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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40

by 다스다스 2021. 2. 22.

 

 

어이없게 무승부를 거둬버렸는데 두 가지 정도를 짚어볼까 합니다.




1. 쿠만의 고집. 좌우 밸런스



시즌 초반부터 계속 쿠만은 좌우 밸런스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파티의 이탈, 쿠티뉴의 이탈 이후에도 브레이스웨이트를 쓰기도 했고 결국엔 페드리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한 데 용, 그리즈만의 기용 방식 변화로 어느 정도 틀을 만들어냈고 이 좌우 밸런스를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죠.



사실 마냥 틀린 건 아닙니다. 좌우를 다 활용해야 수비를 횡으로 흔들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며 볼 소유도 더 원활하게 해낼 수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우측면-중앙 부근에서 다지선다를 걸 수 있는 메시가 있으니 좌측면을 어떻게든 의식할 수 있게 만드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죠.



근데 문제는 대응 방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첫째로 좌측면에서 다수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온 더 볼을 긴 시간 가져가줄 수 있는 선수가 없으며 짧은 시간이라도 되는 선수가 없습니다. 페드리는 이제 퍼스트 팀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꼬마고 이 선수가 어느 정도 자질을 보여주고 있는 건 맞으나 이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는 카드는 아닙니다. 오히려 부상을 당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보구요.



그리즈만 같은 경우는 원래 온 더 볼을 길게 가져가기보단 빠른 판단을 앞세워 볼과 같이 속도를 내는 유형에 가깝습니다. 볼을 잡는 시간이 많은 건 대부분 박스 근처에서죠. 그리고 좌측면에 설 경우 오른발을 잘 못 쓰는 걸 알고 코너킥 쪽 (엔드 라인) 으로 몰거나 스로인을 유도하려고 순간적으로 덮치면 별 수가 없습니다. 박스로 횡으로 들어오면 왼발 각이 나오는 게 아니면 슈팅이나 패스 타이밍이 애매하다는 걸 이미 다 파악당했습니다. 이러면 계속 측면에서 중앙으로 대각선으로 들어가거나 순간순간 판단에 맞게 중앙과 좌측면을 왔다갔다 해야하는데 여전히 오른발이 나가야할 때 왼발이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고 주발 의존도를 떨쳐내는 게 어려운 것 같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구요.



이러다보니까 상대 수비가 매우 견고하거나 측면 위주의 대응 방식을 들고 나왔을 때 역으로 말리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알바가 해결해줄 수 있냐? 절대요. 그럴 거면 그리즈만이 좌측면에 가지도 않았겠죠.




둘째는 연장선입니다. 이렇게 횡으로 필드를 넓게 쓰려고 하는데 막상 모두가 공간을 균등하게 커버를 못하니까 상대가 유도해내는데 성공하면 끌려다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상대를 측면으로 몰아내는 게 너무 안 된다는 거고 거기서 횡이나 종으로 상대가 한 번 뚫어내면 몇몇 선수들 (대표적인 세 명 - 뎀벨레, 부스케츠, 알바) 로 인해 공간이 텅 비어버린다는 겁니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라인의 유동이 발생하면서 연쇄적으로 털리기 시작하는 거죠.



파리 전이 아주 좋은 예시입니다. 좌우 측면 어디에서도 측면에서 먼저 수비해내는 움직임이 잘 안 나오니까 본래의 대형이 깨지고 다시 포지셔닝을 잡는 과정이 나오면서 간격과 대형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는 거죠.




2. 메시



이렇게 좌우에서 다 밀리거나 좌측면에서 밀리거나 안 풀릴 경우 메시가 좌측면으로 가는 경우가 나옵니다. 이것도 파리 전에서 잘 보였죠. 심지어 카디스 전에서도 잠깐 보였구요. 카디스 전과 파리 전의 차이는 카디스는 파리만큼 좌우 측면을 활용할 자원들이 있는 팀도 아니고 그 정도의 짜임새가 있는 팀도 아니기 때문에 메시의 동선을 어느 정도 고정시켜놓을 수 있었다는 거 정도입니다.

