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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79

by 다스다스 2022. 6. 29.

 

 

 

 

즐라탄이 진짜 대단하긴 합니다. 바르셀로나에 왔다가 나간 장신 포워드들은 죄다 망했는데 즐라탄은 그 이후에도 10년도 넘게 빅 클럽들에서 뛰고 있다는 건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게 선수 평가에 뭐 중요하냐고 볼 수도 있지만 충분히 존중 받아야하고 높은 평가를 받을 여지가 있다고 보는 편.

 

 

 

 

메시 이전으로 가면 클루이베르트만한 장신 포워드가 없었다고 보는데 (당연히 바르셀로나 한정임) 클루이베르트는 본인이 밝혔듯이 유로 2000 4강 탈락 이후로 본인의 멘탈리티가 많이 바뀌었다고 밝히기도 했고 실제로 바르셀로나가 암흑기를 들어갈까? 말까? 간보던 시기부터 불성실한 태도가 종종 논란이 되던 선수였음. (당연히 딩요나 데코급은 아님. 걔네 둘은 레전드) 그럼에도 레이카르트는 그를 남기기를 원했었는데 결국 나갔죠. 그러고 간 팀이 뉴캐슬이었는데 본인이 축구 인생 중 제일 후회하는 이적이 이 이적이라고 할 정도로 이후 클루이베르트는 그대로 망해버림. 가장 큰 이유는 훈련 방식에 대한 부적응으로 인한 빠른 폼 하락이었죠.

 

 

 

 

바르셀로나는 기본적으로 발을 많이 쓰고 볼을 쓰는 훈련들 위주로 편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일반적인 전술 훈련들과는 이질적인 면들이 상당히 많음. (당시에는 볼을 쓰는 훈련들이 적었던 팀들도 상당히 많았음. 무링요가 트레이닝론으로 팍 치고 올라온 이유 중 하나기도 합니다.) 마시아에서 크더라도 덩치는 큰데 몸은 잘 못 쓰는 애들이 종종 나오는 것도 이런 측면이 꽤 크게 작용한다고 봐야겠죠. 에투 재단이랑 엮여서 마시아에 입단해서 성장한 애들 중에 제대로 자리 잡은 애들이 하나도 없는 것도 이런 훈련 방식이 컸음. 적응을 못하거나 바르셀로나로 야심차게 들어와서 실패한 선수들이 나가고나서 이렇다할 반등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기도 하고. 나가기 싫어하는 것도 이런 게 없을 수가 없음.

 

 

 

 

크루이프가 야심차게 반등의 키로 영입했던 코드로도 이 희생양 중 하나였음. 롭슨 시절에 왔던 피찌도 마찬가지. (칠레 감독했던 사람 맞습니다.) 코드로야 예전 네임드 분들도 많이 언급하셨으니 일단 뒤로 밀어두고 피찌는 발다노의 테네리페에서도 매우 잘했던 포워드였고 이후 발다노와의 불화로 한 시즌 헤매지만 (발렌시아로 임대갔나 그랬을 거임) 다시 칸타토레와 하인케스 아래에서 매우 좋은 활약을 펼쳤던 사실상 득점왕 레이스에 늘 끼던 그런 위상의 포워드였음. 그런 포워드가 바르셀로나 오자마자 귀신같이 하락세를 걷더니 떠나자마자 그냥 폭망을 해버림. 물론 피찌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호돈이라는 어마무시한 경쟁자가 있었으니 (심지어 롭슨의 축구는 호돈 의존증이라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답없는 축구였음. 호돈 없는 경기는 그냥 다음 타자인 피구가 해주길 바라는 그런 노답 축구) 그걸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리가에서 검증된 선수가 이렇게 망해버린 건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이후 피찌는 반 할 아래에서 딱 2골 넣고 떠나버리고 그 후 커리어는 그대로 망함. 숨겨진 장신 포워드 실패작 중 한 명임. (테네리페에서 유명했던 게 레돈도밖에 없는 것 같지만 피찌부터해서 몇 명 더 있음. 지금 마르코스 요렌테 에이전트하고 있는 훌리오 요렌테도 있었고 테네리페 레전드 중 하나인 미남브레스도 있었고. 좋은 선수들 몇몇 있었음. 옛날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발다노의 테네리페나 칸타토레, 하인케스의 테네리페도 파보시면 재밌을 듯함. 근데 레돈도가 너무 잘하긴 했습니다. 레돈도는 발다노가 마드리드 부임할 때 영입하고 싶다해서 같이 마드리드로 가버림.)

