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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라이올라와 데 브라더스

by 다스다스 2018. 12. 21.


데 리흐트와 데 용이 현재 축구계에서 핫한 유망주들로 꽤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얘네들의 이적 기사에 조연으로 늘 출연하는 인간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미노 라이올라. 바르셀로나 팬들이라면 즐라탄을 통해서 겪어본 양반이죠.


근데 실제 이 둘의 에이전트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 데 리흐트의 에이전트는 아약스의 레전드인 베리 헐스호프랑 데 리흐트의 아버지고 프랭키 데 용의 에이전트는 HCM 스포츠 매니지먼트의 하산과 알리라는 사람이 맡고 있죠. 헌데 이들의 이적 루머에 라이올라가 언급되고 그가 실제로 협상을 중재하고 있고 인터뷰를 하는 건 대체 무엇이냐?


선수의 입장에서 최대한 유리한 쪽 (돈이나 출전 시간 보장 아니면 이적 시 보너스 등등) 으로 이적을 이끌어낸다는 평가가 선수들 주변에 뿌리내려버린 라이올라의 평판은 이미 유럽 축구계에선 유명한 사실 중 하나고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를 보유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꽤나 굵직한 이적을 성사시킨 실제 업적이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나 네덜란드 선수들은 그를 에이전트로 두거나 이적 시에 이용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라이올라는 근래 들어서 어린 선수들을 엄청나게 많이 포섭했습니다. 빅클럽에 어린 재능이 이른 시기에 몰리는 현 시대적 흐름에 맞춰서 그에 맞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는 중이죠. 특히 이탈리아에서 괜찮다는 얘기를 듣는 유망주들을 이미 다 잡아놨습니다. 몇 달 전에 로마로 이적했던 저스틴 클루이베르트도 라이올라의 고객 중 한 명이고 이 선수가 떠날 때 아약스는 라이올라의 행동에 엄청나게 빡쳐했다고 하죠. 밀란과 돈나룸마의 케이스도 유명한 일화구요.


근데 데 브라더스의 경우는 라이올라를 에이전트로 바꿔서 이적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이적 성사시에 얼마 정도의 커미션을 떼주는 조건으로 라이올라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여러 클럽의 오퍼를 냉정하게 판단해줄 사람이 필요하긴 하니까요. 라이올라로 에이전트를 갈아치우지 않은 것은 클루이베르트나 베라티의 경우를 본 것도 있을 테고 라이올라라는 에이전트를 꺼려하는 클럽들이 꽤나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요.


반대로 라이올라는 이런 대형 이적을 성사시키면 자신의 장기적인 고객 (즐라탄, 막스웰 같이 커리어 끝까지 같이가는 고객) 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이런 제한적인 역할을 수용했을 가능성이 높구요.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자연스레 관심이 몰릴 재능들을 다수 보유한 상태가 될 가능성까지 생각한다면 더더욱.


바르셀로나도 재계약 시에 선수의 주급을 높게 불러 협상을 깨버리거나 (발데스 재계약 사건) 또는 언론에 말할 필요가 없는 정보를 뿌려서 언론의 관심을 몰빵시키고 결국 해명 (발데스, 데울로페우) 을 하게 만들던 기네스 카르바할이나 공개적인 인터뷰로 감독이나 보드진, 다른 선수들을 깎아내리는 걸 일상으로 여겼던 드미트리 셀룩 (야야 뚜레) 이나 미노 라이올라 (즐라탄) 를 정리한 지 꽤 된 편이죠. 레알 마드리드는 아예 이런 에이전트가 데리고 있는 선수와는 협상을 하지 않습니다. 페레즈가 돈에 관해서는 엄청나게 칼같고 확실한 사람이라서요.


아자르가 마드리드 루머가 줄기차게 나는 이유가 아자르도 초기에 셀룩이 에이전트였고 실제로 그가 릴에 있던 시절 행선지에 대한 선택과 첼시 입성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알려져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정리해버렸죠.


결국 에이전트가 선수의 행선지에 입김을 불어넣고 감독의 권한에 침범해 공개적인 언론 플레이를 해서 잡음을 만들어내고 특정 선수들을 지목해서 또 다른 불화를 재생산해내는 등 이 에이전트의 행동에 거래를 끊은 클럽이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꽤 여러 클럽이 되기 때문에 섣부르게 에이전트를 바꾸지 않는 셈이죠. 어떻게 보면 조언자가 있는 게 아닐 정도로 현명하고 영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요.


물론 선수가 얌전한 타입이고 굳이 에이전트를 통해서 무언가를 말하지 않는다면 라이올라고 나발이고 누가 에이전트로 있든 별로 상관이 없겠지만 라이올라 같은 지랄맞은 에이전트를 두고서 그렇게 굴었던 선수는 막스웰 말고는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에이전트가 말이 많은 경우를 보면 그 해당 선수들은 에이전트의 행동을 지적하거나 제지하지 않거든요. 간접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셈이니까요. 어느 정도는 선수들의 의사도 반영이 되어있다는 얘기죠.


어느 팀이 데려갈 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라이올라는 저스틴 클루이베르트 이적에서도 4M 유로나 가져갈 정도로 자신의 몫에 대한 비중을 꽤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양반이라 어느 클럽도 쉬운 협상은 없겠죠? 특히나 이런 잡음이나 언론에 대한 관심을 극도로 싫어하는 로셀, 바르토메우 사단을 생각해본다면 지금 나오는 루머들에 너무 과민반응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보여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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