든 다 자기 잘못이라고 쉴드치다가 이때 터져버린 거였음. 결국 다음 경기 엘 클라시코에서 대형 사고 터집니다. 그러고 이 전후로 데코는 교체 지시하니까 레이카르트가 악수할라 하는데 그냥 쌩까고 벤치도 아닌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리는 사건이 벌어짐. 전이었는지 후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저 발렌시아 전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이제 10년이 넘어서 가물가물함.

 

 

 

오죽하면 딩요 파리 시절 감독이었던 루이스 페르난데스가 스포르트인가 엠디랑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 레이카르트 쉴드를 쳐줬음. 저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사키는 레이카르트 나갈 때 바르셀로나 사람들 다 비판했죠. 그의 편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근데도 레이카르트는 자기 마지막 홈경기에서 자필 편지까지 써서 고맙다고 했음.

 

 

 

쿠만은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팀만 만들어 놓고 성과는 못 얻고 나갈 그림이 보임. 레이카르트는 한 사이클이라도 만들어내고 그 후 여파를 혼자 다 얻어맞은 거지만 쿠만은 그게 아니니까. 어쩌면 더 아쉽게 다가올 수도 있을 거 같음.

 

 

 

그리즈만이 얼마를 받고 나갔냐는 중요하지 않음. 바르셀로나는 원래 선수를 파는 클럽이 아니니까요. 올해가 아니면 팔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이다. 이런 마인드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고 축구 내적으로 도움이 되는 선수라면 그 관점 안에서 남아야 하는 선수는 무조건 남아야 한다가 맞다고 봅니다. 이런 선수의 방출이 이뤄질 거면 그만한 보강이 있어야하는데 메시, 그리즈만이 나갔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보강은 없음. 과연 이런 시즌이 괜찮은 과정이 나오는 시즌이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바르셀로나는 원래 장사 더럽게 못하는 클럽이고 태생적으로 잘할 수가 없음. 이질적인 방식으로 떠나는 선수들이 대부분 다 커리어 하락을 맞이하고 그게 영향이 큰 클럽이니까. 움티티가 기를 쓰고 안 나가려고 한 이유도 저게 다일 거라고 봅니다. 나가면 본인이 익숙한 팀이 아닌 이상 분명히 큰 하락을 맛볼 거고 다신 주류의 흐름에서 못 뛸 게 뻔하니까 조금 덜 뛰더라도 바르셀로나에 남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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