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클럽들을 아니꼽게 볼만한 행보를 밟아온 사람은 맞는 거 같음. 지인이랑 테바스 욕 좀 하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생각도 정리할 겸 추측 좀 해보려고 함.
이렇다가 아니라 제가 추측을 해보는 거니까 테바스가 이래서 바르셀로나를 싫어하는 구나라고 받아들이시면 곤란합니다. 저도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궁금해서 나름대로 알아보는 거뿐.
헌데 말라가 하나로 이런다는 건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소리임. 그 하나의 케이스로 리가를 이렇게 압박하고 융통성을 발휘를 안 하는 거면 진작에 리가 팀들이나 각 지역 언론들이 들고 일어섰겠죠. 게다가 리가 협회장 이전의 행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서 나름대로 추론해보는 거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에스카랑 바다호스에서 의장을 한 경력 외에 경력들을 보면 다 하위권 클럽들이나 세군다 리가에서 놀던 클럽들의 전략적 자문가를 했는데 이게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리가의 다수의 팀들이 재정 문제로 무너져가던 시기랑 겹친다는 거. 그리고 그가 리가 협회장을 계속해온 원동력 중 하나라는 거. 짱개 폐렴 이전까지 그는 이상할 정도로 하위권, 세군다 리가 팀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음.
데포르티보가 긴축 정책을 돌입했던 03-04 시즌부터 마요르카에서 전략적 자문가를 시작했는데 (트랜스퍼마켓은 02-03 시즌이라 표기되어 있을 건데 02-03 시즌은 평상시 시즌보다 늦게 끝났고 (6월 중순인가 말에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름) 5월에 자문가가 할 역할은 보통 다음 시즌이라 사실상 03-04 시즌이라 봐도 무방) 의장 경험과 변호사 업무 능력을 살려서 전방위적으로 자문을 한 것 같고. 이후 갔던 다른 팀들도 다 마찬가지였던 것 같음.
테바스가 뭐만 하면 법, 법 거리고 실제로 파리나 EPL 팀들 저격하고 CAS 가는 것도 별로 큰 문제라 생각을 안 하길래 보니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변호사임. (본인 이름이 들어간 로펌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꽤 오래된 회사임. 세법, 행정, 스포츠 등등을 아우르는 거 같음.) 또 다른 문제는 하필 테바스가 이렇게 중하위권, 세군다 리가 팀들을 자문해주기 시작한 시기가 라포르타가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바르셀로나가 살아나던 시기라는 거.
이게 왜 문제냐. 02-03 시즌이 끝나고 난 후 바르셀로나의 적자는 약 1억 유로가 넘는 돈이었음. 이게 지금이야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당시 기준 한 시즌 예산 살짝 안 되는 돈이고 3년 동안 이적 시장 망친 대가입니다.
피구 런 이후 3시즌 적자가 쌓였던 거고 지금 기준으로 치면 뎀벨레 (사비올라. 끼워맞추는 게 아니라 그냥 예시를 드는 거임), 쿠티뉴 (제라르 로페즈), 그리즈만 (오베르마스) 을 연속 실패하고 중간중간 앙고급 이적료 (리켈메, 알폰소, 쁘띠 (파벌 논란 공개적으로 터뜨려서 팀 자체를 박살냄), 제오바니, 호쳄박, 크리스탕발 등등) 실패도 해주면서 세르지 정도 싹만 보여도 (물론 내줄 수 없는 애들은 내주지 않았음) 꼬맹이들을 다 팔아버리고 있었던 시기였다는 거죠.
그러다가 융통할 수 있는 현금이 없으니 리켈메 이적료 (10m 유로였던가 그랬음) 를 만드려고 팔아버린 게 아르테타와 레이나였음. 그 정도로 돈이 없던 팀이 당시 바르셀로나.
근데 그런 팀이 의장 하나 바뀌었다고 03-04 시즌에 갑자기 30m 유로가 넘는 영입을 해대니 (딩요) 당연히 라포르타를 반대하던 몇몇 지역 언론들과 마드리드 언론들을 비롯한 스페인 언론들은 그 돈이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냐고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냈었다는 거. 베컴 영입할 거라고 공약을 던질 때도 사람들은 페레즈가 피구 때 입 털던 거처럼 뻥카 던지는 걸로 생각하던 사람들도 있었다는 사실.
신기한 건 때마침 이때 베컴법이 발효되죠. 물론 베컴법이 원래 의도는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낸 법이지만 실질적으로 혜택을 많이 본 건 개인 사업자였던 스포츠 선수들이었고 리가 클럽들 중에서는 바르셀로나랑 마드리드만 이 법을 최대치로 활용했음.
또 신기한 건 EU 와 UEFA 도 이 즈음부터 바르셀로나를 수상하게 봐오기 시작했었다고 알려져 있음. 이후 2006년에 칼데론 (얘도 변호사 출신임...) 이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마드리드 역시 감시 대상에 포함됐었죠. 그리고 EU 가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하게 이 두 팀에게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음. 왜냐. 불법적인 자금이 흘러 들어와 그게 바탕이 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만한 정황들이 있었기 때문.
