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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뭘까??

by 다스다스 2019. 1. 14.


오늘 경기는 비판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경기였습니다. 스코어는 어느 정도 깔끔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선 정말 형편없는 경기였다고 얘기하고 싶은 수준의 경기였습니다. 지금 계속해서 스코어 상은 깔끔하게 이겼는데 내용이 형편없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과정 속에서 긍정적으로 볼만한 요소들도 별로 없고 그 동안 일시적인 부진이라 생각해서 비판적인 얘기들을 최소화했던 건데 이젠 그런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싶어졌음.


동선도 제대로 안 잡혀있고 이 정도 팀의 압박에도 쩔쩔매서 후진하는 모습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렇다고 체력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다기엔 말도 안 되는 소리구요. 탈압박이나 패스가 의미가 있으려면 당연히 볼이 상대 박스 쪽으로 전진이 되어야 의미가 있는 건데 막판에 에이바르가 지치기 전까지 패스 성공률도 안 좋았고 (중간에 70% 대로 뜨던데 보고 놀랐습니다.) 볼 자체가 압도적으로 후방에서 많이 돌고 백패스가 많으니까 지배력도 굉장히 떨어져서 안정감이 엄청 떨어졌습니다. 바르셀로나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새벽에 이런 경기를 보려고 잠을 참았거나 중간에 일어나신 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속도가 나는 상황에서도 측면에서 개인 기술로 무언가를 못하니까 백패스만 하거나 아예 중앙에 위치한 선수들이 못 봐서 측면으로 패스가 안 나가는 경우를 전반전에만 여러 번 봤는데 보면서 진짜 답답했음. 그러니까 자연스레 전방 포워드들에게 의존하는 형태로 흘러가버렸죠. 후반전에 에이바르가 체력이 떨어진 건지 아니면 골을 넣기 위해서 조금 더 과감하게 나온 건지 에이바르 감독이 벤치에 없어서 제 기준으론 정확하게 판단이 안 됐는데 어찌됐든 바르셀로나가 전반에 비해서 몇 배는 더 공략하기 좋은 모양새였고 그게 먹혔기에 다행이었던 경기.


사실 이 정도면 경기력이 올라오고 조직력도 올라오면서 박스 근처까지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팀의 틀이 무엇인지 보여야하는 게 맞는 건데 이게 스쿼드의 한계를 발베르데가 결정짓고 일부러 이런 축구를 하는 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이건 너무 실망스러운 행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욕심을 부린 로테이션으로 코파 델 레이 16강 1차전을 날려먹었는데도 이 정도의 팀한테 홈에서 이렇게 지배력이 떨어지고 느린 축구를 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요즘 발베르데가 현지 여론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얘기를 봤었는데 왜 그런 지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의 경기였습니다.


올 시즌 가장 좋은 경기였다고 평가받는 전반기 토트넘 전 같은 경우엔 이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압박과 체력 싸움에서도 박스 근처까지 올라가는 속도도 훨씬 빠르고 하프 라인 윗 지점에서 볼이 돌아가면서 경기를 지배하고 전진하는 그림이 있었고 그게 바탕이 되어서 결과물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생각 이상으로 컸던 스쿼드의 부상과 두 번의 피파 바이러스로 인해서 체력이 떨어지면서 내려가는 흐름이라 봤고 그래서 서서히 경기력이 올라올 거라고 글에서도 말씀을 드렸던 거고 저 역시 기대감을 살짝 가져봤는데 굉장히 실망스럽네요.


스쿼드의 애매함은 여러 차례 인정한 부분이고 감독이 불만을 가져도 이상할 거 없다고 생각하니까 이해해도 몇 경기째 이 정도의 경기력을 선보일 정도는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휴식기까지 껴있었는데 한 달이 넘도록 이런다는 건 기대감을 접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을 정도. 이제 1월이 아니라 벌써 1월인데 아직도 이 스쿼드를 가지고 뭘 하고자 하는 건지 정리가 안 됐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습니다.


진짜 챔스 어떡할려고 계속 이러는 거야? 필살기라도 가져와봐 좀..




쿠쿠레야는 하도 얘기가 많길래 좀 유심히 봤는데 크로스도 별로고 무색무취에 가까웠던 것 같네요. 깜노우 원정이 사실 꽤나 빡센 원정이라 어린 나이에 긴장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나저러나 기대가 된다는 느낌은 없었음. 감독이 벤치에 없어서 바로바로 조정이 안 된 것도 감안은 해야겠지만요.


수아레즈는 쉬고 오면 확실히 3일 간격으로 뛰었을 때랑 다르다는 게 눈으로도 보입니다. 수준 높은 클래스를 증명하고 꾸준했던 선수가 기복이 있다는 거 자체가 이제는 노장이 되었고 상수가 아니라 변수가 되었다는 증거기도 하겠죠.


부스케츠는 헤타페 전 전에 몸상태가 안 좋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오늘도 제일 먼저 교체를 해준 것 보면 컨디션 자체가 정상은 아니라는 인상이 조금 더 강했네요. 경기는 뛸 수 있지만 컨디션은 별로인 그런? 굳이 걱정이 되는 게 있다면 이제 그만큼 원래의 폼으로 돌아오는데 텀이 길어졌다는 거 정도?


뎀벨레는 공간이 나고 치고달릴만한 공간이 많을 때 그리고 종으로 넘어오는 패스의 비중이 높을 때 더 빛이 난다는 게 오늘도 역시 증명됐다고 봅니다. 오른쪽이 더 어울리고 제한적인 역할이 더 낫고 발베르데가 그렇게 지시한다는 건 이런 뜻.




주중 경기는 그냥 안 보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음. 시간대도 극악이고. 이런 경기 보려고 잠을 포기하고 글쓰려고 중간중간에 메모장에 적으면서 경기를 보는 건 아니라서요.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재미 자체가 너무 없다는 게 제일 싫음. 그렇다고 누가 경기를 거듭하면 할수록 성장해나가는 그런 모양새가 있는 것도 아니고. 피곤해죽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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