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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57

by 다스다스 2021. 8. 5.





축구를 볼 때 퍼스트 터치의 중요성을 잊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제가 뎀벨레 올 때 그 정도 재능인 지 모르겠다고 한 이유 중 한 부분이기도 했는데 이 첫 터치가 안 좋은 선수들은 신체 반응이 그만큼 상대보다 더 빨라야 한단 뜻입니다. (늘 말하지만 바르셀로나는 고쳐쓸 수 있다 생각했을 확률이 엄청 높습니다. 바르셀로나에 와서 부상이 많아진 건 우연이 아님)



자신이 첫 터치가 안 좋거나 약발을 잘 못 쓰는 선수들 중 시원시원하게 뛰는 선수들 보면 그 첫 터치가 이미 삑사리날 걸 감안하고 바로 다음 동작으로 빠르게 이어나가는 거죠. 이런 게 영리함이고 판단력이고 자신의 장단을 잘 아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 대부분은 자신이 직선이나 사선으로 쭈욱 뛸 수 있는 공간이 열려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 측면에서 뛰죠. 아니면 감독이 의도적으로 조금 더 뒷선으로 빼버려서 거길 시작점으로 잡아주고 볼과 같이 뛰게 만들기도 하구요. 그만큼 열려있는 상황에서 편하게 볼을 받게 만들어준단 뜻이기도 합니다.



근데 이렇게 신체 반응에 의존하다보니까 근육계 부상도 자주 찾아옵니다. 대부분이 이럽니다. 저런 선수들 떠올려보면 갑자기 허벅지 잡고 나가는 애들 몇 명 떠오르실 겁니다.



이렇게 자기 몸에 맞게 뛸 줄 아는 것도 재능을 결정짓는 하나의 요소고 좋은 감독들이나 코치들은 이런 걸 수정해줄 수 있지만 그것도 아주 드문 케이스입니다. 대부분은 그런 기회가 있어도 어렸을 때 습관이 들어버려서 잘 못 고칩니다.




농구를 봐도 볼을 잡았을 때와 볼이 없을 때 첫 스텝을 되게 중요하게 보는데 (보는 눈 좋으신 분들 중 이걸 무시하시는 분 한 분도 본 적이 없음. 해외 찾아봐도 다 비슷한 반응) 그만큼 한 발 앞서나가고 미리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하단 뜻이겠죠.



전 그래서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어린 선수들 볼 때 제일 먼저 보는 건 이것들입니다.




첫 터치를 가져가기 전 오프 더 볼 (아주 많은 걸 의미함)
그러고 볼이 자기에게 왔을 때 첫 터치를 가져가는 전후 동작
그리고 본인이 잡고 있던 볼을 잃었을 때 이후 동작이나 행동들



나머지는 그가 뛰는 동선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보고 좀 표본이 쌓이면 큰 그림 안에서 얘는 어떤 유형이다 이런 게 보이기도 하고. 같은 팀에 비교할만한 선수들이 있으면 그것도 그 선수를 보는데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이런 첫 터치는 어느 정도는 타고나는 거라서 훈련이나 전술로 일정 부분을 극복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는 절대 극복 못합니다. 메시 같은 경우도 어렸을 때 의도적으로 오른발 사용을 늘리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첫 터치를 어느 발로 하고 그 이후 어떤 플레이를 하냐 이런 거 굉장히 중요해요. 로벤처럼 일단 자기 주발 쓰기 편한 포지셔닝을 한참 앞서잡고 (포지셔닝 관련해선 매 시즌 발전했다는 게 보이실 거임) 스텝이나 보폭을 짧고 빠르게 가져가면서 장점을 갈고 닦는 케이스도 있고.



이런 것들을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의 일부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좋은 감독들은 이런 걸 잘 개선시키죠. 감독들을 놓고 보면 개개인을 보고 장단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그 감각이 좋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보는 것도 축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죠. 재능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자 요소기도 하구요.




유튜브로 농구보다가 갑자기 떠올라서 짧게 써봅니다. 어떤 의도를 갖고 쓰는 글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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