 

 

 

 

코드로는 뭐 유명하긴 한데 발다노가 마드리드 부임하면서 크루이프의 드림팀을 작살내버린 94-95 시즌에 리가에서만 25골을 넣으면서 사모라노와 유일하게 20골을 넘게 넣은 선수여서 많은 관심을 받던 선수였음. (피찌는 이 다음 시즌에 31골 넣고 피치치 먹고 바르셀로나로 옴.) 보스니아 출신의 선수였고 제코도 종종 비교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매우 강인한 선수로 알려져 있음. (별로 본 적은 없음. 10경기도 안 봤을 듯? 95-96 시즌은 크루이프 드림팀이 그냥 개망한 시즌이라 자료로 남아있는 것도 별로 없을 거에요. 이때가 하지-코드로-피구였을 거임. 피구 첫 시즌이자 크루이프 드림팀의 마지막 시즌)

 

 

 

 

코드로는 리가에서 30경기 넘게 뛰는 동안 10골도 못 넣을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한 시즌만에 바르셀로나와 크루이프를 디스박고 떠나버림. (다행히도 이적료 절반 회수함. 근데 코파 델 레이랑 유에파 컵에선 또 잘했음) 이후 피찌가 빠져버린 테네리페로 가게 되는데 여기서 다시 반등하나 싶더니 점점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은퇴를 해버리죠. 코드로는 대놓고 제일 후회하는 게 바르셀로나 이적이라고 여러 차례 밝힐 정도로 이 이적을 후회하는 선수 중 하나였음. 이 시즌 바르셀로나는 시즌 초반엔 다시 반등하나 싶었는데 후반기엔 무를 엄청 캐고 4월엔 유에파 컵과 코파 델 레이에서 쌍으로 당하면서 무관으로 마무리 함. (이때도 알레띠랑 뮌헨한테 당함... 이 시즌에 데 라 페냐, 오스카 가르시아, 조르디 크루이프 이런 선수들도 있었고 로페테기도 있었음. 로페테기는 롭슨 때까지 있다가 나갔고 도합 세 시즌 (크루이프 두 시즌, 롭슨 한 시즌) 있었을 건데 아마 10경기도 안 뛰었을 거임. 마드리드에서도 딱 1경기 뛰어본 선수였음. 마드리드에서의 커리어는 데뷔전이 처음이자 마지막.)

 

 

 

 

즐라탄은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환경의 변화를 굉장히 잘 받아들였다는 거고 바르셀로나에서 실패한 걸 본인 나름대로 유의미하게 받아들였다고 봐야겠죠. 물론 그 다음 갔던 팀인 밀란이 본인이 생각하기에 최적의 환경이었던 것도 컸을 거고. 아이러니한 건 그 몸으로 이상하게 발만 쓰던 애 (무슨 태권도 비스무리한 동작하면서까지 발로 받을라할 때는 미친 건가 싶었음) 가 정작 발을 많이 쓰는 팀에 와서 실패했다는 거고 나가서는 또 그런 모습이 줄어들긴 했다는 거. 뭐 맨유 이후에는 축구 내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는 선수는 아니라고 보는데 멘탈리티 측면이나 프로페셔널함은 남다른 선수가 되지 않았나 싶음.

 

 

 

 

즐라탄 밀란하고 연장한다는 거 보고 좀 놀라서 그냥 한 번 떠들어봤습니다. 별 뜻 없음... 근데 그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면만 덜했으면 한 시즌은 더 시험해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럼. 아무튼 바르셀로나 이후 오히려 더 본인의 성숙하고 완전한 모습을 찾은 것 같아서 보기 좋네요. 이런 케이스를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음. 꼭 남은 커리어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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