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얘기하지만 그릴리쉬가 제일 문제임. 얘만 이 정도가 아니라 조금만 더 잘하거나 본인 그릇을 인정하고 성실했으면 온갖 변수들이 사방팔방 다 터졌어도 이 지경까진 안 왔음.
펩을 거쳐간 측면 포워드들 중 이곳저곳 뛰면서 여기도 뛰어보거나 원래 여기서 먹고살던 애들 중 메시, 이니에스타, 로베리, 데 브라이너 빼면 다 어쩔 수 없이 맞이하는 한계가 애초에 상대 팀들이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고난이도의 협력 수비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가진 것이 많고 응용이 잘 되는 게 아니면 웬만해선 잘할 수가 없음. 따질 것도 없이 어려운 미션임.
도쿠도 금방 읽힐 거라 했고 그렇게 됐고. 사비우도 적응기라 웬만한 경우에는 자기 플레이가 우선이니 이거 저거 해보지만 읽히는 건 아무리 펩이 접근 방식이 바뀌었어도 큰 틀에서 펩의 축구를 상대할 때 양 측면을 묶어버리면 공수 양면에서 효과적인 건 변함없으니 반대로 측면 선수들이 마주하는 협력 수비의 방식은 난이도가 항상 높다는 거임.
1년 만에 맛탱이 가버린 앙리, 반 시즌 + 챔결만 잘한 비야, 상대 선수들이 자기 안 놓치기 시작하고 동선, 역할 변하니 못해진 페드로, 다 평타 이상인데 슈팅이 고자나 다름없었고 그러다 자신감을 잃은 산체스, 스털링, 나름 깡다구 있게 들이밀어봤지만 원 패턴에 가까운 플레이로 반 시즌 만에 아니면 그것도 못 가서 간파당한 테요, 쿠엔카, 더코, 코망, 사네 등등...
칸셀로도 특유의 꺾는 타이밍을 잘 쓸 수 있었던 건 시티 선수들 덕이지. 얘가 잘해서가 아니었음. 그러니 바르셀로나 와서 다 뽀록난 거. 실력은 당연히 칸셀로가 위지만 막스웰이랑 똑같음. 공격만 잘하고 뭔가 다양해 보이지만 실상은 다양하지 못해 환경을 많이 타는 선수.
그리고 시티 애들만 볼 잡고 무지성으로 박아보거나 질질 끌다 백패스 하던 것도 아님. 앙리, 비야, 페드로, 산체스, 테요 등 바르셀로나 때부터 측면 포워드들 대다수가 다 하던 짓들임.
그럼 막히는 건 다 똑같은데 왜 그릴리쉬만 이렇게 물고 늘어지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안 되는 걸 아는 선수를 펩이 보조자에 가깝게 바꿔놨는데 선수가 그걸 딱 한 시즌만 이행하고 아예 놔버렸음. 얘 트레블 시즌 때 접근 방식이 바뀐 중후반기에 하던 거랑 저번 시즌, 이번 시즌 하는 거 보면 그냥 얼굴만 똑같고 아예 다른 선수임.
여파가 쎄게 와서 부상이 많아졌고 그래서 본인이 사리거나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주는 걸 수도 있겠지만 빡세게 뛰다 2-3주 없어지고 이게 반복되다 서서히 내려가는 모양새였다면 전 얘 쉴드 쳤을 거 같은데 전혀 그런 모양새가 아니었음. 그러니 까는 거임.
그리고 저번 시즌은 그런 부지런함을 잃어버렸으니 시티 최고의 보조자를 2배로 움직이게 만들어서 어떻게든 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보고자 했지만 그마저도 안 됐죠. 베르나르도 실바 조금씩 우려되기 시작한 게 그릴리쉬까지 써먹으려고 막 쓰기 시작할 때부터임. 글이나 댓글로도 이때나 조금 지나서 우려하던 기억도 있구요.
그리고 전 아직도 이런 그릴리쉬를 어떻게든 살려보려던 펩의 선택들이 알바레즈 이탈에 영향을 안 줬을 리가 없다 생각함. 이건 솔직히 이런 생각 안 하는 게 더 이상하다 봅니다.
펩이나 시티 내부에서 외부에 있던 그릴리쉬를 어떻게 봤었고 훈련에서 어땠고 내부자가 된 그를 펩이 어떻게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이 선수를 기점으로 펩과 시티 내부자들은 관점이 많이 바뀌었을 거라고 봅니다.
제 추측이지만 그다음 시즌부터 포워드를 제외하면 머리가 애초에 엄청 좋거나 이미 본능적으로 깨우쳐 담가볼 선수를 제외하면 펩의 이론과 접점이 있는 선수들만 노렸죠. 마시아 출신 고메즈, 비엘사 제자 필립스, 펩 따라쟁이 겪은 코바치치 등등... 우연일까요. 전 절대 아니라 생각함. 그러니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영입이 누네스였던 거임.
이번 시즌에도 귄도간 리턴 외에 펩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던 건 잘 버텨준 선수들이 또 버틸 수 있단 믿음과 당시 본인 미래가 불확실하니 스쿼드에 큰 변화를 주기 꺼려했다는 점이 제일 컸다고 보지만 실패 사례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없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핑계가 아니라요.
실제로 순서를 보면 그릴리쉬 실패해서 노선을 틀어봤는데 거기서도 건진 애들이 없으니까요.
이제 루머 나는 애들 보면 방향성을 아예 잃어버렸죠. 그나마 펩이 2년 재계약을 했으니 이번 시즌 끝나고 행보를 보고 판단해도 되는 거지. 아니었으면 팀은 새 감독을 선임하고 그 사람 밀어준다고 어설프게 또 그릴리쉬나 필립스 같은 애 샀을지도 모름.
스쿼드에서 제일 구더기를 꼽으라면 1초의 고민도 안 하고 누네스를 꼽겠지만 팀이 이 정도로 누적치가 쌓이다 터지고 동맥 경화 제대로 오게 만든 건 그릴리쉬가 제일 크다 생각함. 저번 시즌 기대치를 못 채운 것도 계속 얘기했지만 무조건 그릴리쉬 때문임.
똑같이 부진하고 있는 포든은 좀 다름. 대다수의 팬들이 이상하게 얘를 엄청 높게 보는 게 문제라 생각함.
유로 다루면서 뻥글 얘기할 때도 계속 말씀드렸지만 이용하고 활용하는 선수를 그 이상의 선수로 보는 건 보는 사람들의 문제임. 그 정도 되려면 아직 멀었음. 어쩌면 안 될 수도 있고.
스탯은 허상임. 경기력과 기복을 잡아주는 건 그런 스탯들이나 순간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축구를 어떻게 이해하고 그것을 실행하냐의 영역임. 몇 골을 넣든 이런 쪽으로 도움 안 되는 선수는 언젠간 뽀록남. 반대로 아무리 골을 못 넣어도 이런 선수는 중요할 때 해주는 거고.
이도 저도 아닌 그릴리쉬보단 포든이 훨씬 낫지만 얘도 좀 자각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일 중요한 3명이 나가리 나거나 헤롱헤롱 상태라 사실 시즌 남은 기간도 크게 기대는 안 하는데 바라는 게 있다면 누네스 좀 아예 안 썼으면 좋겠음. 저번 시즌부터 얘한테 1분이라도 기회가 가는 게 아까워 미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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