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비는 그냥 감독되고 나서는 모순덩어리임. 아마 많은 팬분들한테 알려진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 때도 루쵸의 축구는 싫다. 제일 수비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볼을 소유하는 거다 이랬지만 막상 감독이 되고 급해지고 압박이 심해지니까 합리화하는 인터뷰도 나오고 그러는 거죠.
챠비 인터뷰 진짜 엄청 많이 봤고 번역도 하고 그랬지만 그가 커리어 초창기부터 은퇴 직전, 은퇴하고 나서 밝혀온 생각들을 종합하면 그는 실력을 떠나서 성향 자체는 초창기 펩이나 비엘사 같은 감독이었어야 정상임. 1대0 이어도 공격하라고 소리 지르고. 지더라도. 한 골을 더 먹히더라도 공격하는 그런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
결국 현재 감독 챠비의 모습은 발다노가 말했던 공포를 극복하지 못해서 오는 현상이라고 보는데 가장 큰 이유는 성적을 내야 본인이 계속 바르셀로나 감독을 할 수 있다는 압박감, 불안정함이겠죠. 그리고 그 성적이란 게 보드진과도 부딪히지 않거나 자기 의견을 강하게 내밀 수 있는 조건과도 같은 거기에 더더욱 이걸 극복하지 못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겠죠.
전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는 이유는 그들의 조화로움이 제일 크다 생각해서 이게 깨지는 순간 전 이 팀을 응원할 이유가 없다 생각함. 아마 그럴 것 같구요.
블로그를 안 했으면 전 발베르데 2년차 때 진지하게 팬질 그만뒀을 거임. 갑자기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별에별 걸 다 물어보고 제 생각을 궁금해하니까 버텼던 거지. 그게 아니었으면 전 진짜 그때 그만두고 타 팀 경기들 보거나 펩이나 클롭을 지금보다 더 진득하게 따라다녔을 거임. 심지어 후임 감독이 세티엔 같은 버러지였으니 더더욱 볼 가치가 없었죠. 아직도 기억남. 세티엔 첫 경기. 아무런 의미도 없는 패스만 죽어라 하던 경기.
잘 맞추고 못 맞추고 그런 건 저한테 하나도 중요하지 않음. 그런 걸로 팬질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그런다고 뭐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요. 다른 사람들하고 싸우고 싶은 생각도 없고 내가 많이 맞추고 옳으니까 내 말이 맞아 라고 우기고 싶지도 않음. 그런 거였음 네이버 카페를 가입하든 펨코나 디씨를 가서 그 사람들 다 입 다물게 만들었겠죠. 내 말이 맞았지? 하면서. 아니면 이미 제가 누군지 아는 사람들이 많은 꾸코에서 그냥 깽판 치고 다녔을지도 모름.
근데 바르셀로나는 분명하게 다름. 전 계속 그 다름을 얘기해 오는 거고. 그들이 추구해 온 가치와 관념 등이 어긋나는 순간 얘넨 언젠간 크게 당함. 그거밖에 할 줄 모르는 애들이 대다수인 스쿼드니까. 전 2위를 하든 3위를 하든 아니면 쿠만처럼 9위에 잠깐 박혀버리는 순간이 오더라도 과정이 옳다면 언젠간 빛 본다고 확신합니다. 그런 감독이 위대한 감독인 거고 필살기인 거임. 적어도 현재까지 챠비가 보여준 모습은 필살기와 거리가 멀다고 봅니다.
다시 정신 차릴 시기임. 분명히 말하지만 이렇게 이겨나가는 건 당장은 몰라도 가면 갈수록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음. 발베르데 때 두 번이나 겪고도 모른다면 그건 그 사람들의 문제라고 봅니다. 챠비가 지금 제 앞에 있다면 이 인터뷰들을 보여주고 싶음.
호르헤 발다노 曰
감독은 많은 위협과 그들의 생각을 더럽히는 공포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위협들로 인해 하게 되는 대부분의 '결정' 들은 축구의 본질을 더럽히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쁨, 자유, 창의성과 같은 것들 말이다. 팬들이 느끼고자 하는 것 그리고 원하는 것은 50년 전이나, 80년 전이나 늘 똑같다. 호나우두나 펠레, 디 스테파노 모두 그들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팬들이 기대했던 것들은 언제나 똑같았다. 이는 지금도 유효한 사실이고 팬들을 이끌어내는 힘은 여전히 똑같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위대함과 그 세대가 직접 마주하면서 느꼈던 그 느낌.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파비오 카펠로의 밀란보다 아리고 사키의 밀란을 더 기억하고 있다. 1970년대의 토탈 풋볼을 주도했던 네덜란드는 전설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그들을 7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격파했던 서독보다도, 7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격파했던 아르헨티나보다도 더 기억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완벽함의 추구이다. 우리는 완벽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축구를 대하는 의무이자 책임이기도 하며,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책임감이기도 하다. 이것은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특별하다' 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曰 (10-11 시즌 리가 후반기 1-1 무승부 이후 인터뷰)
난 바르셀로나가 경기를 훌륭하게 지배해내는 걸 존경하고 좋아한다. 그들의 축구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 안에서 그들의 영혼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이 볼을 다루는 것은 존경스럽고 아름답다. 이 팀의 경기를 보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큰 기쁨일 거야.
마드리드는 팀으로서 이런 개성이 없다. 이 경기는 앞으로 마드리드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를 제시하는 교훈과도 같은 경기가 되어야 한다. 왜냐면 오늘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마드리드의 모습은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경기 전체적으로 지배당했고 구석에 몰리는 플레이만 펼쳤다.
아리고 사키 曰 (16-17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이후)
꽤나 긴 시간 동안 바르셀로나는 그들을 위대하게 만들었던 그들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는 이제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보면서 주도적이고, 공격적이며, 열정이 가득 찬 팀이라는 걸 느낄 수 없다.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시대를 지배하는 팀이었고, 그 어떤 상대를 만나도 훌륭한 경기력으로 축구 레슨을 시켜주는 팀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메시조차 지금의 상황에서 상대들을 넘어설 순 없다. 왜냐면 바르셀로나는 팀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거든. 늘 해오는 말이지만 성공이라는 걸 이룩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금의 바르셀로나는 길을 잃은 팀이다.
아리고 사키 曰
바르셀로나는 팀으로서 설명하기에는 힘든 클럽이다. 그들이 하는 것은 하나의 문화로 볼 수 있다. 스타일, 조화 그리고 재능이 있는 어린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모든 사람들이, 모든 것이 같은 관념을 추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