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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169 (뎀벨레)

by 다스다스 2020. 4. 27.

 

쿠티뉴도 썼으니 뎀벨레도 하나. 쿠티뉴 얘기도 하려면 더 할 순 있는데 이전에 글로 써둔 것들이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 생각해서 딱히 더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뎀벨레도 마찬가지로 검색으로 찾아보시면 궁금하신 부분들은 대부분 다 커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뎀벨레

 

 

뎀벨레의 영입 의도는 노골적으로 메시 이후를 대비할 재능이라 판단하고 데려온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메시가 있는 동안에도 무언가를 보여줄 깜냥은 될 거라는 거였지요. 영입 당시엔 블로그를 거의 안 할 때라 딱 한 번 언급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도 오면 생각보다 못할 거란 뉘앙스로 얘기한 기억이 있습니다. 전 여전히 당시 기준으로 재능의 크기가 컸냐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고 확신하는데 가능성은 무궁무진했어요. 그 가능성 하나 보고 영입했다 봐도 무방할 정도로요.

 

 

이건 제가 재능을 판단하는 눈이 좋아서가 아니라 누가 봐도 뎀벨레는 그 정도 재능은 아니었습니다. 조건이 너무 붙어있는 선수였어요. 당시 도르트문트 경기 보신 분들은 다 아실 정도로요. 저보다 더 많이 지켜보신 분들은 아마 더 확신했을 겁니다. 근데 가능성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기술진을 비롯한 몇몇 바르셀로나 관계자들은 네이마르를 당장 대체해야했고 그와 동시에 미래를 대비해야했는데 이런 가능성이 변수들을 감안하고 봐도 긍정적으로 반응할 거라고 본 건데 보기 좋게 실패한 거죠.

 

 

- 양 발 중 본인이 특정 상황에서 더 선호하는 발은 있어도 사실상 어느 발이 주 발이라해도 믿을 정도로 양 발을 잘 썼고
- 순간적으로 부스트해서 상대를 털어먹는 오프 더 볼도 가능했고 이게 가능하니 공간이 났을 때 볼을 잡고 바로 달리면서 상대 대형과 간격을 박살을 내버리는 게 가능했습니다.
- 의외로 슈팅 범위의 다양성이 넓어서 생각보다 넓은 지역에서 다지선다를 걸 수도 있었습니다.

 

 

이거 세 가지 빼면 전부 다 가능성이 있다였지. 미친 놈이 하나 나왔다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결국 바르셀로나로 와서 드러낸 약점은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속도가 안 나는 상황일 때 오히려 본인이 더 정지된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거였어요. 속도를 내야하는 놈이 속도를 더 죽여버리니 될 것도 더 안 되는 거죠. 이건 이질적인 방식에 적응을 못하는 선수들이 주로 하는 플레이 패턴 중 하나에 가까운데 거기서부터 연장선으로 하나둘씩 다 까발려지기 시작한 거였죠.

 

 

- 퍼스트 터치의 기복이 심하다던가
- 터치의 세밀함이 떨어져서 볼이 발에 붙어있어야할 때 지 의지와 상관없이 떼지면서 볼 소유권을 쉽게 잃는다던가
- 기본기가 떨어져서 스스로 정지된 상황을 만들어서 동작이 큰 페이크나 슈팅 페이크 등을 지나치게 많이 쓴다던가
- 양 발에서 나오는 메리트를 본인이 전혀 활용을 못한다던가
- 구린 판단력과 혼자서 다른 경기를 하는 듯한 포지셔닝으로 동료들을 위험하게 만든다던가 또는 상대에게 아주 쉽게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던가

 

 

실상 그가 가진 장점들과 가능성은 박스에 가까워져야하고 최대한 상대 수비수들에게 위협이 되는 지역들에서 유의미한 건데 그게 발휘가 안 될 때는 또 최대한 뒤로 빼야됩니다. 공간이 없으면 스스로 실책성 플레이를 너무 많이 하니까요. 그래서 도르트문트에서도 미드필드로 뛴 적이 있습니다. 아스피아주도 뎀벨레 첫 시즌에 그런 뉘앙스의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죠. 그래서 발베르데는 두 번째 시즌 전반기에 뎀벨레의 가능성을 시험하던 좌측면 포워드 기용을 엎어버리고 뎀벨레를 노골적으로 경기 중 수동적인 대처로 변하는 시기에 투입했죠. 그 때면 바르셀로나가 볼을 달고 달려야하는 거리는 길어지는 시기이며 뎀벨레가 치고 달릴 수 있는 공간은 더 넓어져있는 시기였으니까. 이건 분명 리버풀한테도 먹혔습니다. 골을 못 넣어서 문제였고 계속 부상으로 이탈해서 문제였죠. 그래서 이 시즌에 계속 쿠티뉴와 뎀벨레만 사람 노릇을 하면 달라질 거라고 했던 거고...

 

 

그 다음 시즌인 이번 시즌도 뎀벨레가 좌측면 포워드로 나올 때마다 얘기한 게 있습니다. 기용 방식은 아주 옳고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 역시 당연한 거지만 뎀벨레가 그걸 못 보여주고 그 정도의 깜냥이 아니라고. 왜일까요? 양 발 잡이인데 본인이 익숙한 자리가 아니거나 본인의 플레이를 자유자재로 할만한 공간이 없으면 양 발을 안 씁니다. 전형적인 짝 발 윙어처럼 뛰어요. 그래서 가면 갈수록 상대가 대응을 쉽게 하고 막아냅니다. 저번 시즌에 보여준 아쉬운 점들은 이번 시즌에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솔직히 뎀벨레가 몇 골을 넣든 이런 쪽으로 기여를 못하면 그를 영입한 의미는 단 0.1%도 없습니다. 골넣는 선수를 찾던 게 아니라 네이마르 대신해서 장기적으로 메시 이후 전술적 중심이 되어줄 선수로 데려온 건데 그 역할에 근접한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어요. 앞으로 그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신체 리듬이 한 번 망가진 선수가 다시 돌아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알기에 기대는 안 하고 있습니다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프로 의식이 좋았다면 지금 이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전체적인 상황은 많이 다른데 종종 세스크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기대하던 모습은 절대 안 나오는 스탯 사기꾼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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