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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음...

by 다스다스 2021. 9. 21.

 

 

 

이것저것 할 게 너무 많아서 이번 경기를 못 봤는데 우연찮게 경기를 본 악성 맨유 팬 친구 말로는 보기 힘든 경기였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지금 팬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온 가장 큰 계기는 이러나저러나 뮌헨 전이 맞다고 생각해요. 전력을 떠나서 전 바르셀로나의 감독이라면 그런 식으로 준비해서는 안 됐다고 봅니다. 지는데 과정이 뭐가 중요하냐고 따질 수 있겠지만 그렇게 지는 건 아니라고 봐요. 지더라도 그들의 방식대로 진다면 다음엔 나아질 수 있을까를 팬들끼리 얘기하면서 다음 경기를 기다리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도 질 거야. 이런 식으로 축구하는 건 볼 가치가 없어. 란 말밖에 안 나오니까요. 무링요가 첼시 막바지, 맨유, 토트넘에서 다 날라가면서 팬들에게 이런 감정들만 심어줬잖아요. 발베르데도 마찬가지고. 전 그래서 발베르데 진짜 싫어했음. 아마 블로그를 안 했으면 전 바르셀로나 경기는 안 봤을 거예요.

 

 

 

이건 유효 슈팅을 하나도 못했다의 문제가 아니라 접근 방식의 문제였고 필드에 선수들이 들어가기 전까지의 모든 내외적인 방식에 의문을 가질 만한 경기였다는 거죠. 그게 과정으로 드러난 겁니다. 라인의 유동이 일어나면 못 이길 걸 아니까 그걸 고려한 애매모호한 방식의 축구. 이거 딱 발베르데가 하던 거잖아요? 저번 시즌에도 이렇게 적정선에서 타협을 하려 했는데 (특히 좌우 밸런스. 그러다 보니 그냥 공격만 해야 하는데 어설프게 좌우 밸런스 잡으려는 경기도 있었고.) 그게 이 정도까지 아니면 발베르데처럼 선을 넘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보는데 이번 시즌은 저 한 경기로 선을 쎄게 넘어버린 거죠.

 

 

 

그렇게 해서 이겼으면 뮌헨을 이긴 거니까. 발베르데처럼 일단 이겼으니 넘어가자. 는 됐을 건데 이기지 못했으니까 문제가 된 겁니다. 메시가 없었다. 그리즈만이 없었다. 또 부상 선수들이 있었다. 그리고 기량이 안 되는 선수들이 더 많아져서 그런 축구는 못한다. 등등 이런 것들이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다 감안하고도 감독은 늘 답을 찾으려고 해야 합니다. 그런 직업이고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빅 클럽의 감독이라면 누구나 다 이런 요구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생각한다면 팬들의 분노는 당연한 거죠. 선수들 마저도 뮌헨 전 접근 방식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잖아요.

 

 

 

이번 시즌은 전술적 중심을 잃고 그 전술적 중심의 보조자이자 메시 이후를 일부라도 책임지면서 대체해줄 또 다른 전술적 중심도 잃은 시즌이기에 감독의 역량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는 시즌인 것도 맞습니다. 오히려 감독이 더 필드를 통제하고 전술전략적인 면을 드러내야 하는 시즌이죠. 그렇지 못하면 힘든 시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알아서 해결해줄 선수가 없으니까요.

 

 

 

저번 시즌에도 분명히 실망스러운 경기들은 있었는데 그럼에도 쿠만이 1년 더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건 그가 팬들이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나 저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감독이라고 봤다기보단 (전 메시가 나갈 것은 물론이고 그리즈만까지 나가는 것도 예상을 못했으니 저런 부분은 1차적인 요소가 분명히 아니었음) 다음 감독. 아니면 그 이후의 감독들에게 유의미한 자원들이나 시스템을 만들어두고 갈 확률이 높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바르셀로나의 관념은 강하든 약하든 계속 이어질 테니까요. 사실 전 이 감독에게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아요. 부임 전에도 발렌시아, 에버튼 등에서 했던 거랑은 다를 거라고 했었던 정도고 루쵸처럼 분명히 성공할 거란 확신은 들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었죠.

