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거취에 대한 얘기들이 점점 많이 나오는데 그에 관한 생각들은 지난 몇 년간 많이 얘기해 왔던 거 같고.
결국 언젠가는 후임자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텐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현재 후보자들 중에서 제일 피해야 하는 인물은 마레스카임.
단순히 전술전략적인 능력이 딸려서보단 보드진이 선호하는 이유가 내부자 출신이고 아래 카테고리 선수들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고 현재 팀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기 좋을 거란 판단이 들어갈 확률이 높아 보이기 때문.
바르셀로나가 10년대에 큰 실책을 여러 차례 저질렀지만 그중 엄청 컸던 것 중 하나가 티토 선임인데 내부자고 펩이 신뢰하는 인물이었고 펩과 반대되는 의견을 자주 냈었고 부임 당시에도 이것들을 본인의 감독 철학, 관념 등으로 내세웠기에 그럴듯해 보였지만 이미 이 사람 자체에 너무 익숙해있던 팀이었기에 동기 부여 측면에서 그리고 전술전략적인 부분에서도 팀이 나아진 점이 없었음.
게다가 펩 후임이라는 게 감독에게 알게 모르게 엄청난 부담감을 주고 언론들이 쉴 새 없이 비교질을 하기 때문에 내부자를 데려오면 자연스레 팀이 경직되어 버림. 이건 펩이 아니어도 성공한 사람의 후임이 내부자나 그에 준하는 사람이 되면 일반적으로 맞이하는 경우라고 생각하구요.
마레스카가 이런 부분들을 첼시에서 우려하지 않을 정도로 잘 보여줬냐 하면 그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추측이 합리적이라 느껴지기도 하구요. 만약에 좀 참신하고 유연하다는 게 첼시에서 보였다면 아마 최고의 후보였겠죠. 근데 반대로 펩 짝퉁 느낌이 꽤 많이 났다는 거 자체가 오히려 감점 요인임.
개인적으론 티토 보는 느낌이 좀처럼 가시지 않음. 뭐가 좋은지 전혀 모르겠는 그런?
알론소는 전 이전에도 밝혔듯이 자신에게 알맞은 환경에 가면 다시 증명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 펩의 방식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많고 현재 동기 부여의 측면에서 펩 따라쟁이 겸 펩 젊은 시절처럼 소통 방식에서 아쉬움이 따라오는 감독이 오는 건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임.
장난 식으로 얘기하는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원칙과 규율을 강조하는 삶이 계속 되는 게 사실 선수들의 장기적인 플랜에서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음. 모든 선수들이 늘 에너지가 넘치고 모든 것에 동기 부여를 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적정선을 잘 찾는 게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임.
그런 점에서 늘 빡센 감독을 거치면 그것보단 느슨한 감독을 주장하는 거고. 이건 여러 클럽들을 통해 증명된 부분임.
물론 현재 시티가 연속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펩이 남겨놓은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보고 있다면 당연히 마레스카보단 알론소라 생각하구요. 근데 펩이 너무 오래 있었기에 소통 방식의 문제가 있었던 감독이 오는 건 어느 정도 리스크는 있을 수 있다는 거임.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모름. 펩처럼 여러 군데를 돌면서 축구를 배운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평가가 좋은 거라 생각하지만 늘 그렇듯 이론과 실전은 다르고 빅 클럽과 본인을 철썩같이 믿는 중소 클럽의 환경은 다름.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조심스러운 것도 있을 듯.
마침 월드컵도 있고 근래 매력이 엄청 떨어지는 이적 시장이 가장 매력적으로 변할 시기기도 하고. 감독 매물들도 상대적으로 더 나올 시기라 펩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로 고민이 되긴 할 것 같음.
바르셀로나 때는 후임 감독이 세스크 실패와 측면 보강의 필요성을 인정했으면 탄탄대로 사이클을 한 번 더 이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 시티는 그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전술적 중심이나 그에 준하는 선수들을 다시 찾아야 하는 입장에 있으니 본인보단 새 감독에게 시간을 주는 게 더 합리적이란 판단이 들어갈 수도 있는 거고.
근데 또 반대로 펩이라면 본인 스승이었던 크루이프처럼 유스 선수들을 1-3명씩 올려보면서 외부 영입들과 시너지를 내 새 사이클을 만들어 보려는 욕심도 있을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제일 중요한 건 팀이 읽히고 있고 기존 선수들 중 한계에 부딪히거나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선수들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 이럴 때가 변화를 주기 제일 좋은 시점이긴 함. 그래서 더 기자들이 꼬치꼬치 캐묻고 언론마다 추측성 기사내고 그러는 거겠죠.
3-4월 정도면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긴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