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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관찰 8 (16강 2차전)

by 다스다스 2025. 3. 12.

 
 
 
 
 
 
파비안 루이즈를 제외하면 하프 라인을 넘어가는 빌드업 과정에서 다양하게 풀어내는 선수가 없다 보니 초장에 패스 루트를 없애고 파리 선수들이 빠르게 처리하게끔 해서 선제골을 빨리 넣으면 넣을수록 원하는 양상으로 풀릴 거라 가정하고 접근한 것 같은데 이거 자체는 잘 먹혔음.
 

 
 
 
돈나룸마, 마르퀴뇨스, 하키미, 네베스 등이 다 각을 좁히는 압박에 대처가 좋지 못하고 비티냐도 본인이 하이 리스크로 플레이 하면서 압박을 이겨내고 벗겨내고 전진하는 선수는 아니고. 그렇다고 패스 루트를 빨리 찾아내는 선수도 아니니 리버풀의 전방 압박에 고전했죠.





결국 돈나룸마를 필두로 선수들이 롱볼로 처리하는 빈도 수도 많았고 롱볼들의 정확도도 대부분 다 박살 났죠.
 
 
 
 
 
문제는 이거 다음인데 1차전에서도 계속 하프 스페이스로 슬금슬금 빠지거나 반 다이크-코나테랑 같은 라인 선상에 있다가 아래로 갑자기 확 빠지는 뎀벨레를 너무 프리하게 두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이 경기에서도 이거에 대한 대응책이 없었음.





어차피 앞에서 승부를 보고 골을 넣으면 그만이니 굳이 이 과정까지 연계해서 짜올 필요가 없었던 것도 타당하다 보지만 결국 실점이 여기서 나왔으니 비판을 피할 수가 없겠죠.
 
 
 

 
물론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님. 일단 조타가 역겨울 정도로 도망 다니는 포워드고 루이스 디아즈도 주변에 동료들이 있어야 뭔가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미드필드들 (특히 소보슬라이는 반대로 과정에 많이 참여하는 포워드로 봐도 무방할 정도) 이 초장부터 너무 앞으로 가서 관여했음.





공격 과정에서도 박스 근처나 여차하면 박스 안에 들어가서 움직이니 뒤에 숫자 자체를 너무 적게 두거나 뎀벨레한테 시선을 너무 두면 반 다이크나 알리송의 순간적인 커버 범위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그 부분을 의식한 것 같은데 과감하게 할 거면 더 과감했어야 했음.
 

 
 
 

(소보슬라이와 맥 알리스터가 전방 압박 과정에 과감하게 참여하면서 측면으로 몰거나 패스 루트를 없애고 롱볼을 유도했음)

 
 

(패스 루트가 없어지거나 몰리면 실책성 플레이가 늘어나는 선수들이 꽤 있는 파리의 후방을 적극적으로 노린 거임. 그리고 이러면서 파비안 루이즈를 잡으려 했음)

 
 

(흐라벤베르흐와 거리가 살짝 벌어지자 파비안 루이즈가 강하게 어필하나 줄 수가 없음. 빠르게 대응하면 대부분이 패스 루트를 못 찾고 횡으로 돌리기 급급함)

 
 

(맥 알리스터가 달려나가면서 압박을 다시 시작함)

 
 

(또 뒤로 쭉 빠져버리죠. 뎀벨레가 이때 빈 공간을 찾으러 가니 흐라벤베르흐가 손짓하면서 알려주죠.)

 
 

(롱볼 컷. 완전 리버풀이 원하는 양상으로 가고 있었음)

 
 

(파비안 루이즈가 더 내려와서 끼어들려 하면 맨투맨으로 잡으려 했음)

 
 

(문제는 뎀벨레에 대한 명확한 대응책이 없었다는 거임. 이 장면도 소보슬라이가 제일 먼저 빠졌는데 맨투맨을 계속 하다가 중앙이 텅 빈 걸 늦게 인지했음. 그대로 공간을 다 내줬죠.)

 
 
 
 
 
먹히고 나서 코나테가 뎀벨레한테 맨투맨을 붙었는데 반 다이크가 계속 손짓하면서 동료들에게 소리치던 거 보면 공간이 너무 비고 간격이 벌어지니 자리를 지키라고 했던 것 같음.





무엇보다 아놀드가 한 번 제껴지면 다음이 없는 수비수라 코나테가 자리를 벗어나면 그것도 그거대로 문제였을 테구요. 근데 코나테가 기존과 똑같이 하니 문제는 계속 됐음.
 
 
 
 
 
이미지들로도 이 차이는 명확하게 드러남.
 

 
 
 

(먹히고 나서야 코나테가 맨투맨으로 붙기 시작함)

 
 

(가능하면 최대한 넓고 열린 공간에서 볼을 받아야 하는 선수인데 그걸 그대로 냅두니 계속 문제가 되는 거임. 가능하면 파리의 후방 선수들을 조져서 재빠르게 승부를 보려한 건 좋았지만 그 이후가 너무 안일했음. 코나테가 계속 따라다니기 시작함)

 
 

(코나테가 실점 이후 맨투맨을 이행하다가 어느 순간 멈췄는데 그러고 또 파비안을 잡으려다가 뎀벨레를 놓침)

 
 

(실점만 안 했으면 여전히 리버풀이 원하는 양상이었을 거고 잘 풀려가는 상황이었을 텐데 문제는 이렇게 내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임. 파리 선수들은 이미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다 박혀있음. 볼을 잡으면 뎀벨레나 흐비챠를 찾고 얘네가 빈 공간을 찾으면 거기로 준다.)

