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예전에도 다룬 적 있는 00년대 초반 암흑기 바르셀로나 이야기.
1. 00-01
피구 런에 급해진 가스파르트는 당시 좀 치던 오베르마스를 급하게 영입하고 기회를 찾아 떠나 발렌시아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은 제라르 로페즈를 큰돈을 주고 복귀시키고.
클루이베르트의 경쟁자 겸 피구가 빠진 포워드 라인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알폰소를 영입 그리고 자주 빠지던 펩과 떠오르던 챠비, 허구헌날 갈리던 코쿠 등과는 다른 쪽으로 기여할 쁘띠의 영입까지.
결과는 망망망망. 가장 큰 이유는 허수아비 감독이었던 세라 페레르와 반 할 이후에도 여전히 강했던 오렌지 색깔과 거기서 퍼져나간 파벌 논란. 쁘띠는 이때를 저주하며 거의 10년도 넘게 바르셀로나 행을 후회함. 펩은 이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남.
라포르타와 로셀이 이후에 그런 것처럼 가스파르트는 누네스의 작품들을 최대한 치우려고 기를 썼음. 잘 풀리지 않았을 뿐...
2. 01-02
클럽의 레전드인 렉사흐가 간신히 세라 페레르의 똥을 치우고 히바우두의 오버헤드킥으로 챔스권을 지켰으나...
유럽의 재능들이 마드리드의 갈락티코부터 시작해서 피구 런 이후 온갖 잡음들이 터지며 성적까지 곤두박질 쳐버린 바르셀로나 행을 선호하지 않으면서 대놓고 남미 쪽으로 방향을 틀어버림. 당시 마드리드나 세리에 팀들이 노리던 선수들을 바르셀로나도 대부분 노렸었으나 다 밀렸음.
가스파르트는 렉사흐를 믿고 아르헨티나의 사비올라, 브라질의 제오반니, 호쳄박, 리그앙 재능으로 뜨던 크리스탕발을 영입하고 뮌헨에서 우승하고 넘어온 안데르손과 아르헨티나의 보나노를 베테랑으로 데려오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사비올라 빼곤 다 기다릴 가치도 없는 쓰레기 같은 모습만 보이며 다 망해버림. 크리스탕발과 안데르손은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흑역사의 일부분. 바르셀로나는 이 시점에 이미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해가고 있단 평이 지배적이었음.
3. 02-03
결국 가스파르트는 필살기로 누네스의 마지막 필살기였던 반 할을 꺼내듬. 끝까지 누네스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재밌으면서도 슬픈 부분.
반 할은 왔을 때부터 떠날 때까지 부딪혔던 히바우두를 무조건 내보낼 것을 요구하지만 고민하던 가스파르트는 결국 결단을 내림. 이 결정에 분노한 히바우두와 지역 언론들, 팬들에게 가스파르트는 반 할이 벌인 짓이라며 책임 회피.
여전히 작품 만들기에 미쳐있던 가스파르트는 꼬맹이들을 팔아 리켈메 이적료를 마련하고 박살 난 재정으론 도저히 뭘 할 수가 없어서 남는 돈으로 멘디에타 치우는데 힘을 쓰던 라치오의 상황을 파악하고 임대로 데려오기까지 함. 트랜스퍼마켓엔 9m 유로라 나오는데 아마 그 정도는 아니었을 거임.
반 할은 리켈메를 좋아하지 않았고 라이지허가 맛탱이가 슬슬 가버리고 있었기에 멘디에타 풀백도 쓰는 등 상상력 풀가동을 해버리나 1월 넘어가고 얼마 안 돼서 짤려버림. 이때 반 할이 올린 애들이 이니에스타, 발데스, 올레게르 등임.
마드리드의 감독이자 아틀레티코의 감독이기도 했던 안티치가 소방수 역할을 해내며 간신히 6위를 차지하며 유럽 대항전 자격을 따냄. 3시즌 동안 영입이 하나도 성공한 게 없었는데 겨울에 임대로 데려온 소린이 밥값 이상을 해버림.
이게 대략적인 가스파르트의 3년 좀 안 되는 시간. 누네스 시절 부의장을 했음에도 가스파르트도 똑같이 작품 만들기에 미쳐있었고 전임자의 작품들이었던 더치맨들을 어떻게든 치우고 싶어 했으며 누네스를 조지고 싶어 했음.
라포르타도 똑같이 가스파르트를 조지는 걸 우선시했지만 가스파르트는 그냥 순전히 무능한 인물이었고 축구를 정말 좋아했을 뿐. 불법은 저지르지 않아서 책잡힐 게 없었음. 예전에도 얘기했던 부분이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이 사람만큼 경기를 즐긴 의장은 본 적이 없음. 순수한 팬심으론 원탑이었다 생각함.
히바우두 중심의 전술전략은 한계가 뚜렷했고 그 과정 속에서 암흑기를 버텨준 선수들은 루쵸, 챠비, 푸욜 등과 더치맨들임.
피구 런과 네이마르 런은 당시 보드진의 무능과 정치적인 행보를 가속화시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충격이 차원이 달랐다는 점임.
당시 바르셀로나는 몇몇 선수들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중위권 행이었을 정도로 피구 런은 치명적이었음. 히바우두는 분명히 중요한 순간들에 팀을 종종 구했지만 일관성이 없었고 전술적 중심으로서의 가치는 한계가 아주 뚜렷했던 선수.
네이마르 런이 일어났을 때 그 돈을 어떤 선수한테라도 쓰면 안 되고 한 시즌 흘려보내야 한다 했던 건 제가 예측을 잘해서가 아니라 오베르마스의 케이스가 떠올랐다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던 거였기 때문.
바르셀로나는 항상 단기적으로 팬들을 취하게 만들 영입을 해왔고 그만큼 하이 리스크 정책들을 많이 해온 팀임.
로셀은 세스크 영입으로 역대 의장들 중 일시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행보를 밟았던 의장이고. 보이소스 노이스가 빠따를 들고 협박하던 라포르타를 구해낸 건 호나우딩요였지. 유스가 아니었음.
바르토메우가 유독 마드리드와의 경쟁에 일부러 참여하고 이기려고 기를 썼던 것도 다 과거에서 왔던 거. 바르셀로나 팬들은 마드리드한테는 뭐든지 지기 싫어하니까.
정상적인 보드진의 행보라는 건 바르셀로나에서 누네스 이후로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음. 그러니 누가 더 낫냐를 따지지 말라는 거임. 누네스는 자기가 오래 해먹을 걸 알고 이거 저거 갖춰두기라도 했지. 나머지는 그런 것도 없음.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