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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글 안 쓸라 했는데

by 다스다스 2022. 10. 13.

 

 

 

 

좀 충격이긴 하네요. 인테르 정도는 찍어 누르고 2위로는 갈 줄 알았는데 인테르한테 2경기를 다 자빠져서 유로파 행을 사실상 확정 지어버렸으니... 2경기 다 이런저런 핑계 댈 거 없이 (시간 끄는 거 살짝 짜증 나긴 했는데 이런 건 이기고 나서 언급해야 하긴 하죠... 이기지도 못해놓고 상대의 방식을 지적하는 건 추한 거임) 바르셀로나가 너무 못했음.

 

 

 

 

일단 제일 큰 문제는 주요 선수들의 쓰임새가 너무 떨어졌다는 거. 무슨 소리냐면 횡으로 공간을 쓸 줄 아는 선수들이 몇 명 없는데 그 선수들이 계속 볼을 굴리면서 횡으로 공간을 쓰는 게 (특히 페드리나 데 용) 아니라 측면 포워드들의 동선을 줄여주고 그들이 많은 터치를 가져가게끔 지원해주는 모양새가 자주 나오다 보니 (양 풀백들이 올라가면서 미드필드나 같은 측면에 서는 포워드들과 삼각형을 못 만들어주니까 발생하는 기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스위칭이 안 되는 것도 있고) 상대가 박스를 틀어막거나 막고 루즈볼이나 세컨볼을 잡아서 뻥 차 버리거나 측면을 타고 올라가는 단순한 공격 루트를 선택하더라도 변화를 주기 애매하다는 점이겠죠. 데 용의 기용 방식이 저번 시즌과 정반대로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영향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주전이 누구냐의 문제보다 현재 절충하는 축구에 누가 더 적합하냐의 문제랄까.

 

 

 

 

첫 번째 오류는 방향이 제한된 측면에서 볼을 잡는 포워드들의 온 더 볼이 다수의 수비수들을 상대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거고 두 번째 오류는 뎀벨레도 그렇고 하피냐도 그렇고 온 더 볼이 먹히더라도 (먹힌다는 거의 범위는 주관적이니 알아서들 판단하시면 될 것 같음. 전 뎀벨레의 온 더 볼을 애초에 높게 보지 않고 바르셀로나의 전술적 중심을 할 정도의 온 더 볼이라 보지 않음)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상대 수비수들을 끌어내면서 다른 선수들한테 공간을 만들어주는 드리블을 치는 선수들이 아니라는 것. 방식이 다르고 기술의 수준이 달라도 큰 틀에서 보면 루즈볼이나 세컨볼을 계속 만들어내거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형태의 가까운 공격이 주를 이루는 선수들인데 이 선수들이 볼을 많이 잡는 상황에서 상대가 중앙을 틀어막고 레반도프스키의 첫 터치가 아니라 그다음 동작이나 두 번째 터치를 노리면 팀이 순식간에 단조로워집니다. (잘 보시면 그냥 대놓고 첫 터치는 경합만 유도하고 두 번째 터치나 다음 동작만 노립니다.) 계속 상대가 똑같이 공략하는데 이렇다 할 수를 못 내놓는 게 풀백을 바꿔도 소용이 없고 파티랑 페란이 상태가 메롱이니 결국 해결책은 하나죠. 루즈볼이나 세컨볼을 그냥 계속 만들어내자. 무의미한 크로스를 계속 갈기는 건 이것 말고 없음.

 

 

 

 

