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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43 (리버풀)

by 다스다스 2021. 3. 5.




- 모바일이라 짤막하게 느낀 점.




리버풀은 전술 문제를 지적할 게 아니라 팀 자체가 아예 리듬이 박살나버렸어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시즌 플랜을 짜도 이 정도로 막을 수 없는 변수들이 찾아오는 경우는 보기 힘든데 그런 시즌이 하필 이번에 와버린 거죠.



시즌 초반 흐름만 봤을 때는 클롭의 관리법이 제대로 먹혀들어갈 경우 티아고를 영입한 건 분명히 큰 효과를 거둘 거라고 봤는데 관리법은 커녕 초반부터 다 꼬이면서 가뜩이나 컴팩트하게 굴리던 스쿼드였기 때문에 그 여파가 후반기에 다시 한 번 찾아오는 거라고 봅니다. 이건 여기서 부상 악령이 다시 한 번 찾아와도 놀랍지 않은 일이라는 뜻이구요.



전술전략이라는 것도 결국 체력이 기반이 되어야하고 선수들 몸이 따라줘야 되는 건데 리버풀은 지금 몸 상태가 멀쩡한 선수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몇몇 선수들은 뛰는 것만 봐도 언제 부상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느낌을 주고 있달까요.



로버트슨 보면 원래 이렇게 종으로 길게 뛰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뛰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본인이 돌파를 하거나 동료들과 원투를 주고 받거나 하는 게 잘 나오지도 않고 나와도 잘 안 됩니다. 발이 안 떨어지는 게 제일 크겠죠. 그러다보니까 패스 세기가 조금만 세지면 터치도 무조건 튀어버립니다. 원래 이런 식으로 한 발 더 뛰는 게 아닌데 그만큼 지쳐있단 뜻이죠.



아놀드도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지고 중간중간 흔들리니까 킥도 이상하게 나갈 때가 있어요. 마네도 엄청 느려졌단 느낌이 들던데 (순간적으로 몸이 반응하는 것도 엄청 느려진 것 같아요. 동작이 엄청 느릴 때가 있음) 이렇게 리듬이 무너졌을 때 되돌아오는 건 엄청 힘든 일이라 리버풀은 이번 시즌의 결과물이 어떨 지보다 앞으로 스쿼드를 어떻게 해야할 지 그리고 다음 시즌을 대비하는 과정은 어떻게 짜야할 지 같은 것들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고 봐야겠죠.



한 가지 확실한 건 피르미누는 반드시 내보내야할 선수인 것 같음. 보조자로서의 가치를 완전히 상실했고 다시 돌아올 일도 없어보입니다. 저번 시즌도 얘 책임이 되게 컸다고 보는데 이번 시즌도 다른 것에 가려지고 안일하게 넘어가면 크게 한 방 당할 거라고 봄. 사이클 반등의 핵심 중 하나는 못해진 선수들을 과감하게 방출하는 겁니다.



홈, 원정 차이는 제가 요번 시즌은 리버풀 경기를 뜨문뜨문 봐서 확실하게는 얘기 못하겠는데 상대가 웅크리고 측면 공간을 타고 오는 심플한 대응 방식에 대처가 안 되는 게 제일 크겠죠.



원정에선 상대 팀들이 자기 홈이니까 라인 자체가 어느 정도 올려서 대응하는 팀들도 있어서 홈과는 다르게 진흙탕 축구로 이어져서 승리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지만 안필드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팀들이 조금 더 긴 거리를 공략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더 수비적인 방향성이 강한 게 현재 리버풀에겐 잘 먹히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이제 표본이 쌓여버렸으니 상대 팀들의 대응 방식은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조금 더 탄탄해지겠죠. 첩첩산중이라고 보시면 될 듯. 근데 아주 냉정하게 봤을 때 앞으로 같이 갈 가치가 없는 선수들을 잘 가려낼 수 있는 기회기도 합니다. 리듬이 무너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선수 자체가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는지만 잘 판단하면 반등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죠. (피르미누는 후자임. 웬만하면 확신에 찬 발언 안하는데 얜 후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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