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찾는 것도 펩이 원하지 않은 선수를 사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치키가 제일 잘 알기 때문. 오히려 지금부터 여름 플랜을 짜면서 그때 데려올 선수를 찾는 게 훨씬 합리적인 선택일 것 같습니다.
치키가 사온 케이리손, 엔리케 정규 경기에 단 한 경기도 안 썼던 게 펩임. 치키가 쟤네 둘 사온 거 때문에 뒷돈 논란이 일어났었는데 (둘 다 트래픽 에이전시 소속 선수들에 당시 기준으로 이적료가 과다했음. 분요드코르로 라포르타가 뒷돈 논란 일어난 이후 얼마 안 있다가 일어난 이적들이라 치키도 의심을 많이 샀죠.) 이건 둘째치고 자기가 괜찮아보여서 데려온 선수여도 펩의 기준, 원칙에 안 맞는 선수면 때려죽여도 안 쓰는 걸 봤는데 펩이 대체자를 원하지 않는다면 보드진 입장에선 딱히 선택지가 없죠.
그래서 이 다음 단장이었던 주비사레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펩이 요구한 사항만 맞춰서 일 했습니다. 물론 이 선수 어때? 저 선수 어때? 물어보기야 했겠지만 (이게 아펠라이. 결국 펩이 코쿠한테 물어보고 코쿠가 걔 잘해 해서 OK 함) 펩이 원하지 않는 행동은 일체 하지 않았던 게 주비의 방식. (티토한테도 힘 실어주다가 욕은 주비랑 로우라가 다 먹고 결국 나온 게 티아고 실바 바라기 2년과 마르퀴뇨스를 비롯해 알짜 매물 다 놓치고 티아고도 날려먹는 희대의 뻘짓 퍼레이드. 티아고는 진작에 우승 경쟁 끝난 리가 몇 경기만 더 뛰었으면 바이아웃 90m 유로였음. 농담 안하고 바르셀로나는 이때부터 망조 든 거임)
뮌헨은 애초에 펩한테 몰빵을 해주려고 작정을 하고 데려온 거였으니까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테구요. 바르셀로나 때 지켜보기만 했었던 더글라스 코스타 영입해줬던 것만 봐도 뮌헨이 펩 의견을 절대적으로 들어줬다는 건 반박할 수 없다고 봅니다.
첼시, 맨유 등이 아닌 시티를 택했던 것도 자기 원칙을 잘 아는 치키랑 소리아노가 있었기 때문이 컸겠죠. 실제로 치키가 시티에선 지멋대로 영입을 안 하고 있죠.
거기다가 라커룸 잡음 때문에 주전 선수를 쳐냈는데 새로운 선수를 바로 데려오는 것도 웃긴 거죠. 그 선수가 기존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모르는데 실력만 보고 급하게 데려오는 건 아마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못하면 그것도 그거대로 문제구요.
잃은 건 크지만 얻은 것도 있다고 봐야겠죠. 아무리 중요한 선수여도 불만을 노골적으로, 태업성으로 드러내면 바로 아웃이고 정신 안 차리면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 몇 년 동안 큰 변화 없이 고여있던 라커룸에 경각심을 주기엔 차고 넘치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16강-8강 즈음 경기력이 좋다면 펩의 플랜은 팬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일 거고 그렇지 않다면 시즌 초반부터 이것저것 건드린 대가를 치르고 펩의 실책이 컸던 시즌으로 기억에 남겠죠. 괜히 이런저런 변수들을 지레짐작해서 계산하다가 시즌이 꼬여버린 거니까요. 어쩌면 재계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헤어지는 시즌이 될 수도 있는 거구요.
적어도 센터백들은 잘 갖춰놨고 그릴리쉬의 적응과 향상 여부가 매우 중요한데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다는 점. 로드리가 답답한 면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일테구요. 포든이 살짝 외적으로 걸렸는데 기사들 보면 그냥 리듬의 문제였던 것 같아서 또 추측의 근거를 찾을 수 있었던 거 같음.
어차피 포지션 유무보단 선수들의 상호 작용과 포리바렌테 성향을 더 보는 쪽에 가까웠던 그 동안의 펩의 기용 방식을 봤을 때 공격적인 모습이 덜한 선수들이 라인업에 많아질 가능성이 보인다는 게 잠재적인 위험성일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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