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가 계속해서 유망주들의 임대를 권장 및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글의 내용을 펼치기에 앞서서 오해를 살 수 있기에 밝혀두자면 필자는 루이스 엔리케라는 감독을 싫어하기는 커녕 그 어떤 감독보다도 현 바르셀로나에 가장 알맞은 감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 펩이 바르셀로나 감독을 떠난 이후로 루이스 엔리케를 능가하는 후임 감독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수없이 언급하고 다녔던 사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바르셀로나의 임대 정책은 상당히 잘못되었다라는 걸 지적하고 싶음. 첫째로 이번 프리 시즌을 바탕으로 팬들에게 드디어 신뢰라는 것을 받고 있는 무니르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 무니르는 바르셀로나가 측면 포워드에게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완벽하게 이해하는데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측면 포워드들에게 임대는 곧 안녕이라는 걸 의미하기도 함. 실제로 바르셀로나에서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크랙이라고 기대받던 데울로페우는 임대를 떠난 그 순간부터 바르셀로나와 더 이상 접점을 찾을 수 없을만큼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해버렸고.
둘째는 바르셀로나의 수비 방식은 다른 팀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 여기서 따로 언급하기엔 너무 글이 길어져서. 블로그에 아마 글이 있을 거이니 찾아보시길. 특히 루쵸로 들어서면서 약간의 변화가 오면서 이니에스타도 루쵸의 수비 방식에 적응하는 데 반 시즌 가량이 걸렸다는 걸 생각해보면 넥스트 챠비라고 평가받았던. 그리고 여전히 미래의 핵심 자원이 될 삼페르가 수비에 미숙하다는 걸 지적하기에는 그가 부상으로 오랜 기간 쉬었다는 것과 그가 여전히 적응에 애를 먹고 있고, 루쵸의 축구를 얼마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먼저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물론 그런 걸 고려하고 보더라도 이번 프리 시즌 삼페르의 모습은 분명 기대 이하였다. 허나 여전히 그를 임대 보내는 건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 될 거라는 것에 무게를 더 두고 있는 것은 그의 재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다.
하피냐와 데니스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지 않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하피냐는 이미 B팀 시절부터 형인 티아고보다 좀 더 볼을 안정적으로 다루고 전진할 수 있는 개념의 미드필더가 될 거라는 예상이 상당히 많았고,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성인 팀에 진작에 올라와서 뛰었어도 될 정도의 가능성이 보이던 선수였다는 걸 감안해야 됌. 게다가 그가 임대를 떠났던 팀은 다름 아닌 루이스 엔리케의 셀타였음. 그러고 그 후에 바르셀로나에 온 감독은 다름 아닌 루이스 엔리케였고.
데니스는 임대 정책의 성공/좋은 사례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지켜봐야되는 선수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바.
무니르와 삼페르가 임대를 떠나서 어떤 선수로서 성장해올 지는 그 팀의 감독의 성향/팀의 스타일/측면 활용 방식 등 고려해야할 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데니스처럼 운이 좋게 바르셀로나가 원하는 대로 성장을 시켜줄 수 있는 감독이 계속해서 걸릴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거.
이니에스타는 좋든 싫든 서서히 신체적인 하락세가 오면 더 이상 이와 같은 역동적인 면과 기동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찬양했었던 이니에스타 초기 시절의 낮은 지점(피보테)에서의 활약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을 때 그의 대체자 개념으로 들어온 안드레 고메스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보는 바. 펩이나 티토보다 미드필드 자원들을 꾸리는 데 있어서 융통성과 유연함이 더 뛰어난 루이스 엔리케라는 감독에게 미드필드 자원은 많으면 많을 수록 나쁘지 않을까라는 필자의 생각은 잘못된 생각인가 여러 차례 고민을 해보게 되는 최근 바르셀로나의 행보다. 왜 루이스 엔리케는 초기에 외부의 반응들을 싸그리 무시하면서 부렸던 무니르에 대한 막연한 믿음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타고 있을까.
최근 갓동님이라고 놀림 받으면서 까이는 반 할은 바르셀로나 감독 1차 부임 시기 때 푸욜과 챠비 그리고 2차 부임 시기 때는 이니에스타까지 퍼스트 팀에 정착 시킨 인물인데 그는 1차 부임 시기 때 말라가로 이적할 뻔 했던 푸욜의 이적을 막음은 물론이고, 팀을 떠나면서 후임 감독에게 인수인계를 할 때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푸욜을 다른 팀에 보내지 말 것을 조언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물론이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리고 타 리그에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빅 클럽들의 모습들에 의해 성적과 과정을 모두 추구하는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현상 유지와 사이클 상승을 위해 당장 전력 보강 또한 중요하겠지만 그 와중에도 충분히 장기적인 관점으로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있다는 걸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의 결과물은 당장 나오지 않다는 걸 루이스 엔리케와 보드진이 알았으면 좋겠다. 아니면 이미 알고 있지만 성적과 과정에 대한 압박감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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