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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음...

by 다스다스 2022. 10. 17.

 

 

 

 

 

0. 안 좋은 경기나 질 때마다 나오는 몇 가지 얘기들을 짤막하게 정리하고 다신 안 오려고 합니다. 이 경기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챠비가 깨닫지 못한다면 생각 이상의 과정이나 결과들이 나오는 경기들이 나올 거고 그때마다 계속 글을 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쓰고 싶으면 쓰는 건데 뭐 그렇게 생각하냐. 번복이 뭐 대수냐.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는데 그냥 몇 년 동안 별 것도 아닌 이유들로 계속 공격당하니까 많이 지치기도 했고 어떤 식으로든 계속 그들과 마주 할 텐데 이젠 그러고 싶지가 않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의도, 마음 등 모든 게 많이 망가졌다고 생각해서 이제 제게는 지속해야 할 그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거든요. 장난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진심으로 더 이상 글을 계속 쓸 자신이 없습니다.

 

 

 

 

1. 현재 바르셀로나는 느린 템포가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는 팀이 아닌데 그런 식으로 볼을 굴리니까 급속도로 굴러가는 속도가 느려지는 겁니다. 예전에도 수 차례 말씀드렸지만 지공은 단순히 느리게 공격하는 게 아니라 볼을 소유하면서 개개인이 또는 볼을 많이 만지는 선수들이 기술적 우위를 아주 자연스럽게 점하는 겁니다. 상대가 얘가 볼을 잡으면 어쩔 수 없이 의식하고 수비를 하거나 다수가 쳐다볼 수가 없게 만들거나 메시를 상대하듯이 1차, 2차, 3차 수비벽을 세운다던가. 방향을 유도한다던가 등등 그런 것들을 유도하는 거죠. 데 용이 나가면 베르나르도 실바를 원한다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특히 경기가 안 풀릴 때 후방에서부터 상대 선수들을 유도하며 탈압박-압박의 과정을 아주 자연스럽게 거쳐나가는 선수였다는 걸 잊어선 안 되겠죠.

 

 

 

 

끌어들인다. => 가능하면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세 명이 끌려오게 만든다. => 그럼 어디가 분명 빌 텐데? => 그래. 거기. (보통 측면 공간이 열리게 하거나 전술적 중심이 또는 그다음 중심이 볼을 받을 수 있게끔 유도하겠죠.)

 

 

 

 

이걸 하기 위해서죠. 챠비가 팀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한 건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이겁니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서는데 적합하지 않은 선수들을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현재의 축구를 이행하고 있으니 상대적 약팀과 뛸 때는 치밀하게 압박과 구조를 갖추고 나오는 팀을 마주하는 게 아닌 이상 먹힌다고 느껴지기 마련이고. (그리고 어떻게든 이기겠죠. 이기면 대다수는 이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발베르데 때 많이 봤죠.) 비슷한 전력이나 상대적 강팀을 만나면 압박을 못 이겨내거나 아니면 압박을 못하거나 또는 측면에서의 속도전이나 종적인 반경이나 종패스에서 대응이 안 되니까 선제골 내주고 내려앉으면 속도가 팍 죽어버리는 기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더해서 이걸로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뭐냐면 오프 더 볼이 죽는다는 겁니다. 기술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거란 판단 때문에 선수들이 볼을 발로 받으려고 하는 문제점이 나타나죠. 분명히 특정 지점에선 멈춰서 볼을 발로 받는 게 이점이 있는데 (물론 탈압박을 해낼 수 있을 때지만) 지금은 그것도 안 되는데 그러고 있으니까요. 메시 때는 메시가 알아서 해결해주니까 그게 가능했는데 레반도프스키는 그 정도가 아니고 측면 포워드들은 평소 리가에서나 중앙으로 들어오거나 측면에서 활력을 넣어주지. 마드리드, 뮌헨, 인테르 정도의 팀들을 만났을 땐 오히려 역으로 공략을 당하거나 분명히 높은 지점에서 볼을 받았는데 역주행을 하거나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지점에서 횡드리블을 하죠.

 

 

 

 

그만큼 팀은 다시 느려지고 미드필드들은 일부러 볼을 끄는 게 아니라 주면 뺏기거나 바로 역습 맞고 체력 소모만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겁니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티토, 타타, 루쵸 마지막 시즌, 발베르데, 세티엔 때랑 똑같이 오프 더 볼은 커녕 볼이 없는 곳에서 상대 선수들 사이를 뚫고 나가거나 경합을 시도하는 선수들이 가비 말고는 한 명도 없습니다. 단거리 역습은 물론이고 최후방에서부터 개인 능력이든 롱패스로 뚫든 역습을 행할 때도 추가로 올라오는 선수가 엄청 늦게 오거나 안 오죠.

