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축구 볼 때 그런 게 있었던 거 같아요. 뭔가 현상을 보기보단 정답을 정해두고 봤달까요. 제가 뭔가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거 같기도 하구요.
예를 들면 쟤 못하잖아. 왜 쓰는 거야 대체. 저딴 놈이 감독이야?? 내가 해도 더 잘하겠다. 저 선수들로 저것밖에 못해? 쟤는 저게 축구 선순가??
이렇게 봤다면 어느 순간 현상을 보려는 관점이 생긴 거죠.
왜 얘를 쓰는 걸까. 쟤는 어떤 이유로 쓰는 걸까. 이 감독의 의중은 뭐지? 왜 이렇게 뛰는 거지?? 어떤 기준으로 접근했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거지?
아마도 특이하다고 느껴졌던 건 이런 부분이 제일 클 것 같아요. 전 웬만해선 현상을 놓고 왜 이럴까를 보려고 하는 편이라 완전히 이해가 안 가지 않는 한 잘못됐다라고 얘기하진 않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것과 거리가 멀어도 일단 왜 그런 지는 알아보려고 하는 거죠. (발베르데의 바르셀로나가 아주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네요.)
일반인도 아는 걸 그들이 하지 않는 데는 타당하든 타당하지 않든 이유가 있을 거고 무엇보다 실제 관계자들과 얘기해봤을 때도 이들이 나보다 모든 면에서 잘 알고 있다는 건 너무 크게 느껴졌거든요.
근데 축구를 보는 관점이 어느 정도 자리잡히면서 그건 느꼈죠. '내가 이렇게 보는 게 잘못된 건 아니구나.'
사실 커뮤니티에서 하려다가 (꾸코를 통해 배운 것들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됐기 때문이 제일 큽니다.) 현타가 엄청 크게 와서 때려치우고 (이미 그 전에 운영자 할 때, 번역할 때 커뮤니티에 대한 회의감이 엄청 쌓여있었음) 혼자 즐기다가 결국 번역 위주의 블로그를 제 관점을 쓰는 블로그로 바꾼 건데 (지금은 잘했다고 느낍니다. 안 맞는 사람들하고 얘기를 안 섞어도 되니까요.) 아주 조금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서 기쁘기도 하고 보람차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처음엔 글을 어떻게 가다듬어야할 지도 몰랐고 어떻게 설명해야 이게 바로 이해가 될 지도 몰라서 글쓰는 시간 자체가 오래 걸렸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스스로 느낍니다.
이 블로그는 말 그대로 제 관점을 공유하는 블로그고 제 글, 댓글들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요소가 된다면 전 그걸로 만족합니다. 저를 따라하거나 저랑 비슷하게 보려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본인만의 재미를 찾아야 스포츠가 더 재밌게 느껴진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 이제 누구와도 따로 축구 토론을 한다거나 같이 보거나 그러진 않습니다만 (제 친구인 악성 맨유 팬하고도 심도 깊은 얘기는 안 합니다. 그냥 걔가 물어보면 제가 얘기하고 이 정도? 같이 경기 보는 건 안 한 지 꽤 됐구요. 농구는 걔가 너무 잘 알아서 많이 물어보긴 합니다.) 같이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종종 주제를 정해서 얘기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겠죠.
제 블로그가 방문자 분들이 재미를 찾아가는 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더해서 한 가지 오해를 풀고 가면 에펨코리아는 하지 않고 에펨코리아뿐만 아니라 어느 곳이든 제 글을 퍼가시는 모든 분들과 일절 연관 없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하더라도 공룡 소리 내면서 그렇게 커뮤니티를 하진 않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정체를 숨기고 홍보를 하진 않습니다.
몇 번 보면 그 분이 해명하고 계시던데 분명하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그 분하고 따로 얘기해본 적도 없습니다. 퍼가시는 건 어떤 분이 퍼가시든 상관없고 (바르셀로니스타만 아니면 됌. 거기선 제 글 안 보고 싶네요.) 오히려 너무 감사한데 저때문에 괜히 다른 분들이 피해보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방문해주셔서 감사하고 짱개 폐렴 조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