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가 걸린 슈퍼 컵이란 걸 떠나서 휴식기 이후 첫 경기인 걸 감안하고 보긴 해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아직 멀어 보이긴 함.
후반기에 얼마나 올라오고 개선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루쵸가 현 선수단 전체를 파악하는 건 이제 완전히 끝마쳤다는 생각은 드는 경기였다고 생각하구요. 현재 구성으론 뭔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어 낼 만한 요소가 개개인의 성장 (가능하다면 3 미드필드와 하키미일 듯. 뎀벨레는 원래 이 정도 선수임.) 외에는 부족하거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음.
오늘 경기는 4-3-3 을 가장한 변형 3-2-4-1 이었는데 선수들의 효율을 극단적으로 끌어내기 위한 배치라기보단 오히려 선수 구성상 몇몇 선수들이 보이는 치명적인 문제들을 가리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첫째로 변형 쓰리백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세 명 중 두 명이 순간적으로 방향이 몰리거나 제한적인 패스 루트를 가졌을 때 (아니면 왼발 사용이 강제될 때) 미스가 많기에 애초에 패스 루트를 최대한 늘려 후방에서 볼을 빼내는데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보고.
둘째로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는 오른발 잡이 선수들의 왼쪽 시야가 닫혀있거나 제한적인 플레이를 굳이 개선시키고 적응시키기보단 할 수 있는 걸 하게 만들어주는 쪽에 더 초점을 맞춘 것 같음. 이건 아무래도 단판 경기나 토너먼트 류의 경기에서 무리한 모습을 안 보이는 루쵸의 성향이 어느 정도 들어갔다고 봐야겠죠.
특히 미드필드 중에 비티냐는 오른쪽을 보면서 오른발만 썼을 때는 투 터치 안에 빠르게 플레이가 되는데 반대로 왼쪽을 보거나 왼발을 섞어줘야 할 때는 이게 잘 안 되는 편이죠.
에메리는 반대편의 이강인처럼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직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동료들이 없으면 뻔해지는 뎀벨레를 보조해 주는 데는 비티냐보단 더 적합한 선수기에 조금 더 포워드들이나 하키미와 같이 뛰는 게 나았을 거구요.
이강인은 바르콜라가 현재 필드 위에서 제일 애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그가 해줘야 할 것들을 일부 해주면서 속도를 내주고 있다는 면에서 팀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충분히 필드 위에서 보여주고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개인적으로 아시안 컵으로 빠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현재 팀에선 꽤 메리트 있다고 보는데 패스 앤 무브가 되는 유일한 왼발 잡이의 부재를 루쵸가 어떻게 대처할 지도 2월까진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 시점에서 루카와 같이 왼발 잡이가 왼쪽에서 가지는 이점을 활용한 전개를 매우 잘해주고 있고 이건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팀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어디서 뛰냐는 논쟁 주제가 될 필요가 없는 거임.
센터백들은 말할 것도 없음. 전 슈크리니아르가 이렇게 구더기 같이 함에도 뛰는 건 팀에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고 그중에서 머리가 꽤 큰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거밖에는 없다고 보구요. 최대한 조심스러운 행보를 가져가고 있고 로마, 바르셀로나에서의 경험이 있으니 잡음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 전부라고 봅니다.
부상이 아니더라도 점진적으로 배제될 실력이고 전술전략적 가치가 없는 선수임. 숫자 채우기에 불과한 실패한 영입.
바르콜라는 개인적으론 자신감의 문제에 돌입한 거 같다 생각하거든요. 운이 좋게 1어시스트를 하고 첫 골 과정에도 본인의 판단이 먹혀 비티냐로부터 시작돼 이강인 골이 나오긴 했지만 전체적인 플레이가 뭔가 버퍼링 걸린 것처럼 느려졌죠.
아무래도 들어가야 하는 것들이 들어가지 않고 막 하던 것들도 막히기 시작하니 원래 시야가 넓지 않은 선수가 극단적으로 시야가 좁아졌죠. 뭐 원래대로면 당연히 기회를 뺏기는 게 맞으나 무아니나 하무스도 별반 다를 바가 없고 루쵸가 현 시점에선 바르콜라의 자신감을 찾아주는 게 더 낫다고 봤을 것 같습니다.
선수의 멘탈리티라는 게 개개인 별로 달라서 케바케긴 하지만 이렇게 박을 때 빠른 교체로 빼버리거나 선발에서 갑자기 빼버리면 그대로 나락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동료들이 바르콜라에게 실제로 어떤 얘기들을 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치 보면서 뛰고 이렇게 자기 플레이에 확신이 없어지면 그냥 이대로 끝이라고 봅니다. 뎀벨레처럼 지가 잘한다고 착각하고 뛰어야 함. 그게 살 길.
팀적으로는 90분을 관통하는 일관성이 너무 떨어지는데 아무리 봐도 체력적으로 떨어진다라기보단 체력을 비효율적으로 쓴다가 조금 더 타당한 추측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볼이 엄청 느리게 돌 때를 제외하면 다 빨리 공격을 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동반되다 보니 받는 선수의 동작, 자세 등을 아예 고려도 안 하고 패스를 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러다 볼을 뺏기면 더더욱 문제가 커지는 거죠.
게다가 체력적으로 떨어지면 본인이 해야 할 것들을 잊어버리고 일단 당장 막고 보잔 식으로 수비를 하다 보니 한번 페이스를 뺏기고 상대가 몰아넣는 양상이 되면 위기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온다는 거겠죠. 사실 이걸 극복하려면 교체에서 공수에서 안정성을 주는 선수가 들어오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데 현재 스쿼드 자체가 그렇지 못하다는 건 토너먼트에선 약점 중 하나가 될 거라고 봅니다.
슈크리니아르 까는 게 아니냐 싶을 수 있는데 몇 가지 장면들만 짚고 요번 리뷰는 가볍게 넘어갈까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얘기할 장면들을 보시죠. 제가 슈크리니아르를 전반기 최악의 선수라고 확언한 게 오늘 경기에서 다 나왔습니다.
더 찍기도 힘들 정도로 그냥 왜 못하는지 다 나온 경기입니다. 뭐 부상을 안 당했어도 후반기에는 자연스레 출장 빈도 수가 떨어질 거라 생각합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데려온 관계자는 질책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나아져봤자 얼마나 나아질 것이며 이 선수가 외적으로도 무엇을 줄 지도 애매하기에 어느 면에서도 점수를 주기가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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