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잡소리 245 (리버풀)

by 다스다스 2021. 3. 8.





정신력이나 동기 부여를 논하기 전에 이 팀은 시즌 자체가 꼬여버렸고 그 여파가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의 부재와 더해지면서 후반기에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팀은 좌우 측면 투자가 주를 이루다못해 전부인 팀이고 거기서 나오는 것들로 승부를 보는 팀입니다. 보조자들의 특성도 좌우를 넓게 돌아다니면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피르미누, 바이날둠, 헨더슨 등등) 근데 정작 중요한 건 측면 로테이션 (뿐만 아니라 팀 전체로 봐도 무방함) 이 아예 안 돌아가니까 선수들 체력이 서서히 바닥이 나기 시작하면서 뛸 수 있는 시간, 범위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오히려 더 요구받으니까 팀이 망가져가는 겁니다. 몸이 못 버텨주는 선수들은 하나둘씩 쓰러져가고 있거나 위험 수위에 걸쳐있죠.



티아고의 영입도 이 좌우 측면을 더 빠르고 강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영입이었지. 다른 게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클롭의 잘못은 두 가지죠.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면서 더 강하게 영입을 주장했어야했고 (합리화해서 데려온 애들은 결국 안 쓰고 있는데 이게 불만 표시일 수도 있고 본인 플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만들어 낸 실책이나 고집일 수도 있고 정확하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네요.)
초반 흐름이 심상치않다고 느꼈을 때부터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그게 어설픈 대안이든 그렇지 않든. 어느 정도는 했다고 봅니다만 지금 팬들의 불만을 봤을 때 부족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죠.)




결국 현재의 리버풀은 후반전만 되면 가뜩이나 떨어져있는 체력이 더 떨어지면서 실책성 플레이들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는데 (패스 미스나 터치 미스도 더 많아짐) 1순위는 대부분의 선수들의 리듬이 망가졌다는 겁니다. 체력이 안 되니까 상대 팀이랑 비슷한 거리를 뛰는 것 같아도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뛰다보니까 힘든 경기를 하는 거구요.




이제 몇 가지 장면들을 보죠.




(베르너의 오프사이드 골 이전 장면인데 순간적으로 이렇게 공간이 텅 비어있는 모습이 많습니다. 한 번에 막아내지 못하면 뒷공간을 공략당하거나 다 같이 급하게 후퇴를 해야하니까 다수가 위치해서 무리하게 압박을 하는 경우죠. 문제는 저렇게 공간이 비어버려서 상대가 캐치하면 아주 쉽게 전방으로 넘어가고 찬스를 만들어낸다는 겁니다. 다른 경기들을 봐도 이런 장면이 꽤나 많이 나올 겁니다.)




결국 이 장면에서도 오프사이드긴 했지만 뒷공간을 공략당했죠. 다른 장면을 보죠.




(마운트 골 이전 장면인데 양 사이드에서 돌아들어가는 선수들을 다 놓치고 있습니다. 이런 장면들이 마운트 골 이전이나 이후에도 꽤 많이 나오는데 지예흐나 베르너가 유효하게 이끌어내질 못했습니다. 적응기라 헤매는 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지예흐도 은근히 시야가 좁은 것 같음)




(베르너가 알리송을 향해 뛰어갑니다.)




(볼은 앞에 있는 바이날둠에게 굴러갔고 베르너를 제외한 나머지 첼시 선수들은 다른 리버풀 선수들을 바라보면서 후퇴합니다.)




(이미 첼시 선수들이 훨씬 먼저 간격과 대형을 갖춰버렸습니다. 그만큼 느렸다는 거죠. 바이날둠이 아니라 누가 잡았어도 똑같았을 겁니다. 그만큼 팀 자체가 느립니다.)




(결국 측면에서 수적 우위를 뺏기며 공격이 막혀버립니다. 후반전만 가면 이런 모습이 많아지는 걸 정신력이나 동기 부여의 문제를 우선으로 봐야할까요? 절대요.)




우승을 했고 안일하게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고 그 여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신력이나 동기 부여를 지적하는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닙니다. 허나 그걸 지적하기 전에 이 팀이 고장이 나고 있다는 건 사실이고 이 부분을 극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재 클롭이 내놓을 수 있는 해결책은 지금 측면 위주의 팀을 특정 선수들에게 더 많은 역할을 맡겨서 조금이나마 탈피하는 거라고 보는데 이 마저도 쉽지 않은 게 그냥 팀 자체가 바닥이 나있어요. 정말 재밌게 본 팀인데 흥망성쇠를 이렇게 빠른 시기에 다 볼 줄은 몰랐네요.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소리 247  (33) 2021.03.11
잡소리 246  (17) 2021.03.10
잡소리 244  (22) 2021.03.07
잡소리 243 (리버풀)  (21) 2021.03.05
잡소리 242  (13)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