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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156 (베티스 전)

by 다스다스 2020. 2. 10.






여전히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는데 세티엔이 경기 도중은 물론이고 경기 후에도 계속 선수들의 동선을 조정해줘야할 것 같습니다. 한 세 경기 거른 것 같은데 제 느낌은 별로 달라진 걸 모르겠네요.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중에서 세티엔이 피드백은 빠르다고 한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을 못 받았습니다.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서 순간적으로 다수가 간격과 대형이 무너지면서 뛰어드는 건 물론이고 반대로 볼을 굴릴 때도 어느 한 곳에 선수들이 몰려있는 모습이 보인다는 건 동선이 정리가 안 됐다는 소리거든요. 동시에 오늘 경기에서도 드러났듯이 상대가 하프 라인만 넘어오는데 성공하고 수비를 벗겨내면 그만큼 상대 입장에선 아주 좋은 찬스를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필드는 무지하게 넓은데 순간적으로 바르셀로나는 특정 공간에 여러 명의 선수들이 간격을 맞춰서 몰려있는 것도 아니고 제멋대로 모여있으니까. 이전 경기들도 마찬가지고... 발베르데도 마찬가지고... 전반전 내내 점유율에서 밀린 적이 없는데도 치고박고 오히려 밀리는 듯한 인상을 준 건 이게 가장 큽니다. 




기용 방식이 경직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이게 해결이 안 되서인 것 같은데 선수들이 이해를 못하는 건지 아니면 세티엔이 메시 갈아넣기로 해결책을 정한 건지 긴가민가하네요.




그럼에도 한 가지 좀 괜찮게 보는 건 다른 선수들이 볼을 기존보다 더 많이 만지면서 메시 의존증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이게 잠깐이나마 이뤄지면서 메시가 본연의 힘만으로 해내는 게 아니라 데 용이 메시란 존재를 활용해서 박스 근처까지 빠르게 속도를 내면서 골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최소한의 터치로 순간적으로 빠르게 속도를 내면 메시의 온 더 볼은 더 빛을 발하기 마련입니다. 늘상 강조하던 부분인데 이게 보였다는 건 그래도 다행이랄까. 물론 여전히 속도를 책임비는 비중은 절반 이상 메시가 잡아먹고 있다고 보고 저런 유의미한 장면은 더 늘어나야한다고 보구요. 지금 메시가 볼을 받는 지점 자체가 터치 라인에 너무 붙어있거나 낮은 지점에 몰려있는데 이거 조정 안 하면 메시도 과부화에 걸릴 거고 상대 팀도 공략하기 더 쉬울 거라고 봅니다.



(좌 - 메시 전반전 패스맵, 우 - 메시 전반전 히트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노란색 - 어시스트 및 키패스)




(좌 - 메시 후반전 패스맵, 우 - 메시 후반전 히트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노란색 - 어시스트 및 키패스)




빌바오 전도 그렇고 오늘 경기도 그렇고 질 거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오늘은 이기긴 이겨서 다행인 것 같은데 선수들 몸 상태가 되게 안 좋다는 느낌이 드네요. 특히 메시는 평소였으면 슈팅이 반박자는 빠르게 나갈만한 경우가 몇 번 있었던 거 같은데 그러지 못하는 거 보면 본인도 부상 당할 지도 모른다는 걸 계속 의식을 하고 뛰고 있는 느낌. 슈팅 찰 때 자세를 잘못잡거나 잘못차서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사실 세티엔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과정도 과정이지만 동시에 지금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해야하기 때문에 메시 갈아마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보지만 여전히 위험해보입니다. 작정하고 담그려는 팀 만나거나 일단 맨투맨으로 메시한테 한 명을 붙여서 거칠게 다루는 방식을 쓰는 팀을 만나면 조마조마하면서 볼 것 같음. 비달이나 부스케츠도 하는 거 보면 몸이 정상이란 느낌은 안 들더군요.




그리즈만 같은 경우는 세티엔으로 감독이 바뀌면서 다시 한 번 적응기를 가져가는 느낌입니다. 지금 못하긴 못해요. 근데 동선이 정리가 안 되어있고 선수들끼리 서로 다음에 뭘 할 지를 생각을 못 하니까 안 맞는 듯한 모습이 너무 많이 보입니다. 몇 명은 이 그림을 보고 있는데 또 다른 몇 명은 저 그림을 보고 있달까요. 그리즈만 혼자만의 문제라고 보진 않습니다. 실제로 그리즈만이 원투를 주면 안 돌아오고 동료가 종으로 패스를 내보낼 때는 또 그리즈만이 가만히 있고. 그리즈만이 뛰어드려고 볼에 시선을 두고 들어가려고 하면 또 그 때는 볼이 안 오고. 오늘도 전반전에만 무의미한 스위칭을 몇 번 본 것 같은데 세티엔이 오늘 경기 보고 좀 느꼈으면 좋겠네요.




피르포는 움직이는 거 자체는 뭔가 저기서 조금만 더 할 수 있으면 이것저것 많이 나오겠다 싶다는 생각이 들긴 들어요. 근데 실제로 그런 것들이 나오지 않고 있고 수비를 되게 못한다는 게 계속 들통나고 있어서 (특히 포지셔닝 잡는 거 보면 덩치 큰 검은 알바 보는 느낌입니다.) 솔직히 제가 감독이어도 그냥 알바 쓸 것 같네요. 특정 장면들 보면 알바보다 수비를 못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고. 한 가지 확실한 건 볼을 기다리면서 다음 동작을 가져갈 준비를 한다기보단 그냥 딱 거기서 멈춰버리는 것 같아요. 이거 적응 못하는 선수들이 되게 자주 보여주는 것 중 하나입니다. 결국 볼을 받으면 뭘 해야할 지를 모르니까 백패스만 하거나 거기서 갑자기 템포가 확 죽어버리는 거죠. 가진 능력이 어느 정돈지 모르겠는데 경기를 못 뛰어도 적응에 조금 노력해야한다고 느껴집니다. 저번 시즌에 기회 조금 받다가 어느 순간 뚝 끊긴 말콤의 풀백 버전이랄까.




움티티는 늘상 얘기하지만 수비수가 수비수로서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하는 거 보면 남겨야하는 자원은 맞는데 계속 저 모양이면 믿고 갈만한 자원은 아닐 것 같네요.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경합을 하거나 수비를 하는 게 아니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서 최악에 가까운 선택을 하는 느낌입니다.





루비는 보면 팀을 잘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뭔가 지속력의 측면에서 보면 살짝 부족해보이네요. 전술적 다변화를 가져가거나 리드를 가져갔을 때 후반전에 그걸 확고히 할만한 무언가가 필요할 것 같은데 그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루비가 지로나 감독 시절 세트피스나 정지된 상황에서 선수들의 포지셔닝 잡아주는 게 기가 막힌 감독이라는 평이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르셀로나가 세트피스로 이득을 보면서 이겼네요. 너무 피곤하고 몸이 안 좋아가지고 후반전 조금 지나서부터는 별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게 없네요. 몸 좀 회복하고 정신 좀 차리고 더 말끔한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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