 

 

 

 

그럼 압박은 다시 간헐적으로 이뤄지거나 개개인 단위로 이뤄지고. 압박-탈압박으로 높은 라인 유지가 불가능해지니 악순환에 빠지는 겁니다. 개개인마다 문제가 되는 부분들까지 겹치다 보니까 측면으로 모는 압박은 커녕 대형 유지도 안 되니까 중앙은 텅 비어버리는 경우도 생기고 결국 어디서든 압박을 할 수 없는 팀이 되는 거죠.

 

 

 

 

2. 챠비는 그래서 저번 시즌부터 체력과 속도를 강조했습니다. 크루이프 이후 바르셀로나를 거쳐온 모든 감독들이 고민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측면 루트를 타고 빠르게 박스 근처로 가서 공략을 하는 그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한 흔적이 보였죠. 스쿼드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고 실책성 플레이가 얼마나 나오든 그것과 상관없이 많이 뛰면서 속도에 올인을 했습니다. 결국 뻔한 축구였고 페드리-데 용-부스케츠 세 명이 무조건 필드 위에 있어야 했기 때문에 그 한계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죠.

 

 

 

 

챠비가 레반도프스키의 합류로 인해 생각한 건 저 셋의 패스 루트 강화가 아니라 절충안이었습니다. 하프 라인 아래 지역이나 부스케츠와 데 용 (또는 페드리) 이 자주 스위칭하거나 동일 선상에 서는 그 공간에서 나가는 롱패스의 빈도 수가 압도적으로 늘어났고 개인적으로 이 선택을 한 이유는 공격에서 레반도프스키가 가지는 토탈 패키지를 최대로 활용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주변 선수들을 살려주면서 골로 보답해주니까) 미드필드-수비 라인에 잠재되어있는 모든 문제들을 절충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보입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언급한 적 있음)

 

 

 

 

왜 타타를 언급했냐. 타타가 점유율을 포기했음에도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던 당시 경기들 이후 그동안 봐왔던 방식과 아예 다른 축구를 했기 때문이죠. 이니에스타나 네이마르가 왼쪽에 서고 메시가 오른쪽에 서면서 롱패스로 빠르게 라인과 라인 사이를 건너뛰고 측면 포워드들이 사선으로 공략하면서 중앙과 반대편 공간을 여는 그 방식. 레이카르트는 호나우딩요가 횡으로 움직인다는 면이나 중앙에서 동료들을 활용한다는 면에서 첫 시즌부터 어느 정도 단점이 보였기에 호나우딩요 중심의 축구에서 그것을 해답이라고 내놨다면 타타는 스쿼드를 아예 잘못 판단한 축구를 했다는 거죠. 현재 챠비와 과정은 달라도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3. 결국 뎀벨레나 하피냐가 다른 선수들의 지원을 받아 높은 지점에서 볼을 잡고 공격을 한다고 했을 때 이들의 드리블이 먹히냐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얼마나 상대 선수들을 끌어내고 그 빈 공간을 공략할 수 있냐 역시 바라봐야겠죠. 가비를 계속 쓴 이유는 이것이라고 보입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보셨겠지만 볼을 받고 내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오프 더 볼을 행하는 게 가비 말고 없었죠. 그가 이후에 좁은 시야를 갖고 있든 뭐든 볼이 없는 상태에서도 계속 상대 선수들과 자신 있게 경합에 들어가고 오프 더 볼을 행하는 선수는 얘 하나라는 거.

 

 

 

 

측면에서 드리블을 치고 원온원을 이겨내고 벗겨나가는 그 과정이 멋있어 보이고 잘한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그런 것들을 따지기 이전에 그냥 위험합니다. 부상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거든요. 방향이 제한되어 있고 스탠딩이든 슬라이딩이든 태클이 잘못 들어갔을 때 볼을 잡고 있는 선수가 거친 태클에 대응하기 힘들다 보니 무리한 근육 사용이 언제든지 따라오기 마련이죠. 그래서 뎀벨레나 하피냐의 동선을 줄여주는 선택을 하고자 롱패스라는 하나의 루트를 적극적으로 쓴 거라고 봅니다. 메시나 이니에스타, 네이마르 등과는 다르게 신체적으로 더 큰 사이즈를 갖고 있고 한 명은 양 발을 잘 쓰고 한 명은 신체적인 반응이 매우 좋은 선수라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타당한 판단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죠.

