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대응책과 변수들을 겪을 수 있냐에서 오는 거임. 애초에 다수의 클럽들이 보수적이니 리그 차원에서 돈 없는 걸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다 퉁치는 거.
우선 순위가 뒤바뀐 건데 자꾸 여기저기서 돈돈돈 하니까 돈부터 많이 주면 해결된다 생각하는 거임.
리가는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하곤 돈이 없었음. 무리한 확장으로 파산한 클럽들도 그전부터 나왔었고. 이 시기를 지나 유럽 경제 몰락하면서 (PIGS) 돈 발론 같은 언론사들 문 닫을 때 스페인 클럽들 다수도 같이 무너졌고.
중계권 논란이 얼마 안 된 걸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미 2000년대 중반 베컴법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팀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밖에 없다는 게 드러나기 시작할 때부터 나왔던 얘기임. 이때 하위권, 2-3부 리그 팀들 급여 문제로 파업도 있던 리그가 리가.
이게 정점에 도달한 게 펩, 무링요한테 싹쓸이 당하던 10년대 초인 거죠. 틈만 나면 5대0, 4대0 나오던 시기. 몇몇 언론들 빼곤 갑자기 다 이건 우리가 아는 리가가 아니다. 우리의 리가가 아니다. 하면서 욕하던 시기.
테바스는 이런 00년대 초중반부터 망가져 가던 리가의 현실을 실무자로서 본 사람이니 당연히 상방을 열어두기보단 하방을 막아야 한다 판단한 거죠. 철저한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전략을 택한 거고 이게 득이냐 실이냐는 개개인이 생각할 문제임. 적어도 테바스는 득이라 느끼는 거고.
더해서 왜 바르셀로나랑 레알 마드리드가 중계권 문제에서 협조를 잘 안 하냐면 애초에 협회 차원의 협상이 아니라 개별 협상을 하던 스페인 중계권 협상 방식을 바꿔야 했고. 결국엔 법으로 해결해서 그거까지 물러섰는 데도 더 양보해서 더 뱉으라 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임.
말이 좋아 공생이지. 너네도 같이 죽으라는 거였죠. 리가 인기는 이미 펩-무링요 경쟁이 끝났을 때부터 시들어 가고 있었음.
무료로 보던 걸 돈이 될 것 같은데? 하고 먼저 주장하던 인물 중 하나가 당시 바르셀로나 의장이던 누네스고. (70년대 후반부터 미래 먹거리이자 돈벌이 수단으로 봤음. 소시오한테 너무 잡혀사는 구조를 깨고 싶어 했기에) 법적으로 그게 가능해지고 실제로 추진하는 인물들이 나오자마자 바로 팔아먹었죠.
바르싸tv도 원래는 소시오들 늘리고 팔아먹으려고 만든 거임. 당시에는 소시오들 늘리는 게 재정적으로 엄청 중요한 일 중 하나였으니까. 지금은 바르싸tv가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라포르타는 저것도 레버리지 수단 중 하나로 본 거였죠.
자국은 물론. 해외에도 자기들을 팔아먹은 방송사와 수익을 나누는 거였는데 무리하게 확장을 하다 무너진 팀들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탓하고 이것은 우리의 리가가 아니다 이러니까 협상이 안 되던 거죠.
옛날 스타스포츠, kbsn, skyen 등등 다 바르셀로나랑 마드리드 경기만 중계하던 게 이래서 그런 겁니다. 얘네들껏만 살 수 있으니까. 방문자 분들도 만약에 방송사 운영하는 입장이면 얘네 경기만 살 수 있으면 사시지 않았을까요? 굳이 에스파뇰, 헤타페 이런 애들꺼까지 같이 안 사도 되는데?
지금 쿠팡 관계자라 가정해도 리가 전체 살래?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3팀만 나눠 살래? 하면 무조건 후자하지 않을까요? 방송사도 수익성과 편성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인데.
페레즈가 슈퍼 리그를 고안한 것도 이런 리가의 문제들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인물이니까 그랬던 거죠. 단순히 돈벌레 취급할 그런 차원의 문제가 전혀 아니라는 거임. 바르셀로나도 그래서 처음엔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같이 움직였던 거고.
똑같이 클럽마다 개별 협상을 하던 세리에 팀들도 슈퍼 리그 한다 하자마자 동의한 것도 왜 그런지 보이지 않나요? 얘네는 리가보다 더 빨리 법적으로 강제 통합을 당했죠.
이미 파산 근처까지 다녀온 클럽들이나 그 여파를 맞은 클럽들은 진작에 보수적이었는데 나머지 클럽들도 돈이 안 되기 시작하니 운영 방향 자체를 엄청 보수적으로 잡기 시작했고 그게 계속 이어지니까 경쟁력이 떨어지는 거죠.
대다수에게 리가가 멀쩡한 리가로 인식이 되고 있을 때 (정확히는 16강 마드리드 시절 막바지긴 한데) 역으로 리가 경쟁력이 지적받은 적이 있는데 그건 지나치게 공격적인 방향성을 추구하는 팀들밖에 없는 리그의 흐름 자체가 유럽대항전 나가는 팀들에겐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아서였음.
이렇듯 경쟁력과 트렌드는 돈으로 사는 게 아님. 돈으로 스태프들, 선수들 사는 것도 한계가 있음. 애초에 과감하지 못하니 스태프들 선임 자체를 보수적으로 하고 영입, 방출도 보수적으로 하는 건데 그걸 지적을 안 하죠.
마르셀리노, 페예그리니 등과 같은 한 물 간 감독들이 돈 없어서 쓰는 감독들일까요? 맛탱이 슬슬 가고 있는 발베르데도 빌바오가 돈이 없어서 쓰는 감독일까요?
지난 몇 년 사이 마시아 스태프들이 꽤 많이 털렸는데 여기만 털리는 게 아니라 스페인 스태프들 자체가 해외 경험하러 많이 나가는 추세임. 기회를 안 주고 시장이 고여있으니까. 피지컬 트레이너, 분석가, 스카우터, 코치 등등 가리지 않고.
물론 파산의 경험이나 그 근처의 경험이 있는 팀들이 많으니 이런 분위기가 또 마냥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현재 리그 전체의 분위기는 단순히 그들이 피해자라 말하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음.
게다가 이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이어졌고 각자 살아남아야 하는 걸 알고 있음에도 늘 보수적인 선택들만 하다가 이제 하방도 뚫릴 거 같으니 돈돈돈 얘기하는 건 순서가 맞지 않다는 거임.
리가는 이전에도 얘기했지만 그냥 문제투성이임.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만 살아남으려고 하는 건 옳지 않다엔 백번 천번 동의하지만 아무도 변하려 하지 않는 보수적인 분위기는 지적하지 않는 게 제일 무겁고 무서운 거임.
경쟁력 저하가 눈에 띄게 드러난 게 얼마 안 돼서 그렇지. (이 마저도 부정하다가 이제야 부각되는 게 웃긴 일이구요.) 하락세는 벌써 20년이 넘은 거임. 그 와중에도 클럽들은 늘 보수적일 뿐이고.
제 개인적인 시선으로 리가가 상위권 팀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한 게 벌써 5-6년 전임. 그때나 지금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변한 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