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이션임. 예전부터 다양하게 설명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 부분이기도 하고.
이거 몇 번 돌린다고 체력이 갑자기 엄청 좋아지지도 않고.
이거 몇 번 돌린다고 팀이 선택과 집중으로 좋은 결과물을 얻지도 않음.
애초에 최상위권을 이끄는 감독이면 리그라는 장기 레이스를 기본 베이스로 깔고 큰 틀을 짜기 마련이고. 사이사이에 끼는 컵 대회들을 어떻게 다루냐는 단순히 선발 명단을 짜고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냐를 다루는 게 아니라 다양한 내외적인 변수들을 다루는 더 넓은 범위의 일임.
그렇다면 저런 내외적인 변수들을 최대한으로 차단하려면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를 따져보면 1순위는 당연히 최소한으로 로테이션을 돌려라임. 이미 갖춰진 전술전략을 안정적으로 쓸 수 있으며 가장 높은 확률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고 여차하면 조기에 경기를 끝낼 수 있으니까.
문제는 부상을 비롯한 막을 수 없는 변수들이 언젠가는 올 거고 시즌 중간중간 최선의 라인업을 돌리지 못할 때가 있을 텐데 그걸 조금이라도 견뎌보려는 노력을 하냐 안 하냐죠.
그래서 예전에는 이런 비중 조절을 위해 아예 스쿼드를 분리해서 운영하는 감독들이 있었음. 자국 컵 대회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으니 여차하면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는 접근 방식. 바르셀로나 때 펩이나 벵거, 퍼거슨 등이 하던 거죠.
근데 지금은 상업적인 이유들로 협회나 그 이상의 영역에서 제재를 하거나 규정들이 생긴 거죠.
크루이프가 로테이션은 최대 3자리만 돌려라 하던 것과 사키가 지금의 펩처럼 2-3경기 더 앞서 생각해서 라인업과 교체를 짜놓은 것도 다 이러한 맥락에 있는 거임. 변수 차단..
그래서 종종 경기를 지배했냐 못했냐. 통제를 했냐 못했냐만 인터뷰에서 주구장창 얘기하는 감독들이나 선수들이 있음. 마음에 들었다. 들지 않았다. 를 돌려 말하는 거죠.
그리고 이 연장선으로 대다수의 감독들이 컴팩트한 스쿼드를 선호하는 것. 다양한 변수들을 대응할 때 이미 자신이 다 가르쳐 놓은 선수들이 있음으로 인해 상황상황마다 선수들에게 많은 것들을 주입시킬 필요가 없고 코칭스태프들 역시 집중력 있게 선수들에게 자신들의 일을 할 수 있는 거죠.
반대로 컴팩트한 스쿼드를 선호하지 않는 감독들은 가능하면 다양한 카드들 (보조자여도 서로 장점이 다르고 특이한 걸 갖고 있어도 다 다른 그런) 을 갖춰 경기 양상을 과감하게 확 바꿔버리는 걸 선호하는 거구요. 이런 경우 역시 로테이션을 크게 돌리지 않아도 효과를 볼 수 있으니 그런 거임.
대다수가 주장하는 과감한 로테이션 이론은 이미 베니테즈의 실패로 인해 10년대 초반에 실전적으로 실패했음. 선수들도 사람이라는 걸 간과한 이론이고 기복을 도저히 잡을 수 없다는 게 증명된 거죠.
괜히 요즘 감독들이 경기 일정 좀 어떻게 해라 하는 게 아님.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스쿼드 숫자를 늘리고 로테이션을 과감하게 막 돌리면 수준이나 재미는 지금보다 더 떨어지고 잡음은 폭발할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