 

 

 

 

허나 그들의 온 더 볼은 먹히지 않았고 패널티 박스는 커녕 박스 근처 지점에서의 수적 우위도 없었고 (횡으로 다섯 명 세워두면 상대는 6백하면 그만이고 두 줄 수비로 순간순간 숫자 채워버리면 그만) 공략 또한 레반도프스키 공략법이나 대응책이 나오면서 팀이 다시 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전 여기서 챠비가 냉정하게 포워드 구성을 바꾸고 그나마 적극적인 오프 더 볼이 가능한 알바, 발데가 존재하는 좌측면을 최대한 썼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챠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4. 크로스 난사 경기가 나올 때마다 늘 나오는 말이 있죠. 그럴 거면 헤딩 잘하는 애나 멀대 같은 애 세워두고 갈기면 되지 않냐고. 이것도 참 여러 차례 썼던 것 같은데 어떤 감독도 그렇게 그냥 머리로 바로 꽂는 1차적인 의도를 100% 노리고 크로스를 갈기라고 지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루즈볼이나 세컨볼을 노리고 크로스를 갈기라고 하죠. 성공하냐 실패하냐 보다 그냥 일단 밀어 넣고 어디로 떨어지냐를 노리는 게 더 크다고 봅니다.

 

 

 

 

챠비가 그런 무의미한 크로스를 계속 갈기는 경기를 해서 비판을 받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 그 이후 루즈볼과 세컨볼을 잡는 그 과정을 계속 개선시키지 못하고 경기들을 놓쳤고 이기더라도 경기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야 한다가 맞다고 봅니다. 사실 경기력이란 그 애매한 표현은 이것에도 어느 정도 달려있다고 봐야겠죠. 근데 더 중요한 문제가 뭐냐면 그 크로스를 갈기는 대상이 풀백들이나 미드필드들이 아니라 뎀벨레나 하피냐였다는 겁니다. 경기가 안 풀리면 라인과 라인 사이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미드필드들이 볼을 많이 만져야 할 텐데 그게 아니라 측면 포워드들이 더 극단적으로 엔드 라인으로 붙어서 볼 터치를 제일 많이 하면서 크로스를 갈겼다는 거죠.

 

 

 

 

펩 바르셀로나가 가장 잘 돌아갈 때 평균 크로스 시도가 제일 많았던 건 알베스가 아니라 챠비였고. 루쵸의 바르셀로나가 가장 잘 돌아갈 때 평균 크로스 시도가 제일 많았던 것도 알베스와 라키티치였죠.

 

 

 

 

5. 결국 챠비가 생각한 이번 시즌의 축구가 빠르게 뽀록난 건 측면 포워드들의 개인 능력과 방식이 하이 리스크라 보지 않은 거고 (명백한 실책. 당장 가장 온 더 볼이 좋다는 뎀벨레 마저도 인테르 정도 되는 팀한테도 터무니없이 막혔음) 약점을 가리기 위해 라인과 라인 사이를 건너뛰거나 작업을 간소화시키는 일련의 전술전략들이 강팀들 상대로는 먹히지 않는다는 거였고 (이전처럼 후방에서 3대4 를 유도하며 짧게 굴리는 게 당장 라요한테도 안 먹혔으니 이 부분을 개선할 생각을 아예 안 하고 고집을 부릴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이것 역시 실책) 선제골을 못 넣으면 그만큼 라인과 라인 사이를 건너뛰기 때문에 때로 공간이 그만큼 빈다는 문제점을 간과했다는 거죠.

 

 

 

 

이런 절충이 공략당하기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격적인 축구를 표방하면서도 막상 약점을 가리기 위한 선택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까 상대가 간파하면 읽히는 거죠. 제가 제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바르셀로나의 관념에 맞고 팬들을 만족시키려는 축구를 하려면 장난 같아도 3골을 먹혀도 4골을 넣는 축구를 하는 게 정답입니다. 결국 안 먹히는 것 같으니 라인을 올리다가 8명이서 3명을 못 막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분명히 11 대 11 인데 어느 지점에서든 수적으로 다 지고 있고 이런 게 따라오는 겁니다. 선수들의 장단을 파악하다 나온 판단이 이거라면 생각을 고치는 것도 챠비의 몫이고 기준을 다시 바로잡는 것도 챠비의 몫이죠.

 

 

 

 

뭐든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분명히 챠비는 프리시즌부터 실책을 했고 그 결과물들이 챔스에서의 부족한 경쟁력, 엘 클라시코 패배로 드러났다고 봅니다.

 

 

 

 

6. 후반전의 일부분 나타난 모습은 마드리드의 느슨하고 실리적인 선택들이 어느 정도 바탕이 된 모습이겠지만 그래도 챠비가 지금보다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남은 10월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모르겠지만 전 그가 잘못 판단한 것들을 다시 냉정하게 판단하고 깨닫는다면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다면 위기는 계속될 거라고 봅니다. 첫 시즌 후반기 반등에 성공한 레이카르트나 본인이 되냐. 마지막 시즌 레이카르트나 타타가 되냐는 순전히 챠비의 능력에 달린 문제라고 봐야겠죠. 이미 대다수 팬들의 인내심을 뚫고 넘어갈 정도로 많이 봐줬다고 생각하고 능력을 증명할 일만 남았다고 봅니다.

