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은 그냥 이거 같음.
토트넘이 아닌 다른 클럽들에서 지내고 있는 선수들과 계속 얘기를 나누면서 뭔가 마음 속의 변화가 일어났을 거 같아요. 이번이 결정적이었던 셈이죠.
토트넘이 타이틀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고 자신의 커리어가 어쩌면 보잘 것 없을 것 같다 이런 걸 넘어서서 자신이란 선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까지 더해진 것 같달까. 잉글랜드 선수가 아니었다면 가족 영향이 컸을 거고 그게 어쩌면 굉장히 높은 비중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것도 아니고. (비슷한 방식으로 태업했었던 마스체라노도 가족들이 잉글랜드에선 못 살겠다 했던 게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 그랬었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말곤 없는 것 같아요.
심지어 네빌이 케인은 되게 프로페셔널한 선수라고 했던데 더더욱 이런 쪽으로밖에 생각이 안 드네요.
이제 몇 년 더 지나면 토트넘에선 타이틀과 상관없이 지금보다도 더 전설적인 존재가 되겠지만 다른 클럽 팬들에겐 그렇지 않을테니까요. 실제로 이유불문하고 중요한 경기들에서 잘한 적도 없고 이런 거 하나하나 쌓이면 사람들에게 잊혀져가기 마련이기도 하고 결국엔 쟨 저게 끝이야라고 생각해버리니까요.
거기다가 국가대표팀이란 게 같은 국적이긴 하지만 소속팀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가 굉장히 많이 오고갑니다. 여긴 어떻고 저긴 어떻고 거긴 어때?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겠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 국적 선수들의 최종 행선지가 정해지죠.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 스페인은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 근래에는 알레띠까지. 잉글랜드는 90년대부터 퍼거슨 떠날 때까진 늘 맨유였지만 지금은 시티도 있고 리버풀도 있고 첼시도 있고 하니까. 그만큼 오고가는 얘기들도 많고 비교가 되는 부분들도 있겠죠.
결국 자신을 증명하기 가장 좋은 환경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팬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보단 자기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서 저런 행동들이 나온 걸수도 있고. 그리고 온순하게 나갔을 때 이적할 수 있는 확률이 적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구요.
아름답게 헤어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도를 찾으려는 노력이 되게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노력도 없었고 굉장히 이기적인 행동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얘만 놓고 보면 앞서 말했듯이 지금만큼 새로운 도전을 외치기 좋은 시기가 없을 것 같긴 합니다. 꼭 시티가 아니더라도요.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