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잡소리 265

by 다스다스 2021. 8. 30.

 

 

 

 

개인적으로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른 반응이 너무 갈리는 걸 안 좋아하는 편입니다. 예전 같은 경우야 그냥 쓰고 싶은 데로 썼고 할 말만 했다면 지금은 보는 분들이 많아졌다 보니까 글을 쓸 때도 잘한 경기는 잘했다고 짚기보단 무엇이 부족했으며 앞으로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하는 지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짚으려고 하고 못한 경기는 반대로 대다수의 팬들과는 다르게 잘한 부분들을 조금 더 찾아보려고 하는 편 (안 보이면 마찬가지로 위험 요소나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을 짚긴 하죠.) 인데 큰 틀에서 봤을 때 전반기 같은 경우는 일희일비해봤자 좋을 게 없습니다.

 

 

 

강팀들 같은 경우는 전반기에 자빠지는 게 장기 레이스에서 좋을 게 없긴 해서 웬만하면 추하게라도 대부분의 경기에서 다 이기긴 이겨야하는 게 맞긴 한데 제 개인적으로 정한 기준이 있다면 2무 2패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해도 된다고 봅니다. 왜 일반적인 기준으로 2무 2패를 잡아놨냐면 세 번의 피파 바이러스 기간이 있고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이 중간중간에 끼는데 이 과정 속에서 발생할 각종 변수들을 고려하면 리듬이 올라오는데 꽤나 긴 시간이 소모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 예시를 하나 들어보면 피파 바이러스 후에 다 자빠지면 세 번 자빠지는 거고 (세부적으로 보면 재수 없게 한 번 비기고 A매치 주간 이후 원정 두 번 가서 두 번 다 얻어터지고 와서 1무 2패를 했다고 치고) 보통 조별 예선 5차전 안으로 진출이 갈리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하다 보면 체력 리듬이 흔들리면서 이 5차전 안에 한두 번은 자빠지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다 지쳐서 볼만 돌리다 1무를 추가해서 2무 2패로 가정) 자빠지는 시기야 다를지 언정 보통 이 큰 흐름을 생각하고 보면 '얘네 왜 졌지? 왜 비겼지?' 가 이해가 되는 경기들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더해서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월부터 중간에 끼는 3월 A매치까지 전반기에 리듬이 좋았던 상대 팀들이 리듬이 떨어지면서 자빠질 때 2무 2패 정도의 차이 (승점으로 치면 최소 10점) 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서기 때문. 저번 시즌 리가 같은 경우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죠. 알레띠가 굉장히 앞서갔는데 그런 거 치고 리가 타이틀은 꽤나 늦은 시기에 결정 났음. 반대로 전반기에 리듬이 좋아서 출발이 좋은 팀들은 앞으로 떨어질 리듬을 고려했을 때 2무 2패 이상으로 앞서 나갈 수 있어야 우승을 이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모든 건 제 기준에서 가장 일반적인 케이스고 강팀들의 상황에 따라 이 수치는 변하기 마련이란 걸 잊지 마셔야 함.

 

 

 

 

맨유 같은 경우 어제 굉장히 짧은 시간을 보긴 했지만 팬들이 형편없는 경기를 하고 있구나 라고 할만한 경기였다는 생각은 드는데 벌써부터 너무 비판적으로 팀을 바라보기에는 이 팀은 시너지가 나기 시작할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만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솔샤르의 가장 큰 단점은 디테일한 면이 너무 떨어진다는 건데 반대로 큰 틀에서 잡아두고 선수들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과하게 터치를 안 한다는 건 시너지가 나기 시작할 땐 반대로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감독을 대다수의 팬들이 보는 것보다 높게 보는 건 이게 다임. 어차피 이거저거 안 되는 선수들한테 가르칠 바엔 그런 거 하지 말고 큰 틀만 잡고 특정 선수들의 능력을 그냥 최대한 끌어내자는 것. 심플 이즈 베스트의 표본이죠. 보면 경기가 안 풀려도 벤치에 앉아서 가만히 있고 뭔가 안 풀리는 듯한 표정만 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교체 선수들을 넣을 때도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필드 위에 있는 선수나 들어가는 선수를 붙잡고 무언가를 막 주입시키고 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나오는 게 이미 큰 틀에서 모든 게 다 짜여있기 때문입니다. 팬들은 보통 이런 걸 보면 저 놈은 라인업밖에 적을 줄 몰라. 그것도 맨날 똑같은 애들로. 이런 뉘앙스로 비판하기 마련이지만 이런 건 하나의 운용 스타일이고 이런 걸 이해해야 한다고 보는 편입니다.

