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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23 (몇 가지)

by 다스다스 2020. 9. 30.

 

 

 

 

1. 쿠만이 훈련을 빡세게 시키고 있다던데 지난 3년 동안 보여줬던 모습이 확실히 팀적으로 뭔가 해내기보단 메시를 중심으로 개인으로 뭔가를 해내는 게 많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사전에 갖추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거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클럽팀 감독을 안 해본 사람도 아니고 크루이프랑 반 할 밑에 있었던 사람인데 아마 시즌 중에 훈련 강도는 조절할 거에요. 저렇게 하면서 근육계 부상으로 눕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 한 부정적으로 볼만한 요소는 아니라고 봅니다. 짧은 프리시즌이었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연장선에 걸쳐있다고 보셔도 될 것 같고.

 

 

 

발베르데는 이런 부분도 첫 시즌의 실패를 바탕으로 삼아서 (아마 발베르데 입장에선 부상 안 당할 것 같았던 선수가 누웠던 게 컸을 것 같음. 그게 본인이 욕심을 부린 탓도 있을 거고... 결국 메시를 끌어다쓴 게 본인의 첫 시즌을 망쳐버린 선택 중 가장 큰 선택이기도 했고.) 훈련 강도를 그렇게 강하게 안 했죠. 누가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건 아닌데 (어느 것이든 장단이 있기 마련입니다.) 쿠만은 자신의 트레이닝론을 따라올 수 없다면 선수로서 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초장부터 이렇게 해놔야 선수들도 자신이 못 나오는 이유를 납득할 확률이 높기도 하구요. 시작하기 전부터 플랜에서 배제된 선수들은 이런 훈련 과정에서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 쿠만의 마음에 들 수도 있는 거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 같아서 일단은 마음에 듭니다.

 

 

 

 

2. 메시가 잔류를 밝히면서 했던 인터뷰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꼭 필드 위에서 팀으로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이느냐가 아니라 필드가 아닌 훈련장을 비롯해서 나타나는 축구 내적인 부분에서 발전이 없으면 선수들은 떠나고 싶어하기 마련이에요. 빅 클럽일수록 중요한 건 그거죠. 선수들의 발전 속도에 맞춰서 감독과 코칭스태프들도 같이 나아갈 수 있느냐.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에게 계속 무언가를 줄 수 있냐 이런 것도 중요하단 뜻인데.

 

 

 

발베르데와 세티엔에 대한 선수들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렸던 이유도 이런 거라고 봅니다. 발베르데는 무언가 시도를 하긴 했는데 안 된다는 걸 느끼면 바로 접었습니다. 왜 안 되는 지를 아니까요. 선수들한테도 그런 부분을 납득시키려고 노력했을 것 같아요. 보드진은 좋아했겠죠. 이렇게 중간에서 어떻게든 타협해내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데 밖에선 한 마디도 안 하는 양반이었으니까. 그게 팬들이 바라보는 바르셀로나의 관념에 맞든, 안 맞든... 그래서 선수들은 발베르데에겐 딱히 비판적인 스탠스가 아니었죠. 오히려 자신들 책임이라고 얘기하기까지 했고. 근데 세티엔은 선수들이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가 뭘 하려고 하는지. 그의 훈련이 대체 무엇을 위해서 하는 건지. 세티엔과 사라비아가 그렇게 얘기하는 게 대체 무엇을 얘기하는 건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근데 사라비아는 선수들에게 강하게 나갔죠. 본인은 이해를 시키려고 했던 거겠지만 그게 더 역효과를 냈다고 봅니다.

 

 

 

이건 선수단 장악의 문제가 아니라 감독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실전적으로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고 계속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도 중요하단 뜻입니다. 전 여전히 어설픈 이론가가 바르셀로나에 오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티엔이 아니라 팬들 사이에서 근래 얘기가 많았던 사리가 와도 바르셀로나에선 성공 못할 겁니다. 이미 유베에서의 실패에도 분명히 세티엔과 공통 분모가 있을 거에요. 이런 실전적인 면이 떨어지는 이론가들이 보이는 실패에는 유사한 면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발베르데가 떠난 것도 더 이상 본인이 타협해내서 낼 수 있는 새로운 게 없었기 때문이 제일 컸을 거라고 봅니다. 결국 궁지에 몰리자 내놓은 게 저번 시즌으로 회귀였으니. 쿠만은 결국 전반기가 가장 중요할 거에요. 전반기에 본인이 생각하는 구상이 어느 정도 궤도에 못 오르면 후반기는 쿠만이 아니라 누가 와도 메시 의존증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겁니다. 의장이 바뀌면 부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받을 사람도 본인 하나밖에 없을 텐데 고작 1년 하려고 바르셀로나에 온 건 아니니까요.

 

 

 

 

3. 뎀벨레가 훈련에 지각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이런 부분도 쿠만이 한 번 본보기로 조져버리면 선수단 전체에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좋을 것 같아요. 진짜로 이적이 이뤄지지 않아도 (혹여나 사실이 아니더라도) 훈련 한 번 지각했다고 이적설이 나? 란 생각을 선수들 중 누군가는 하기 마련일 테니. 물론 그전부터 논의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시기상으로 봤을 때 저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긴 하거든요. 시즌이 흘러가면서 쿠만이 선수들의 사생활에도 관여를 하냐 안 하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죠.

 

 

 

솔직히 전 뎀벨레한테 기대를 아예 안 하는 쪽에 가까운데 맨유 가도 잘할 것 같진 않아요. 안 갈 것 같기도 하고. 혹여라도 맨유에 간다면 악성 맨유 팬 친구한테 기프티콘이라도 사줘야겠습니다.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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