 

 

 

(좌 - 카디스 전 전반전 패스맵, 우 - 카디스 전 후반전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전반전 패싱의 방향이 중앙-우측면에 쏠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게 한 쪽으로 쏠리는 게 보이면 쿠만은 후반전에 다시 좌우 밸런스를 맞추려는 의도를 보인다.)

 

 

(좌 - 파리 전 전반전 패스맵, 우 - 파리 전 후반전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전반전부터 파리한테 말려버려서 볼이 핵심적으로 나가는 지점 자체가 한참 뒤로 밀려버렸고 부스케츠-데 용의 패스 루트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메시의 동선이 종횡으로 다 길어졌다. 그로 인해 패싱의 방향이 좌측면에 쏠려있었고 이 여파로 메시의 포지셔닝도 변하면서 효율이 죽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파리 전도 후반전 (혹시나 싶어서 후반전만 다시 봤습니다.) 에는 좌우 밸런스를 맞추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물론 안 먹혔죠. 안 먹히는 이유는 전술적 변형 없이 기존 선수들로 변화를 시도하니까 그런 겁니다.



그럼 해결책은 크게 봤을 때 네 가지입니다. (파티나 쿠티뉴는 이번 시즌에 없는 선수라고 봐야함.)



- 메시가 다 해결해준다.
- 브레이스웨이트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거나 (그나마 교체 자원 중 가장 전술적 변형의 가능성을 높게 갖고 있음) 뎀벨레를 좌측면으로 돌리고 (그리즈만은 우측면으로) 데스트나 세르지에게 더 긴 거리를 적극적으로 뛸 것을 주문하면서 메시의 동선을 조정해준다.
- 프야니치가 기적 같이 폼을 끌어올려서 좌우를 향한 패스를 아주 좋은 분배로, 아주 빠른 판단과 동작으로 해낸다.
- 뎀벨레를 플랜에서 제외하고 트린캉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양 측면에서의 압박을 지금보다 더 자주, 강하게 시도해본다. (오프 더 볼 행하는 거나 공수 전환이나 수비 시에는 생각보다 영리한 편입니다.)




카디스 전은 이것저것 확인해볼 겸 현재의 틀을 상대 팀들이 얼마나 적응하고 대응 방식이 얼마나 발전 했나를 보기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하구요. (카디스도 파리랑 하는 걸 보고 분석했을 테니) 이겼으면 소득이 있는 경기였겠지만 비겨버렸으니 승점을 잃고 자빠지면서 뭔가를 배웠다고 해야겠죠. 이제 관건은 쿠만이 상대 팀들의 대응 방식에 맞게 대처를 할 수 있냐겠죠.




고집이 될 지 아집이 될 지 그 기로에 진짜 서있다고 보면 될 것 같구요. 어떻게 되든 선수들에게 방식 자체는 알맞게 가르치고 있다고 보는데 정작 성적이 안 나오면 다음에 오는 의장들은 쳐내려고 하겠죠. 지역 언론들도 가만히 안 있을 거고. 어찌됐든 바르토메우의 선택 중 하나니까요.





3. 16강 2차전 전까지 이런 부분들도 참고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쓴 글입니다. 몇 번째 말씀드리는지 모르겠는데 에펨코리아 안 하고 거기에도 다스다스란 닉네임이 있다던데 그건 저 아닙니다. 공룡 소리 내시는 분도 저 아닙니다. 에펨코리아 아이디 자체가 없습니다.



타 팀 경기들은 보고 간단하게라도 쓰는데 바르셀로나는 안 쓰는 이유는 선수 팬들 (뎀벨레, 푸츠 등등등) 이 메일로 이것저것 훈수 두는 게 짜증나서 안 쓰는 겁니다. 메일 주소는 뭐 그리 많은지 (원래 이렇게 많이 만들 수 있나요??) 차단해도 바꿔서 오고 귀찮아서 죽겠습니다.



제 블로그는 수익하고 아무 상관 없는 취미 생활 블로그입니다. 더 이상 이런 것들 관련해서 메일 좀 보내주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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