 

 

 

시기상 다를 뿐. 솔샤르의 맨유가 보여주는 시즌 전체에서의 흐름은 이겁니다. 한 번 좋은 흐름을 탔을 때 경기력과 상관 없이 계속 승리를 가져오면서 그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들의 개인 폼은 계속 올라가는 편이에요. 그러다가 이 선수들이 내리막을 탈 때 이 선수들이 제 역할을 못 해주다 보니까 아주 형편없는 경기를 펼치면서 크게 흔들리죠. 뭐 지금 같은 경우는 프레드가 가장 대표적인 선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저번 시즌 같은 경우는 브루노가 체력 리듬이 확 내려갔던 게 예시가 될 수 있겠구요.

 

 

 

만약에 이번 시즌을 망친다면 리듬을 끌어올리는 시기를 감독이 조절을 못해서 잡아야 할 경기들을 다 놓치면서 작살이 나는 게 전부일 거라고 생각하구요. 적어도 지금은 지켜봐도 된다고 봅니다. 전 지금 맨유는 잘할만한 요소들은 충분히 있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시장에서도 큰 틀에서 보면 딱 세 가지 측면에서 보강을 나섰다고 봅니다.

 

 

- 보조자로서 확실하게 해줄 선수

- 브루노나 포그바가 발휘하는 창의성에 무언가를 더해줄 선수

- 지는 경기나 무너질만한 경기를 무승부나 승리로 바꿔줄 만한 선수 (그린우드도 살짝 이 가능성이 보임. 호날두 영입을 긴급하게 바로 승인해줬다는 것도 큰 틀에선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살짝 이해가 갈 수도? 물론 호날두 영입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신다면 전 저번과 똑같은 답변밖에 드릴 게 없음. 세리에에서의 호날두를 안 봤기 때문에 모른다.)

 

 

제가 이 팀을 보면서 후방 보강을 외쳤던 건 첫 번째만 제대로 잡아도 브루노나 포그바가 역할이 줄어들면서 좋은 모습이 나올 확률이 꽤나 올라가지 않을까 싶었던 거고. 맨유 보드진이나 솔샤르는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봐야겠죠. 이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물론 저 역시 후임 감독은 디테일한 면을 잡아주는 감독이 조금 더 알맞은 그림일 거라고 보는 편이긴 합니다. 솔샤르랑 헤어지는 시기는 한 번 성공을 거두거나 아니면 개망하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전 전자의 가능성을 그렇게 낮게 보진 않음.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성공할 거라는 건 아니니까 나중에 제 탓은 하시면 안 됩니다.

 

 

 

시티 같은 경우에도 메시도 놓치고 케인도 놓치고 호날두까지 놓쳐서 분노가 끝까지 올라온 팬들 반응과 다르게 괜찮다는 반응을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이거임. '데 브라이너가 없는 상황에서 본인들이 이겨야 하는 방법론이 있는데 그 방법론대로 이겨나가고 있다.' 이건 선수단 전체에도 꽤나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 생각하고 펩이 잘 활용할 거라고 봅니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느껴지실 수도 있겠네요. 그냥 시즌 전체를 보는 큰 그림을 말씀드리고 싶었고 그런 측면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소리 266  (26) 2021.08.30
이런 놈들은  (6) 2021.08.30
잡소리 264 (헤타페 전)  (14) 2021.08.30
모리바 중간 점검  (4) 2021.08.29
맨체스터 시티 한 번 더 짚어보기  (16) 2021.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