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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네이마르는

by 다스다스 2023. 2. 20.





리그의 전체적인 성향을 심사숙고하지 못한 것과 본인이 1인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이 두 가지가 커리어가 꼬인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예전에 본인한테 3연속 까대기 할 때도 그렇고 그 전에도 느꼈지만 유럽은 네이마르처럼 눈요기가 되는 순간적인 센스나 기술로 엿먹이는 스타일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편임. 특히 리그앙은 심판이 선수들 보호도 잘 안해주고. 보복성 태클이 상대적으로 자주 들어오는 (네이마르도 마찬가지로 성질을 못 이겨서 자기도 하곤 했던 거 같음. 이건 산토스에서도 그랬음) 리그라는 것도 고려했어야 한다는 거죠.




거기다가 기본적으로 측면 드리블러기 때문에 방향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웬만하면 횡드리블을 치거나 사선으로 드리블을 치면서 패스나 오프 더 볼로 방향 전환을 하는데 그거 하기 전에 깊게 태클을 넣겠죠. 제가 상대하는 감독이라도 네이마르 만나면 풀백들이나 미드필드들한테 슬라이딩 각 보이면 하라고 지시할 거고 누구나 그럴 겁니다.




근데 문제는 그게 적절하게 들어가냐 마냐는 선수들의 수준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대부분 하위권 팀들을 만나는 빅 클럽의 경우와 애초에 리그 내에서 몇 팀 빼고는 수준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는 거죠.




아마도 잦은 헐리웃을 하던 브라질 리그 시절을 지나 바르셀로나로 오면서 메시, 이니에스타 같은 어마무시한 기본기가 바탕이 된 드리블을 하는 선수들을 보게 된 게 결정적이었다고 보고 그러면서 효율적인 플레이를 어떻게 하는 지를 배우고 그리고 동시에 반대 급부로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본인이 얼마나 체력이 좋고 회복력이 좋은지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좋았을 거라고 봅니다.




대신 얘네들은 다이버 기질은 커녕 좋은 밸런스를 바탕으로 기를 쓰고 안 넘어졌는데 네이마르가 저런 것들을 배우면서도 상대 엿먹이는 쇼맨쉽에 가까운 개인기를 자주 썼다는 게 리그앙에선 결국 독이 됐다는 거죠. 리그앙 가자마자 다시 다이버가 된 건 결국 옳든 그르든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거고. 실제로 중간에 루머가 아니라 진짜로 떠나고 싶어했을 거라고 봅니다. 브라질 리그에선 그러면 안 다쳤는데 리그앙에선 그렇게 해도 계속 다쳤으니까...




여기에 또 다른 문제는 루쵸가 만들어 준


박스 근처까지만 프리롤 드리블 허용 => 이후 순간적인 스피드와 오프 더 볼 등으로 수아레즈, 메시, 이니에스타 등과의 연계 후 최대한 볼의 속도를 내며 마무리.


이게 네이마르의 최적의 역할이자 전성기에 돌입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성장 동력이었는데 수아레즈의 급격한 하락과 부상 이후 측면에서의 움직임이 거의 없어지기 시작한 메시의 줄어든 범위, 알베스의 이탈로 인한 좌우 밸런스 붕괴 등으로 본인 역할이나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죠.




그러면서 1인자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고 봅니다. 저걸 루쵸가 아니었어도 했을 거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걸 루쵸가 시키면서부터 성장 폭이 매우 커졌고 동시기에 브라질에서 잘할 때도 네이마르가 온 더 볼 상황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다 마무리 짓는 건 별로 없었고 본인과 상호 작용이 되는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박스 근처나 안에선 다른 장점들을 활용해 마무리를 잘했던 게 컸죠.




여기에 네이마르가 한창 뛰던 브라질 리그는 원온원이 하나의 문화였고 스타성 짙은 선수들의 온 더 볼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볼 수 있는 환경이었음. 그가 볼을 소유하려는 성향이 심한 것도 있었지만 장거리 드리블이 많았던 것 역시 브라질 리그의 환경이 그랬던 게 컸다고 봅니다. 전체적으로 쉽게 뜯어고칠만한 그런 건 아니었음.




네이마르뿐만 아니라 브라질리언들이 유독 사포니 라보나니 쇼맨쉽처럼 보이는 개인기를 많이 하는 것도 얘넨 리그에서 그런 장면이 자주 나왔었음. 그걸로 싸움이 일어나거나 분노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게 리그를 즐기는 하나의 요소기도 했다는 거죠. 요즘도 그러는 지 모르겠지만 하나 같이 브라질리언들이 그러는 건 그들이 유럽의 문화와 다른 자국 리그를 겪고 왔기 때문.




리베르타도레스에서도 사포 하다가 갑자기 싸움나고 그러는 거 많았음. 네이마르 얘기하다가 갑자기 얘기가 딴 데로 갔는데 아무튼...




네이마르는 본인이 전술적 중심이 된다고 했을 때 동료들의 도움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필요한 선수였고 당시 파리가 좋은 선수들이 꽤 있었음에도 온전히 네이마르를 위한 선수들이었냐에는 의문이 드는 구성이었다고 봅니다.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구요.




음바페라는 또 다른 어마무시한 선수가 있긴 했지만 에메리, 투헬에 따라 선수 성장 방향이 변하는 것도 네이마르 입장에선 마냥 좋은 건 아니었고. 결국 포체티노랑 데샹이 음바페의 성장 방향을 장점 극대화로 잡아버리니 네이마르가 애매해졌죠.




이제 와서 갈 곳이 마땅히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 팀을 가든 리듬 문제가 자리 잡은 이상 쉽지 않다고 봅니다. EPL 가도 심판들이 네이마르를 잘 보호해줄 것 같지 않음. 네이마르 막는 방식들은 이제 너무 스탠다드해졌고 그게 효과가 엄청 좋아서 솔직히 어쩔 수가 없습니다.




돈이야 브라질 리그 때부터 엄청 많이 벌었고 돈독은 아버지가 더 심하면 심했지. 네이마르는 덜했다고 생각해서 오로지 돈 때문에 파리 갔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적어도 아버지는 1인자, 2인자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빅 클럽에서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길 원하긴 했던 것 같음. 바르셀로나에 어린 나이에 넘어와 자리 잡았으니 나가지 않길 원했겠죠. 네이마르 엄마도 자국에 그치지 않고 계속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다면 바르셀로나에 남지 않았을까 싶음.




여러모로 아쉽다고 봅니다. 파리도 결국 네이마르로 정점을 못 찍었으니 치고 올라간 위상에 비해서 아쉬울 수밖에 없고 네이마르는 제일 아쉬울 거고. 원래 탄산 음료나 레드불 마시는 것도 의사한테 물어보고 답 받고 마실 정도로 자기 관리 철저하게 놀 거 놀고 구분하던 애임. 파리 가고나서 자기 관리도 엄청 나태해진 케이스.




최대 이적료로 넘어간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전 소속팀, 현 소속팀 다 루즈루즈 되는 경우도 앞으로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브라질 입장에서도 드디어 메시한테 명함 내밀 정도는 되는 대항마가 나왔나 싶었는데 망한 거나 다름 없고. 이후 재능들에서도 그 정도 깜냥이 보이는 애도 없어서 씁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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