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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159

by 다스다스 2020. 2. 19.






- 도르트문트 vs 파리 (이 경기는 전반전만 봤습니다.)




전 투헬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는 편인데 왜 그러냐면 본인의 이론을 주입시키려고 할 땐 선수들에게 바라는 게 지나칠 정도로 너무 많아요. 그래서 본인의 기준에서 뭔가 부족하거나 아니다싶으면 과감하게 포리바렌테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편이기도 하죠. 이게 노골적으로 드러난 게 저번 시즌의 모습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몇몇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보자란 마인드에 가까웠다는 건데 문제는 그러면서 발생하는 단점들을 어떻게 메울 지를 고민하다가 자멸하는 모양새가 강하달까요. 결국 뭔가 방향성을 확실하게 세우지를 못하니까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드는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




오늘 경기는 전반전만 봐도 도르트문트의 대응책에 파리가 그냥 빨려들어갔고 거기서 내놓은 해답이 어떻게든 네이마르에게 볼을 전달하고 거기서부터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 파헤쳐나가자였다는 건데 어쩌면 이게 최선의 수였을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되게 뻔한 수였다고 봅니다.




(디 마리아, 게예, 뫼니에, 마르퀴뇨스를 제외한 파리의 필드 플레이어 6명의 전반전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노란색 - 어시스트 및 키패스)




이렇게 한쪽에 쏠려있고 필드는 넓은데 좁은 공간에 오밀조밀 다 모여있으면 당연히 경기는 안 풀립니다. 의도야 명확했겠죠. 네이마르까지 어떻게든 볼이 가고 네이마르가 본연의 힘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넓어질 거다. 근데 네이마르가 생각보다 볼을 많이 잡지도 못했고 속도를 그렇게 시원하게 내지도 못했습니다. 초반부터 도르트문트가 네이마르가 볼을 잡으면 과감하게 끊어버린 게 의도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증거에요.



(도르트문트 전반전 수비 지표. 파리의 왼쪽. 그러니까 도르트문트의 오른쪽에 수비 지표가 상당히 쏠려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가진 선수들의 한계 (마르퀴뇨스나 킴펨베, 게예 같은 선수들이겠죠?) 를 인정한 게 어찌보면 상대 팀들에겐 현명한 대응책을 짜올 수 있는 힌트가 되버린 셈인데 투헬이 2차전엔 어떤 수를 들고 나올 지 모르겠습니다. 알레띠-리버풀도 뭐라도 쓰려고 후반전이라도 보자하고 봤는데 바로 졸다가 뻗어버려서 뭐 쓸 게 없네요. 기사만 봐도 전형적인 시메오네스러운 축구로 이긴 것 같긴 합니다만 분명 어떤 디테일이 있을 텐데 못 봐서 살짝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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