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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08

by 다스다스 2020. 8. 28.





메시를 안 파려고 하는 건 다음 보드진에게 바통 터치하는 것보단 진짜 내보냈다가 하락세가 엄청 큰 폭으로 오면 이미지가 작살나는 게 본인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에요. 이미 엄청 작살났는데 여기서 더 작살나면 가스파르트처럼 아예 입지를 잃어버린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겠죠. 어쩌다보니까 바르셀로나 의장까지 했는데 여기서 더 치고 나가려는 욕심이야 당연히 있기 마련이고. 저나 팬분들은 욕밖에 안 나오긴 하지만 바르토메우 입장에서 보면 포기하기 쉽지 않은 문제긴 해요.



좀 딴 얘기를 해보자면 로셀파의 핵심 인물 중 하나였던 파우스 (라포르타 초기에 소리아노 밑에서 일하던 차기 에이스 중 하나기도 했습니다. 재정 쪽으로 천재적인 사람 중 하나.) 는 말 한 번 잘못해서 (메시 재계약 갖고 이상한 소리 한 번 했을 겁니다.) 발 빼고 그냥 자기 사업에 몰빵하고 있죠. 몇 년간 이 쪽으로 언급되는 거 본 적이 없음. 그만큼 바르셀로나를 망치거나 문제가 되는 발언을 하면 카탈루냐 내에서 입지는 작아지기 마련입니다. 로셀파의 대장인 로셀은 라포르타 때부터가 아니라 그 전부터 나이키에서 일하면서 수완이 기가 막힌 사람이었는데 (특히 남미 쪽 인맥은 당시 원탑) 이제 그냥 과거 전력이 있는 동네 아저씨죠. 라포르타 이전 친 크루이프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바싸트는 말실수 3연벙으로 이제 찾아보기도 힘든 사람이고.



펩은 로셀파와 사이가 안 좋은 편이지만 펩의 동생인 페레 과르디올라는 로셀한테 많이 배웠고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종종 선수 루머나 입성할 때 페레 과르디올라가 엮여있는 경우가 있는데 로셀과의 연을 생각을 안할 수가 없음. 이렇게 바르셀로나는 사소한 하나하나가 정치적인 요소와 연결되어있으니 오래된 선수들은 이런 환경에 지칠 수도 있어요.



펩이 선수로서 떠났던 것과 감독으로서 떠났던 거 모두 새로운 환경을 원해서였죠. 선수 때야 앞으로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미리 준비하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감독 땐 바르셀로나와 다른 클럽들의 차이를 알고 싶다고 할 정도였으니.



메시가 정확하게 무슨 이유로 떠나고 싶어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바르토메우가 나가든말든 그건 자기가 떠나는 것에 아무 상관없다는 건 엄청 그릇이 큰 사람이 오는 게 아닌 이상 바르셀로나의 환경은 변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게 그들의 환경을 이해하고 정치나 보드진과 선을 그어줄 수 있는 감독과 그런 감독을 지원해줄 수 있는 축구 내적인 관점을 가진 관계자들이 필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메시는 쿠만이 그런 감독은 아니라고 보고 있을 수도 있겠죠. 보드진들이야 이미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을 테고. 저도 쿠만이 그 정도라고 확신이 들진 않구요. 긴가민가해요.



그냥 메시는 순수하게 축구를 하고 승리를 추구하고 업적을 이룩하고 각자의 역할을 해내면서 팀으로서 함께하는 그런 환경을 원하는 느낌이랄까요. 마지막까지 쉴 새 없이 달리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전 메시만 놓고 보면 그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기를 바라지만 팬으로선 그가 나가는 그림은 바르셀로나를 아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자칫 잘못하면 엄청 큰 하락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는 편이라서 남기를 바라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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