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기했지만 그리즈만은 효율성을 극단적으로 추구하기 시작한 10년대 초반부터 가다듬어진 트레이닝론이 만들어 낸 정석과도 같은 선수임.
평가가 다양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것도 효율성, 간결함, 동료들과의 상호 작용 등과 온 더 볼로서의 위력은 공존하기 쉽지 않기 때문.
이 비중 조절이란 게 순수한 기본기를 비롯해 하위 단계로 분류할 수 있는 기술의 영역도 중요하지만 성향도 중요하고 유형도 중요하고 특히 이해의 영역 역시 중요하기에 단순히 온 더 볼이 좋지 않다. (사실은 드리블이 좋지 않다. 겠죠.) 가 선수 평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사실 바람직한 평가는 아님.
그리고 온 더 볼이란 것도 드리블의 영역이 있으면 슈팅 스킬의 영역이 있고. 패스나 터치의 영역도 있고 등등등... 다양하죠. 예를 들어 빠르게 오는 패스를 어떻게 터치하고 그 속도를 어떻게 살려내냐 역시 받는 선수의 온 더 볼 능력이며 느리게 오는 패스를 어떻게 터치하고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냐 역시 온 더 볼이 일부 필요한 부분임.
워낙 드리블 = 온 더 볼이란 게 고정 관념처럼 박혀있어서 그런 건데 이건 정말 잘못 이해하고 바라보는 거.
드리블은 볼을 오래 소유하는 방식의 하나인데 잘하면 잘할수록 어마어마한 파괴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지만 잘한다는 게 단순히 수비수들을 여러 차례 벗겨내고 길게 칠 수 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방향으로 볼을 갖고 움직이며 헤쳐나갈 수 있냐임.
그리즈만은 그런 점에서 본인이 안 되는 부분들은 최소한으로 드러나게 하면서 장점들을 잘 살린 케이스고 그게 현 시대의 대부분 감독들이 강조하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정형화된 선수 중에선 최고 중 하나라는 평가를 충분히 들을만한 선수라는 거구요.
본인 중심의 팀에선 보통 드러날 일이 없고 발의 방향을 상대적으로 덜 보는 팀들에선 주목이 안 되던 습관적인 왼발 사용도 바르셀로나에선 수아레즈와의 공존을 위해 많이 개선해 나간 게 이후 아틀레티코 리턴과 프랑스에선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된 것도 맞고. (바르셀로나만 피해본 셈) 데샹이 이런 그리즈만의 향상에 맞춰 많이 의존했던 것도 사실임.
똑같이 바르셀로나가 써먹기 위해 고쳐먹던 (발베르데의 몇 안 되는 업적 중 하나) 데 용과 비교해도 더 나이를 먹고도 더 빠르게 교정이 됐다는 건 굉장한 일임. 하피냐도 그래서 근래 평가가 좋은 거구요.
과도한 욕심으로 전성기 근처에서 고꾸라진 네이마르랑은 정반대로 본인의 한계를 스스로가 너무 잘 알아 동료들과의 공존, 본인의 효율성, 효용성 등에선 매우 현실적이었던 선수라 클럽과 국대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던 거죠.
앞으로 이런 선수들이 더더욱 많이 나올 터라 (이미 그러고 있고) 어쩌면 더 고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생각하긴 하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한계가 뚜렷했던 선수라 저평가 받을 요소들도 꽤 있고. versus 좋아하는 사람들이 떡밥으로 삼기 좋은 선수가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