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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100 (후반전만 봤음)

by 다스다스 2019. 9. 15.


잠깐만 잔다는 게 한참을 자버려서 전반전은 아예 못 봤는데 후반전만 본 후기를 짤막하게 써보면




발의 방향과 미드필드들에게 요구하는 책임감과 범위가 어느 정도가 되느냐가 아주 중요할 거라고 시즌 전에 얘기한 적이 있는데 부스케츠의 윗선에 위치하는 두 명의 미드필드들에게 요구하는 책임감과 범위가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큰 편인 것 같네요. 이전에도 데 용을 상당히 중요하게 봤는데 앞으로도 중요할 것 같고 아르투르가 코파 아메리카 이후 아예 다른 선수가 되서 돌아왔다는 게 바르셀로나에게는 꽤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아서 일단은 다행이랄까. 세르지가 바르셀로나의 플랜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결국 얘가 포리바렌테로서의 효용성을 단순 땜빵친다가 아니라 얼마나 보여주냐가 향후 과정과 결과에 분명히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고. 라키티치는 확실히 이런 효용성이 박살났다는 게 저번 시즌 후반기에 노골적으로 드러난 게 가장 계산된 카드에서 이제 확실한 주전은 아닌 카드로 내려간 이유일 거에요.


오히려 제가 보기엔 발베르데가 내보내고 싶어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르투르 같은 경우에는 발베르데가 나름 쏠쏠하게 써먹었던 파울리뉴와 마찬가지로 티테를 만나고 오면 분명히 좋아질 거라고 보긴 했거든요. 티테가 이런 동선이나 선수가 필드 위에서 본인의 장점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걸 나름 잘 잡아주는 감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데 이 정도까지 올라올 줄은 몰랐는데 좀 의외입니다. 티테가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좋은 감독일 지도?? 발베르데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좌 - 아르투르 패스맵. 우 - 아르투르 히트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실패, 노란색 - 어시스트 및 키패스)


데 용도 조금씩 필드 위에서 본인이 뭘 해야하는 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고 부스케츠가 아직 지난 2년 간 (연장선으로 루쵸 마지막 시즌까지) 자신이 아주 당연하게 해와야만 했던 걸 안 해도 된다는 걸 필드 위에서 완벽하게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차차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보다 볼을 핵심적으로 내보내는 지점과 본인이 주로 움직이는 지점이 조금만 더 내려가면 팬들도 아슬아슬하다는 느낌보단 드디어 경기를 좀 지배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할 것 같음. 이건 진짜로 메시가 와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아직 보류.


(좌 - 데 용 패스맵, 우 - 데 용 히트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노란색 - 어시스트 및 키패스)


(좌 - 부스케츠 패스맵, 우 - 부스케츠 히트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실패, 노란색 - 어시스트 및 키패스)




오늘 발렌시아가 너무 안 좋기도 했고 셀라데스가 이런 위기에서의 대응이 아주 좋은 감독이었으면 진작에 주류로 올라왔을 거라 생각해서 걱정 자체를 안 했는데 선수 시절의 경험들을 어쩌면 잘 못 살리는 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 그런 경험들만 잘 살렸으면 이미 한가닥하는 감독이었을텐데. 그리고 발베르데가 원정은 몰라도 홈에서는 상대의 대응 방식이나 홈에서 바르셀로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변수나 이점들은 잘 활용하는 편이기도 해서. 5대2 로 대승을 거뒀다는 것보단 몇몇 선수들의 적응이 긍정적인 요소들이 보이긴 한다는 것과 상대보다 많이 뛰는 게 바르셀로나에게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경기로 확인했다는 것 그리고 속도가 빨라야할 때 진짜 빠르게 속도를 내면 어떻게 되는 지를 눈으로 확인한 것만 해도 소득은 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수아레즈는 얘 하나만 놓고 보면 오늘은 좋았다고 보는데 또 언제 엿먹일 지 몰라서 사실 믿진 않아요. 늘상 말했듯이 일시적으로 잘할 수는 있어도 시즌 내내 잘할만한 여지는 많이 없어진 선수라고 보고 있기도 하구요. 결국 얘도 발베르데랑 똑같음. 오늘도 수아레즈가 들어오자마자 각 선수들의 간격이 말도 안 되게 벌어지는 걸 몇 번 봤는데 그게 과연 우연일까 싶기도 하고. 얘 교체로 들어올라할 때 그냥 컴퓨터 끄고 잘라했음. 가뜩이나 졸린데 이번 시즌은 안 보길 바랐던 놈이 보이니까.


그리즈만 왼쪽은 제가 단 한 번도 머릿 속으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경기를 보면서 가만히 짱구를 굴려보니까 알바의 그 누구라도 믿을 수 없는 대인 수비와 루즈볼, 크로스 등에 아예 대응이 안 되는 무능력 때문에 거기다 배치하는 걸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원래 그렇게 지나칠 정도로 볼만 바라보면서 좁게 수비하는 선수가 아닌데 오늘 유독 볼만 바라보면서 볼이 띄워지거나 루즈볼이 되면 그리즈만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낙하지점에 가는 모습을 몇 번 봤는데 팀적인 수비를 발베르데가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모습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음.


그 동안 많이 해오던 얘기들이 반복되고 필드 위에서 조금이나마 실현된 경기라고 생각해서 딱히 쓸 게 없네요. 방향 자체는 일단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자다가 깨서 솔직히 이 정도 쓴 것도 기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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