 

 

 

라포르타가 축구도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지금 크루이프처럼 중간에서 조언자 역할을 하면서 제어해줄 사람은 물론이고 내부에서 과거 로셀, 치키, 잉글라, 소리아노 등 처럼 그건 아니지 하면서 반박할 사람들이 없으니까 미쳐 날뛰고 있는 것도 맞고

 

내부에서 축구 내적인 관점으로 팀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사람이 없어서 감독과 보드진의 마찰이 있는 것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팬들이 당연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인 것도 맞습니다. 알레마니가 권한이 있었으면 (혹여나 알레마니가 아니더라도. 축구 내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이 권한이 있었으면) 이적 시장이 그렇게 돌아갈 리가 없었을 테고 피미엔타한테도 그런 일이 일어났을 리가 없겠죠.

 

그래서 쿠만은 알게 모르게 불만도 있을 거고 일할 맛도 안 나겠죠. 당장 회사로만 따져도 윗대가리들은 내 의견 들어주는 척만 하고 다 망쳐놓고 나한테 다 알아서 하라고 하는 거랑 다를 게 없잖아요. 그럼에도 어떻게든 되게 하라는 거니까 답답할 수밖에 없어요. 나름 고충이 있는 부분을 감안하시는 팬분들이 계신 것도 이런 상황이 제일 크겠죠.

 

 

 

근데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다가오는 경기들로 분위기 전환을 하고 방향을 잡고 선수단이 쿠만의 방식은 틀리지 않다고 느낀다면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감독을 갈아치우는 겁니다. 그러니까 계속 쿠만의 거취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라포르타를 포함한 보드진들이 상황을 이따구로 만들어놨어도 쿠만은 쿠만의 일을 어느 정도는 해야 맞다는 거죠.

 

 

 

이제 보드진을 보면 다음 감독이 누가 오냐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축구 내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게 결정권을 줄 수 있냐 없냐가 중요할 겁니다. 사실 이번 여름은 경제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게 일부분 타당하다고 볼 수 있었어도 너무 말이 안 되는 여름을 보냈다고 생각하구요. 쿠만을 진짜 짜른다고 가정했을 때 적당히 보드진하고 타협할 수 있는 인물을 데려온다면 바르토메우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겠다고 간접적으로 선언하는 셈이고. 그렇지 않다면 목표는 확실한 거죠. 우리의 바르셀로나. 라포르타의 바르셀로나. 그걸 만드려 하는 거.

 

 

 

지금 바르셀로나는 분명히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그럼에도 오려고 하는 감독들은 있을 것 같은데 외부 인사 뽑아놓고 힘도 안 실어주고 압박만 뒤지게 주면 타타 꼴나는 건 안 봐도 훤함. 심지어 타타처럼 겉으론 비슷해 보여도 정반대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감독 데려오면 쿠만이 앞으로 있을 경기들에서 안 좋은 모습들을 계속 보여줘도 그것보다 더 심각한 시즌이 될 수도 있음. 전 타타가 단순히 능력이 딸려서 그렇게밖에 못했다고 생각 안 합니다. 감독이란 게 절대 전술전략적인 능력만이 전부가 아님. 외부적 요인, 환경적인 요인, 선수단의 일반적인 성향 등 같은 것들 역시 상당한 영향이 가기 때문에 지금 나오는 명단들은 전술전략적인 면만 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생각해요.

 

 

 

어떻게 될지 지켜봅시다. 쿠만이 이 위기를 잘 넘어가서 여론을 돌리는 게 베스트라고 보긴 해요. 지금 떠나도 이 사람이 남기고 가는 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보는데 그냥 1년 더 채우고 2년하고 가면 퍼스트 팀뿐만 아니라 모든 카테고리에 어떤 부분에 관해서는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남기고 갈 거라고 봅니다. 아무도 본인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걸 너무 떠벌리면서 책임감을 회피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표현 방식이겠지만 그게 마냥 좋은 건 아님. 물론 그게 일을 하기 힘들게 만드는 엄청 큰 요소는 맞겠지만... 압박감 느끼지 말고 뜻대로 좀 했으면 좋겠네요. 라포르타를 포함한 보드진도 마찬가지임. 언론들을 통해서 저런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 건 전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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