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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152

by 다스다스 2020. 1. 28.





속도가 나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메시 의존증이 아니라 메시가 필드 위에 있다는 존재감 하나로 인해 바르셀로나가 득을 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메시를 갈아마시기보단 메시라는 선수를 활용할 여지가 무궁무진해진다는 뜻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




펩, 티토, 타타, 루쵸, 발베르데까지 이 감독들의 기용 방식을 보면서 전문가들이나 헤비하게 보는 팬들 (펩, 티토 때는 언론들까지) 이 다 미친듯이 메시 기용 방식 (발베르데는 부임 시즌 이니에스타까지 포함) 만큼은 고쳤으면 좋겠다고 외쳤음에도 그걸 막상 실행에 옮기지 않은 건 메시의 온 더 볼에 상대 수비수들이 시선을 뺏기는 게 정말 엄청 컸기 때문이 가장 컸을 거에요. 90분 중에 한 번만 여러명의 시선을 뺏어도 골을 만들어내고 경기를 가져오는 선수인데 어떻게든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오히려 더 정상이겠죠? 저도 메시의 기용 방식을 티토 때부터 비판해오던 사람이지만 막상 감독이 됐다면 그들하고 똑같이 했을 거에요. 이런 선수를 보유한 감독이라면 어쩔 수 없겠죠. 발베르데도 사실상 그걸로 먹고 산 거고. 그렇지만 조금씩 하락세가 보이기 시작했던 루쵸 2년차부터는 필연적으로 기용 방식을 바꿨어야한다고 봅니다만 잘 안 됐죠. 그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 때쯤 전술적 중심에 가까울 정도의 비중을 부여받기 시작했던 네이마르가 도망가버리기도 했고...




가장 잘 나가던 펩 때나 요즘이나 안 풀리면 상대가 수비 시에 보여주는 대응 방식은 일단 메시가 최대한 박스나 메시의 장점이 최대로 발휘되는 지점에서 멀리서 움직이게 만들고 (측면이 좋은 팀들은 아예 메시랑 떨어져있고 공략하기 더 쉬운 좌측면에서만 볼이 왔다갔다하게 유도하기도 하고) 겹겹이로 수비를 쌓거나 한 명이 붙을 때 나머지 (최소 두 명) 가 역동작에 걸리지 않게 미리 자세를 잡고 대응할 준비 (보통 지역 방어와 맨투맨을 섞어서 대응하죠.) 를 한다는 건데 속도가 나기 시작하면 이거 자체가 잘 안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볼이 빠르게 굴러가면서 상대 박스 근처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으면 팀에서 볼을 가지고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게 가장 많은 메시를 제일 먼저 의식할텐데 그럼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이 날 거고 메시는 그걸 엄청 유의미한 찬스들로 만들어줄 거고. 그럼 상대는 역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수비수들을 붙이면서 메시가 프리한 상황에 놓이는 거죠. 문제는 발베르데는 그 틀을 만들다가 2번이나 엎어버렸고 (한 번은 믿었던 선수가 너무 자주 눕거나 기량이 아니었고. 한 번은 가능해보였는데 기복을 우려해 엎었고) 세티엔은 어설픈 타협으로 그 가능성이 존재하긴 하냐는 의문을 남기고 있죠.




물론 속도가 잘 나도 팬들이 그리워하는 그 시절의 파괴력이 나오지도 않을 거고 90분 내내 지배하고 지속하기엔 부족할 거에요. 일단 메시가 그 시절의 메시가 아니고 팀 자체도 그 때에 비하면 보조자들이 훨씬 많아지기도 했고. 겨울에 누굴 데려오려고 하는 지는 워낙 이런저런 얘기가 많아서 솔직히 감이 안 오는데 데리고 오려는 선수는 이런 속도를 직접 내줄 수 있는 선수보다 동료들을 지원해주면서 공간이 날 때 (그것도 많~이) 는 때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선수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얘기가 많은 호드리고도 이 쪽에 가까울 거라고 보구요. 단순한 보조자보다는 기존 선수들에게는 없는 특이한 걸 제공하면서 이미 스쿼드 내에서 속도를 낼 수 있는 선수들 (메시, 데 용, 아르투르 등등이겠죠.) 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이랄까. 솔직히 겨울 영입은 안 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을 거라고 보는데 급한 불은 꺼야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바르셀로나가 호드리고 협상에서 돈을 최대한 안 쓰고 데려오려고 하는 것 (가능하다면 임대 얘기까지 나오는 것도) 도 다르긴 하겠지만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본연의 힘으로 팀에 기여하기보단 특이한 걸 제공할 확률이 높은 라우타로가 향후 어떤 느낌을 보여줄 지 시험 삼아 확인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고. 끼워맞추면 이것저것 생각은 마구 떠오르긴 하는데 제일 중요한 점은 빠꾸 없이 네이마르만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네요. 머리 자체는 엄청 굴리고 있는 것 같아요. 정답일 지 아닐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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