가비를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기용 방식도 여기서 일부분 납득이 가는 게 가비가 어떠한 상황이든 경합을 굉장히 자신있게 들어가고 이기든 지든 일단 몸을 넣거나 머리라도 대보거나 발을 뻗어보기라도 하죠. 쓰는 것도 이해되고 궁극적으로 제4의 미드필드는 결국 필수적인 부분이라 일부분은 납득할 수 있는데 계속 쓸 거였다면 하피냐나 뎀벨레 둘 중 하나를 빼서 측면 포워드로 기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교체도 선수를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조금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레이카르트의 축구와 비슷하다는 얘기를 했던 건 이러한 맥락임. 당시 레이카르트는 데코-챠비의 패싱 루트를 묶거나 피보테에서 기가 막힌 패스들을 종종 보여주던 마르케스나 에드미우손을 묶으면서 측면 포워드들에게 쏠쏠하게 들어가는 롱패스나 종으로 나가는 패스가 먹히지 않을 시 고전하거나 지곤 했는데 (라르손, 벨레티, 지오 등을 잃어버린 레이카르트가 망한 건 안전빵이라 착각한 영입들과 딩요, 데코, 에투 3인방이 망가지면서 라커룸까지 터져버린 게 제일 크긴 했지만 결국 내놓은 필살기가 메시한테 주고 너 알아서 해였기 때문...) 현재 챠비의 축구도 비슷한 흐름을 겪고 있죠. 오히려 상대 체력이 빠지면서 핵심 선수들이나 위치에 있는 선수를 교체할 때 뎀벨레를 전술적 변형 카드로 썼으면 먹혔을 확률이 더 높았을 거라고 봅니다. 이건 챠비가 리가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실책임. (이게 챠비의 문제인지 리가의 문제인지도 판단할 요소겠지만 인터뷰하는 거 보면 그냥 챠비의 문제가 더 큰 것 같음)

 

 

 

 

현재의 축구를 계속 절충하려는 선택이 인테르와의 2연전에서 결과물로 나온 셈이고 이제 챠비가 깨달아야겠죠. 이렇게 미드필드들이 터치를 적게 하면서 미드필드들이 볼을 잡으면서 45도로 측면으로 패스가 나가거나 레반도프스키가 미드필드들과 같이 상호 작용하면서 상대 수비수들을 모아주고 측면 공간이 열리는 장면이 아예 안 나오면 강팀들 상대로는 지배하는 경기가 나올 수도 없고 웬만해선 이길 수가 없음. 페드리도 오늘 보니 쿠만 때 계속 우려하던 모습이랑 비슷한 모습들이 다시 보이는 거 보니까 고장 나기 일보 직전 같은데 정신 못 차리면 안 된다고 봅니다. 오늘 마르코스 알론소 쓰면서 배치의 변화를 준 거 보면 지난 경기들을 계속 살펴보고 분석하긴 하는 것 같은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보입니다. (일부러 상대가 여기만 골라파라고 유도한 느낌이었음. 인테르가 이쪽 사이드 열면서 반대편 공략하면 보통 경합 상대가 에릭 가르시아고 세르지가 스탠딩 스킬이나 포지셔닝이 최악이라서... 세르지 어시 하나 했어도 냉정하게 얘는 나오면 안 되는 선수임. 직선적으로도 쓸모가 없어졌고 수비하는 거 보면 알바 다음으로 토 나오는 수준)

 

 

 

 

피케는 집중력이 엄청 떨어진 거 보면 그냥 아무리 센터백이 없어도 데 용이나 부스케츠, 케시에 등으로 후려치는 게 더 나을 것 같네요. 시야가 엄청 좁아진 게 실점 장면뿐만 아니라 볼 차는 것만 봐도 보임. 저번 시즌 챠비는 이번 시즌 보기 전까지 평가하고 싶지 않다했는데 이번 시즌은 레이카르트와 타타 그 사이에 있는 것 같음. 뭘 해야 할지를 안다면 한계는 보여도 다음 시즌이 기대될 것 같은데 챔스를 4경기나 했는데 아직도 리가에서 이기고 있다고 선수들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팬들 입장에선 납득이 안 가는 경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하고 싶은 말들은 더 있지만 이전 글들에 적어놓은 것들도 일부 있고 복귀 안 한다했는데 보다가 충격이 커서 뭐라도 남겨놓고 싶어서 적는 거라 그냥 이쯤에서 끊겠습니다. 댓글들 다셔도 상관은 없는데 답글은 아마 안 달리거나 엄청 늦게 달릴 거에요. 이것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 생기는 게 아니라면 아마 다음 글은 없을 겁니다. 핸드폰 어플도 지우고 모든 전자기기에서 자동 로그인도 다 해제해서 자주 확인할 일도 없구요. 일기장의 느낌으로 쓴 글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는데 감기나 짱개 폐렴 조심하시길 바라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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