 

 

 

 

마지막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면 선수들의 합류 시기가 제각각이었고 그래서 프리시즌 훈련 과정이 선수들마다 시기가 다르게 적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과정 속에서 강도 조절에 실패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느슨했는지 빡셌는지 그거까진 판단하기 힘들겠지만 개인적으로 느꼈을 땐 일시적으로 빡세게 해 놓고 3일 간격으로 경기가 계속 벌어질 때 느슨하게 하면서 실전 감각으로 (교체가 5명이니까) 최대한 끌어올려보겠다는 큰 플랜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게 피파 바이러스 기간에 부상을 유발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행으로 쌓인 피로는 물론이고 이미 몸이 트레이닝 이후 최소한의 훈련과 실전 감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있는데 국대 가서 기존보다 트레이닝 난이도가 올랐다면 당연히 몸에 무리가 갔겠죠.

 

 

 

 

만약에 제가 예측한 게 맞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이런 관리가 실패했다면 이것 역시 챠비의 실책입니다. 3일 간격으로 뛰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웬만한 선수들보다 훨씬 많은 그의 실전 경험을 생각했을 때 그걸 시기에 맞게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거니까요.

 

 

 

 

방출이 우선이지만 방출이 더뎌도 영입 자체는 빨라야 한다고 주장했던 건 프리시즌이 한 시즌의 기초가 되고 선수들이 감독의 방식을 몸으로 제일 처음 받아들이는 시기이기 때문. 알레마니 역시 8월을 협상에서 너무 많이 낭비했고. 보드진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봅니다.

 

 

 

 

7. 전 늘 말씀드렸지만 과정이 좋으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정말 최소한의 기준을 만족하면 성적보단 얼마나 재밌게 했고 내가 새벽에 일어나서 볼 가치가 있냐를 더 우선으로 보는 사람입니다. (발베르데 때도 방문자 늘어나는 거 아니었으면 안 봤을 거라고 했었음) 막상 감독직에 앉았을 때 다가오는 압박들이 이런 생각들을 어떻게 변하게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크루이프가 감독을 하기 전과 감독을 한 후의 바르셀로나는 아예 다른 관념을 가진 팀이기에 크루이프, 반 할을 선임했던. 중위권 하나 말아먹고 온 레이카르트나 펩, 루쵸 등을 선임했던 바르셀로나의 기조는 쉽게 변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결국 이런 공격적인 관념을 얼마나 필드 위에서 잘 구현해내냐 (또 얼마나 잘 절충해내냐) 는 바르셀로나로 오는 감독들의 필수 덕목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동시에 환경적인 요인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냐 역시 고려를 안 할 수가 없다는 거죠. 급해지면 모든 게 다 의미 없는 소리고 목숨줄 살려줄 수 있는 감독의 능력이 전부겠지만 그 상황에서도 1순위는 결국 바르셀로나의 환경을 잘 알고 있는 감독을 고려하는 건 결국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함.

 

 

 

 

요즘이야 많이 옅어졌고 공감하는 분들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하지만 카탈루냐와 바르셀로나를 대변하는 seny 와 rauxa (정신과 열정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음) 를 이해할 수 있는 외부인들이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유스 시스템에 열광하는 것보다 그 출신 선수들에게 열광하는 모습 또한 그들의 정신을 갖추고 있는 선수기 때문이고 데 용이 계속 메인 타겟이 되는 것도 그가 미워서, 바르토메우의 작품이어서보단 아약스 출신인데 기대치보다 못하고 이런 정신들이 보이지 않아서라는 게 제일 크겠죠. 아약스도 비슷한 유스 시스템의 관점을 갖고 있으니까요. 두 팀 다 미헬스, 크루이프, 반 할이 기초가 된 팀이니.

 

 

 

 

챠비가 경질이 되거나 사임하는 일이 벌어지고 보드진이 정말 급하면 투헬이든 비엘사든 뭐 또 놀고 있는 감독들이나 월드컵 이후 풀리는 또 다른 명장들을 찾아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팬들이 이름값으로 만족하는 감독을 보기보단 또 다른 필살기를 찾을 가능성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선 그들 역시 챠비가 필살기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겠죠. (제가 챠비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해왔는지는 여러 차례 써왔으니 검색으로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이 몰아준 만큼 시간 역시 비슷하게 주긴 하겠지만 이번 달 안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계속 가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 이후 선수들의 리듬이 급격하게 무너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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