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잡소리 205 (챔스 결승)

by 다스다스 2020. 8. 24.

 

 

 

뮌헨이 이길 거라 생각하고 보긴 했는데 생각보다 아슬아슬한 경기였던 것 같네요. 중간중간에 농구 보느라 그렇게 집중해서 보진 못했는데 (아무래도 좋아하는 팀이 없는 경기다보니...) 그래도 몇 가지는 얘기하고 넘어가는 게 맞겠죠?

 

 

 

 

사실 플릭의 뮌헨은 바르셀로나와 붙을 때 처음 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게 인상적인 팀입니다. 코바치의 뮌헨은 꽤 봤는데 선수들이 전혀 다른 선수들이 되고 중용받지 못하던 선수들은 되살아난 건 절대 우연이 아니에요. 감독이 선수들의 장점은 잘 녹이면서 동선 정리를 정말 깔끔하게 해냈어요. 놀라울만큼...

 

 

 

뮌헨의 장점은 볼을 어떤 식으로든 받아서 다음으로 이어갈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볼을 굴리든, 띄우든 뭘 하든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전술적 중심인 레반도프스키부터가 이게 능수능란하게 가능한데 그 외 선수들도 가능하니까 알폰소나 키미히의 효율도 극단적으로 올라가는 거죠. 쉽게 말하면 가진 카드가 많다는 겁니다. (레반도프스키, 뮐러, 그나브리, 고레츠카 등등등)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양 발 잡이까진 아니더라도 양 발로 동료들의 다음 동작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패스를 해낼 수 있는 선수들도 꽤 되는 편이라 앞서말했듯이 선수들이 계속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스위칭을 해도 플레이가 답답하다거나 막혀있다는 느낌이 덜 드는 편입니다.

 

 

 

이런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빠르게 뛸 수도 있고 운동 능력들이 대부분 다 좋으니까 경합 능력도 좋고 상대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놓치는 경우도 많아집니다. 동선을 길게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무엇보다 상대를 측면으로 모는 수비 자체가 잘 됩니다. 오늘 경기 보시면 측면에서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 점하면서 스로인으로 만들거나 볼을 탈환해내는 모습 많이 보셨을 거에요. 거기서 재빠르게 역으로 측면을 공략하는 작업도 잘 되는 편이구요. 전반전엔 알폰소 데이비스가 생각보다 막히니까 후반전이 되자마자 반대편의 공격 비중을 의도적으로 올려버렸죠. 물론 이런 측면 선수들이 편하게 뛸 수 있게 중앙에서 필요한 순간순간에 대각선 패스를 넣어준 고레츠카와 티아고의 존재도 컸습니다.

 

 

(좌 - 고레츠카 패스맵, 우 - 티아고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대부분의 패스들이 양 측면을 바라보는 45도 대각선 패스에 가까운데 종으로 길게 움직이거나 때로는 측면까지 가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수행해내면서 측면 선수들을 잘 지원해줬다.)

 

 

 

파리는 뮌헨을 분석하고 그에 맞춰서 나왔다고 봅니다. 네이마르를 터치 라인에 가깝게 배치하고 최대한 볼을 많이 만지게 할 경우 양상 자체는 비등비등하게 갈 수는 있었겠지만 (네이마르가 볼을 많이 잡을테니까) 네이마르의 효율이 완전히 박살이 날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하고 음바페를 측면에 더 가깝게 배치하고 네이마르는 그보다는 더 중앙에 가깝게 배치한 거죠. 아탈란타 전때도 말씀드렸다시피 네이마르는 볼 소유 시간이 너무 길면 그만큼 효율이 떨어져요. 많이 뛰는 것도 있겠지만 네이마르가 가진 신체적인 구조상 그러면 그럴수록 결정력은 더 떨어질 거에요. 라이프치히 전은 안 봤지만 대부분의 팬들이 네이마르의 결정력을 지적했던 건 이런 부분들이 커요.

 

 

 

그래서 투헬은 오늘처럼 나온 거죠. 기회는 분명 몇 번 올 건데 네이마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면 네이마르가 결정지어줄 것이다. 음바페는 사실 종으로 뛸 때만큼은 이미 동급으로 삼을 선수가 없을 만큼 위력적인 선수기도 하구요. 디 마리아도 박스 근처까지 전진하는 거 자체는 나무랄 데 없어요. 그 후가 문제일 뿐이지. 음바페 같은 경우는 한 명을 제끼는데 성공할 경우 어쩌면 네이마르보다 더 빠르게 볼을 달고 달릴 수 있기도 하고. 네이마르의 터치를 기존보다 더 줄이면서 박스 근처에서의 오프 더 볼을 평소보다 더 지시한 건 철저하게 실리적인 선택을 취했다고 보고 싶고.

 

 

 

근데 후방에서 전방까지 볼이 가는 과정 자체가 베라티가 없다는 게 너무 컸어요. 파리가 이 부분을 베라티 없이 해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후반전에 들어와서 뛰는 거 보니까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았던 거 같은데 파리 팬분들 입장에선 너무 아쉬울 것 같음. 아마 베라티가 정상 컨디션이었으면 파리가 잡는 경기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고 보는데 뭐 이건 가정일 뿐이니까요.

 

 

 

개인적으로 뮌헨이 우승하길 바랐는데 그렇게 되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답글은 내일이나 모레까지 다 달아드리드록 하겠습니다. 사정이 있어서 댓글들 볼 시간이 없네요.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소리 207  (22) 2020.08.26
잡소리 206  (21) 2020.08.25
잡소리 204  (38) 2020.08.22
잡소리 203  (46) 2020.08.20
쿠만 오면  (66) 2020.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