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적인 측면은 열받긴 하는데 바르셀로나는 그냥 늘 이래 왔던 거 같음. 필요한 금액만 내주면 쏘 쿨. 이건 맨유가 아니더라도 바르셀로나랑 거래를 좀 해본 팀들은 다 아는 사실. 애초에 파는 걸 사는 것만큼 진지하게 임해본 적이 없는 클럽이기도 하고 근래는 좀 다르긴 하지만 예전에는 실패하거나 감독이 팔아달라고 하는 선수들 아니면 이제 스스로 떠나야겠다고 느끼는 선수들을 파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니까요. 눈뜨고 당하는 경우도 몇 번 있긴 했다만 그건 예외적인 케이스고. 이런 건 좀 변하긴 해야죠. 이질적인 면모가 있어서 시장에서 환영을 못 받는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있지만 그거 감안하고도 파는 걸 참 못하는 건 변하질 않음. 이건 아무래도 자기꺼가 아니라는 게 제일 크긴 할 겁니다.
그래서 제대로 팔아본 적도 없는 애들이 원하는 금액을 까놓고 있는 것 자체가 뭔가 이상한 것 같긴 했는데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긴 하구나 싶네요. 그 계획이 뭘지는 모르겠지만요. 맨유는 이런 부분들도 그렇고 뭔가를 알고 있었다고밖에 보이지 않음. 원래 뉴스라는 게 내보낼 수 있는 부분들만 내보내는 거지. 정직하게 모든 정보들을 다 까주는 언론들은 없습니다. 어떤 클럽도 언론들이나 기자들을 그렇게 이용하지 않습니다. 근래에 옛날 카데나 세르처럼 그냥 100% 모든 게 명확하게 확인됐을 때만 기사를 쓰는 언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일단 찢어진 종이 쪼가리라도 들고 있으면 내보내는 게 우선인 흐름이니까요. 흐름이랑 성향 자체가 변했다고 봐야겠죠.
개인적으로 데 용의 에이전트가 중간에서 정보를 뿌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이건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데 용 관련 긍정적인 뉴스들이 뜨자마자 말라시아가 뜬 것 보면 충분히 의심해볼만 하다고 생각함. 둘이 같은 에이전시인데 맨유가 하이재킹 하려고 뜬 것만 봐도 아다리가 맞음.)
라포르타는 늘 말해왔지만 야심이 되게 큰 사람임. 기본적으로 말빨도 좋고 (그래서 말로 멕이는 것도 남들보단 잘하죠.) 로셀처럼 수완이 좋거나 커넥션이 좋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의 능력은 늘 되게 잘 활용해왔던 것 같음. 대신 그 사람들이 어느 순간 라포르타에 지쳐서 떠나는 순간이 왔다는 거. 1기 때 유일하게 끝까지 남아있던 인물이 치키인데 치키는 그냥 바르셀로나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게 더 크지 않았을까 싶음. 당시 의장 후보 중 한 명의 인사였을 시기에도 피구 붙잡으러 유로 개최지 가라고 했을 때도 안 될 거 알면서도 갔던 사람이기도 하고. (본인이 직접 밝혔었음. 이미 그때부터 마드리드로 갈 거 같았다고)
에투 때도 끝까지 에투 나가는 걸 싫어하던 게 라포르타였음. 크루이프, 치키, 펩 셋이서 계속 즐라탄을 외치니까 어쩔 수 없이 져주고 모라티랑 딜을 해낸 게 라포르타인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과정에서 챠비의 의견이 얼마나 들어갔고 그의 의도대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냐는 당장 판단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챠비를 쉴드치는 게 아니라 진짜 그의 의견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감이 안 와서 그럼. 제가 봤을 땐 오히려 지금 상황을 안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음. 프리시즌은 다가오는데 어쨌든 모든 게 다 느리게 흘러가고 있으니까요. 이런 건 감독 입장에선 짜증날만한 상황이죠. 리베르테르가 나갔던 것도 당시에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마찰이 심했을 수도 있겠다 싶음. 페란 토레스 건도 생각보다 크게 부딪혔던 게 아닌가 싶네요.
오피셜이 떠봐야 아는 거겠지만 혹여나 데 용 이적이 일어난다면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조금씩 들고 있음. 라포르타 1기는 딩요-데코 이적으로 인해 로셀파-크루이프의 불협화음이 시발점이었고 딩요를 감싸도는 라포르타의 공개적인 행보가 정점을 찍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들 좀 없었으면 좋겠네요. 근데 걱정이 좀 되기 시작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