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이나 동기 부여를 논하기 전에 이 팀은 시즌 자체가 꼬여버렸고 그 여파가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의 부재와 더해지면서 후반기에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팀은 좌우 측면 투자가 주를 이루다못해 전부인 팀이고 거기서 나오는 것들로 승부를 보는 팀입니다. 보조자들의 특성도 좌우를 넓게 돌아다니면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피르미누, 바이날둠, 헨더슨 등등) 근데 정작 중요한 건 측면 로테이션 (뿐만 아니라 팀 전체로 봐도 무방함) 이 아예 안 돌아가니까 선수들 체력이 서서히 바닥이 나기 시작하면서 뛸 수 있는 시간, 범위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오히려 더 요구받으니까 팀이 망가져가는 겁니다. 몸이 못 버텨주는 선수들은 하나둘씩 쓰러져가고 있거나 위험 수위에 걸쳐있죠.
티아고의 영입도 이 좌우 측면을 더 빠르고 강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영입이었지. 다른 게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클롭의 잘못은 두 가지죠.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면서 더 강하게 영입을 주장했어야했고 (합리화해서 데려온 애들은 결국 안 쓰고 있는데 이게 불만 표시일 수도 있고 본인 플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만들어 낸 실책이나 고집일 수도 있고 정확하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네요.)
초반 흐름이 심상치않다고 느꼈을 때부터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그게 어설픈 대안이든 그렇지 않든. 어느 정도는 했다고 봅니다만 지금 팬들의 불만을 봤을 때 부족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죠.)
결국 현재의 리버풀은 후반전만 되면 가뜩이나 떨어져있는 체력이 더 떨어지면서 실책성 플레이들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는데 (패스 미스나 터치 미스도 더 많아짐) 1순위는 대부분의 선수들의 리듬이 망가졌다는 겁니다. 체력이 안 되니까 상대 팀이랑 비슷한 거리를 뛰는 것 같아도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뛰다보니까 힘든 경기를 하는 거구요.
이제 몇 가지 장면들을 보죠.
결국 이 장면에서도 오프사이드긴 했지만 뒷공간을 공략당했죠. 다른 장면을 보죠.
우승을 했고 안일하게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고 그 여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신력이나 동기 부여를 지적하는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닙니다. 허나 그걸 지적하기 전에 이 팀이 고장이 나고 있다는 건 사실이고 이 부분을 극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재 클롭이 내놓을 수 있는 해결책은 지금 측면 위주의 팀을 특정 선수들에게 더 많은 역할을 맡겨서 조금이나마 탈피하는 거라고 보는데 이 마저도 쉽지 않은 게 그냥 팀 자체가 바닥이 나있어요. 정말 재밌게 본 팀인데 흥망성쇠를 이렇게 빠른 시기에 다 볼 줄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