 
 

(코나테가 맨투맨으로 안 잡으면 뎀벨레를 계속 놓치니 이제 흐비챠가 안으로 들어와서 낚시질을 하려 하죠.)

 
 

(파는 척하면서 비티냐가 편한 쪽 패스 루트를 뚫어준 거임. 이러면 뎀벨레가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프리하게 받는 거죠.)

 
 

(낚시질 성공)

 
 

(양 방향 패싱이 되는 유일한 선수인 파비안 루이즈가 후방에서부터 편하게 움직이는 걸 잡아야 하니 뎀벨레는 계속 프리맨이 되버림. 이게 있는 거 자체가 거슬리고 사이즈에서의 우위를 잘 못 써도 파비안 루이즈의 가치가 다방면으로 나타나는 거임)

 
 

(사실상 지점을 정해두고 승부를 보려 했던 리버풀이었기에 저기서 숏으로 풀어내서 파비안 루이즈나 뎀벨레한테 가면 안 되는 건데 풀어나오고 뎀벨레한테까지 갔죠. 내준 거 자체가 문제인 거임. 이때부터 파리 선수들이 그냥 측면으로 뻥 차서 스피드 싸움 하는 걸로 대응책을 바꾸기 시작함)

 
 

(이렇게 뎀벨레가 중앙을 넘나들며 역할을 하지 않고 터치 라인에 빠져있을 때는 흐비챠가 그 역할을 함)

 
 

(파비안 루이즈가 낚시질을 해주는 거임. 애초에 쟤한테 줄 생각이 아예 없는 거. 제일 첫 번째는 무조건 뎀벨레나 흐비챠의 열린 공간을 봐주는 거임. 모든 파리 선수들이 이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음)

 
 
 
 
 
후반전 조정은 뎀벨레와 흐비챠를 프리하게 두는 경우의 수를 최소화 시키는 데 초점을 뒀음. 아무래도 실점 한 번 하면 넣어야 하는 골이 배로 늘어나니 압박의 시발점을 기존보다 내렸죠. 대신 라인을 유동적으로 가져갔는데 오히려 이게 더 낫지 않았나 싶음.
 
 
 
 
 

(결국 후반전은 리버풀이 승부를 보는 지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압박 강도도 낮췄음. 한 번만 내줘도 실점할 수 있으니 적정선으로 타협을 한 셈)

 
 

(돈나룸마나 센터백들부터 잡고 좁은 공간이나 측면으로 몰아버리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올라오면 미드필드들이나 사이드로 빠지는 센터백을 잡으려 했음)

 
 

(리버풀 선수들이 너무 앞으로 쏠리지 않고 최후방과의 간격을 어느 정도 유지하기 시작하니 뎀벨레가 공간을 찾으러 돌아다녀도 전반전만큼 여유 있는 공간은 나오지 않음. 이러면 코나테가 꼭 잡으러 다니지 않아도 뎀벨레를 충분히 지역 방어로 잡아낼 수 있음)

 
 

(결국 답답해지니 파비안 루이즈뿐만 아니라 뎀벨레까지 깊게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전반전과 다르게 최후방 라인을 앞으로 당겨서 라인을 유동적으로 가져가며 대응함. 차라리 전반전에 순간적으로 이런 하이 리스크를 감수했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음)

 
 

(오히려 몰아붙이던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더 나았음)

 
 
 
 
 
파리는 1차전에도 지적했지만 바르콜라-두에 교체가 크게 의미가 있어 보이진 않음.





결국 선수들 위치를 크게 바꾸면서 경기 양상을 확 바꿔야 할 때는 이강인을 넣으면서 바꿔볼 수 있지만 흐름을 가져오거나 경기를 굳힐 때는 교체 자원들 중에서 이 부분을 충족시켜 줄 선수가 없음.





이건 루쵸가 시즌 막바지로 가면 갈수록 뭔가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보구요. 두에로 찾으려고 어떻게든 계속 담가보는 거 같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음. 이건 스탯과는 별개의 문제임.
 
 
 
 
 
물론 토너먼트 원정에선 무조건 타협하고 실리적인 루쵸의 접근 방식이나 철학, 관념, 특성 등을 감안해도 너무 아슬아슬했음.





반대로 90분 일관성은 압도적으로 좋아졌다 봅니다. 리그 페이즈나 이번 16강에서 이 부분은 확실하게 증명했다 생각함. 흐비챠가 합류하면서 뎀벨레나 바르콜라도 수비 가담을 딱 출발만 잘 끊어주면 되니 멍청하게 수비하는 게 덜 드러나는 것도 크다 생각하구요.





연장전은 사실 어느 경기든 체력과 멘탈리티의 싸움인데 뚫고 올라간 것도 한편으론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고. 리버풀의 누네즈 투입 타이밍이 조금 더 빨랐으면 혹시 몰랐을 거 같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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