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 쓰는 것 같은데 여러 언론에서 발베르데를 계속해서 때려대는 거 보면 거피셜로 보이고 그런 의미로 그 동안 봐온 발베르데의 장단점 한 번 적어봅니다.
장점
전술적으로 유연함을 가지고 있는 감독. 여러 팀을 거치면서 그에 맞게 팀을 꾸리는 편이었으며 변화에 인색하지 않은 편.
보는 재미를 일정 수준 보장해주는 편. (이건 상당히 주관적인 감상평이라 다른 분들에겐 장점이 아닐 수도 있음.)
선수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의 그 특이하고도 특유한 내부 환경을 이해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팀인 빌바오 또한 상당히 특이한 내부 환경을 가지고 있는 팀. 즉, 산전수전을 겪어온 감독.
보여지는 이미지와 다르게 공격 축구를 선호하고 좋아하는 편이며, 크루이프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편. 빌바오 지역 언론과 바르셀로나와 루머가 났던 지난 두 번의 루머 기간 동안 밝혀진 그의 이상론은 바르셀로나의 팬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론과 상당히 유사하다.
발베르데는 빌바오에서 4-2-3-1을 주로 사용했지만 실제 경기를 보면 4-2-3-1을 변형해서 4-3-3으로 쓰는 경기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는 현재 핵심적인 위치에서 언급되는 감독들 중 클롭이나 지단과 비슷하게 상대방보다 더 많이 뛰어야 그에 상응하는 경기력과 결과가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편이며, 몇 차례 이런 뉘앙스의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있다.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수 기용 방식이나 훈련, 전술 등에 있어서 스태프들의 의견을 참고하는 편이며, 심지어 B팀의 감독이었던 지간다와 원활한 소통을 계속 시도하며 어린 선수들의 정보를 수집했었다. 이러한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며, 어린 선수들을 기용하는 데 있어서 과감한 편에 속한다. 라포르테는 발베르데가 오기 1년 전부터 슬금슬금 자리를 잡아가는 선수였으나 그를 확고한 주전으로 쓴 건 결국 발베르데. 이냐키 윌리엄스나 예라이 알바레즈, 케파, 이니고, 사빈 등. 어린 선수들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대기만성형 선수들에게 믿음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다.
단점
사람 자체가 상당히 차분하면서 온순한 편에 속하는데 이게 장점이면서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은 보드진의 입김이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는 걸 뜻할 수도 있기 때문. 사실 이 선임 자체가 현 보드진은 감독이 본인의 의사가 100% 반영된 팀을 원하는 감독이 아닌 환경에 대한 타협이 빠르고, 본인들이 통보를 할 수 있는 감독을 원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까지 나오는 이적 루머를 단 1%도 믿지 않는 입장이지만 루이스 엔리케와도 의견 조율이 100% 되지 않았던 현 보드진의 성향상 발베르데가 과연 자기 입맛에 맞는 선수를 하나라도 영입할 수 있을까? 그에게 힘을 제대로 실어준다고 해도 나는 현 보드진의 협상 능력을 믿지 않는다.
한 번 안 좋은 흐름을 타면 꽤나 헤매는 편. 그가 맡았던 대부분의 팀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음. 이번 시즌 빌바오 또한 16년 10월부터 17년 2월까지 라싱과의 코파 델 레이 원정 경기에서 1-2로 이긴 것을 빼면 모든 원정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음.
그 동안 보여준 결과물과 능력으로 어느 정도 검증된 감독이라는 건 확실하지만 그건 타타 마르티노도 마찬가지였다. 타타는 부임 전에는 남미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르셀로나에서의 성공을 확신하던 감독이었다. 심지어 그의 트레이닝론과 그의 밑에 있던 스태프진들은 남미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철학 자체가 확고하고 다양한 방향성을 보여주던 사람들이었으나 높은 기대치에 의한 부담감은 곧 경직된 기용 방식과 고구마 400개는 먹은 듯한 괴상한 축구로 이어졌다. 강팀 검증이 거쳐지지 않은데다가 시작부터 어려운 미션을 받게 될 또 다른 외부 감독인 발베르데는 과연?
──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페인 선수 중 가장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 (0) | 2017.05.28 |
---|---|
비니시우스가 마드리드를 선택한 이유 (0) | 2017.05.26 |
LOAN? (0) | 2016.08.24 |
어떤 유형의 포워드를 데려와야할까? (1) | 2016.07.26 |
이런저런 이야기 (0) | 2016.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