실제로 라포르타는 분요드코르 이전에도 뒷돈 논란에 시달리던 사람이었고 (지 작품 만드려고 전전 의장인 누네스가 마련해둔 부지를 몰래 팔아먹으려다 걸린 사람임) 그의 사람이었던 치키 역시 뜬금없는 두 건의 이적 (엔, 케) 으로 한동안 뒷돈 논란에 시달렸음. 로셀과 바르토메우도 다르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의심이 막연한 의심은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는 사실.
서로 자신들의 약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사설 탐정까지 쓰던 게 라포르타와 로셀파의 정치 싸움. 로셀이 의장으로 취임하자마자 했던 일은 바르셀로나 관련 일이 아니라 라포르타가 사적으로 쓴 게 없나 살펴보는 일이었을 정도.
=> 테바스는 빅 클럽들의 자금 출처에 늘 의심을 갖고 있었고 이 부분에서 확실한 출처를 강조하고 있다는 거. 번만큼 써라. 그게 안 된다면 어떻게든 줄여라. 어떤 혜택을 줘봤자 양강만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게 자신의 원칙이라는 거.
이 부분에서 굉장히 일관된 행동을 보여온 게 모두에게 부담이 될만한 건 나서서 반대하기도 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될만한 건 나서서 추진하기도 하고.
EPL 과 파리를 지속적으로 저격하고 있는 것 역시 사재나 출처 모를 돈이 튀어나와서 로스를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거. 걔네들은 그 정도의 이적료와 지출을 감당할 수 없을 텐데?
둘째로 샐러리인데 이건 바르셀로나가 전과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빡세게 들이밀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네이마르 건이죠.
로셀이 라포르타를 깎아내리면서 제일 자신있게 밀던 게 주급 체계였음. 라포르타가 6관왕 달성하면서 재계약을 마구잡이로 퍼주면서 다 갈겨버렸고 (레이카르트 때도 이짓해서 에투, 딩요, 데코 연봉이 미친 수준이었음. 세리에 B 강등 당해서 주워온 잠브로타, 튀랑 연봉도 이상할 정도로 많았던 걸로 기억하고. 즐라탄도 넘어올 때 베컴법 감안해도 납득이 불가능한 수준이었죠. 즐라탄이 당시에 세후로 10m 유로 넘게 받았음.) 뒷감당은 자기가 할 게 아니니까 비야까지 3월에 속전속결로 땡겨놓고 가버리죠.
이후 로셀은 계속 알게모르게 재계약 과정에서 트러블이 있었던 발데스, 알베스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을 실력제에 맞게 주급 체계를 개선하고 보너스를 많이 줘서 보존해주는 식으로 바꾸죠. 그리고 공개적으로 언론에 선수들의 연봉을 흘리면서 라포르타가 얼마나 퍼줬는 지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했는 지 까기 시작했음.
그러다가 일어난 네이마르 이적에서 브라질 언론들을 통해서 네이마르의 연봉은 세후 7m 유로로 밝혀졌고 마르카도 이걸 후속 보도로 맞다고 때렸는데 (산토스에서는 산토스가 아니라 각종 스폰서들이 네이마르 연봉을 대주고 있었음. 그래서 네이마르를 그렇게 오래 잡고 있을 수 있었던 거) 알고 보니 네이마르의 연봉은 두 배가 넘는 15m 유로였죠.
이후 파우스-메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고 선수단 전체 연봉이 이때부터 상상 초월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핵심 선수들만 네이마르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올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다 올려줬죠. 그래서 새로 들어오는 선수들도 기존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돈을 받으면서 왔죠. 투란 같은 버러지만 해도 7m 유로를 받았음.
=> 결국 이게 계속 어떻게든 굴러가다가 짱개 폐렴 하나에 박살이 나고 팡하고 터져버렸는데 테바스가 이 부분에서 융통성 있게 각 클럽들에게 자율성을 주면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몇몇 클럽들이 다시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계속 제동을 걸고 시비를 걸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거.
페레즈 역시 무리한 지출을 줄이고 영입 숫자 자체도 줄인 게 지난 몇 년 동안 아자르를 비롯해 영입들이 실패한 영향도 있겠지만 테바스와의 불필요한 충돌을 어느 정도 피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 정도로 매력적인 매물들이 시장에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팀은 유지가 되고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저번 시즌은 바르셀로나도 경쟁력이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으니 이번 시즌에 어떤 결과가 나오냐에 따라 행보를 결정해도 마드리드 입장에선 부담이 없기도 하죠.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얘네를 오래 봐와서 아무리 망할 것 같아도 어떻게든 이걸 이용할 인물들이 있기에 망하지 않겠지만 테바스 입장에선 그런 정치 싸움이나 바르셀로나를 이용하는 걸 감안해줄 필요가 없는 건 맞는 거고. 동일한 기준 내에서 바르셀로나가 그에 맞게 운영해야 하는 것 역시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무링요가 리가 팀들은 바르셀로나 상대로 열심히 하지 않는다 하면서 당시 히혼 감독이었던 프레시아도를 비롯해 몇몇 감독들하고 말싸움 벌이던 시기 때 몇몇 언론들이 사실상 엘클 두 경기로 타이틀이 가려지던 리가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은 우리의 리가가 아니다.' 라고 비판했었는데 어쩌면 테바스가 원하는 리가의 그림은 몇몇 팀들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거보단 리가 자체에 재밌는 구도가 많이 나오는 그림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중하위권, 세군다 리가를 많이 돌아본 그라면 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