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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74

by 다스다스 2021. 11. 9.





바르셀로나의 전설적인 팀닥터 중 한 명이었던 프루나가 예전에 그랬죠. 근육계 부상은 통상적으로 한 달 정도의 텀을 두고 최대한 움직이지 않으면 완벽한 모습으로 나올 수 있는 부상이라고. (늘 움직이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얘기하던 사람. 회복 운동을 위해서라면 통제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할 정도)



다른 사람들 다 티토 칭찬하고 더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할 때도 저 혼자 절대 아니라고 하면서 티토가 바르셀로나 망친 장본인 중 한 명이라고 떠들고 다니던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하나가 이거구요. (당시 메시는 분명히 쉬어야했고 프루나를 비롯한 의료진들이 훈련 참가도 불가하다 했는데 그걸 다 무시하고 끌어쓰다 탈남. 메시가 그렇게 터져서 나간 게 결국 나중에 팀한테도, 메시한테도 다 안 좋았음... 타타는 애초에 본인의 트레이닝론을 중간에 다 엎어버리면서 선수단 전원의 리듬을 무너뜨리면서 거북이로 만들었으니 이런 부분보다 그 전 과정을 지적하는 게 맞는 감독이라고 생각하구요.)



이번에 쿠만 나갈 때도 감독의 관리 실패를 지적했던 게 의료진과의 불협화음으로 인한 다수의 선수들이 쓰러져가는 과정들에서 감독의 잘못된 선택들이 없었을 리가 없다는 게 제일 큽니다. (물론 의료진의 오진이나 기간을 잘못잡는 등 의료진 자체의 문제도 있었겠죠. 이걸 부정하진 않습니다.)



전 이 여파는 지금보단 후반기에 더 크게 올 거라고 보구요. 조심하지 않으면 아주아주 위험한 후반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온갖 병크가 다 섞이면서 여름을 잘못 보낸 대가를 치른다고 보셔도 될 것 같음. 이런 과정 속에서 전술적 중심을 잃고 그 다음 카드까지 잃었으니 쿠만 입장에선 가벼운 인터뷰나 자기 잘못은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인터뷰 등을 할 수도 있는 거라고 봅니다만 전 여전히 그러면 안 됐다고 봅니다.



냉정하게 쿠만의 할 일은 본인이 감독으로서 더 필드를 통제해야 하는 거였다고 봅니다. 더 디테일하게, 더 세세하게. 이미 그럴 수밖에 없는 시즌이었는데 너무 무기력했다고 봐요. 물론 앞선 말한 이유들이 아니어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은 분명히 더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만... 허나 미래들을 발굴했다는 건 나중에 평가받을 일이고 그들은 지금을 책임져줄 수 있는 선수들이 아니란 것까지 생각해본다면 분명히 아쉬운 부분.




뭐 이런 얘기들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뎀벨레가 이번에 또 부상을 당했는데 제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신체 조건과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몸이 변하는 과정에 맞춰서 플레이 스타일도 변해야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되거나 무시되면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부족한 것도 더해지면서) 이러한 상황까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동안은 다 예측 (그래도 강한 예측) 이었는데 점점 제 관점에선 확실하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보고 있음.



거슬러 올라가서 판단해보면 전 재능의 크기 문제가 더 컸다고 봤는데 알고 보니까 신체의 문제도 컸고 그게 바르셀로나에 와서 (또는 바르셀로나라서) 더 부각된 거라고 봅니다. (재능의 크기가 컸는데 신체의 문제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재능의 크기와 별개로 신체의 문제도 있었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들을 짧게 얘기해보면 기간을 길게 잡아서 회복을 하고 돌아와도 경기 중에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긴 거리를 뛰는 경우가 있거나 긴 시간을 뛰는 경우가 있으면 결국엔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근데 대부분 햄스트링 부상이죠. 햄스트링 관련 부위가 아니더라도 다 근육계 부상입니다. 발목 부상 한 번 당한 거 빼면 부상 부위가 싹 다 허벅지나 사타구니,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부상들뿐이에요. 이번에 부상 당한 반막양근 부위도 고관절을 신전시켜 다리를 앞으로 내딛게 도와주는 근육 중 하나인데 햄스트링 근육 중 하나입니다. 이번 부상을 보면서 좀 생각해봤는데 신체가 문제가 있었던 건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왜 그렇게 보냐면 도르트문트 마지막 시즌에 hip flexor 라고 하는 고관절 굴곡근에 문제가 있었던 적이 있는데 약 2주 정도 부재한 이후로 멀쩡하게 뛰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넘어갔었는데 (제가 봤을 때 당시 감독이었던 투헬과 도르트문트 의료진들은 이 부분을 우려스럽게 봤던 것 같아요. 이 부상 이후로 중앙 미드필드로 기용하는 빈도 수가 어마무시하게 올라감. 이걸 외부에선 다 축구 내적인 문제로 봤는데 투헬을 비롯한 당시 도르트문트 내부 관계자들은 성장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기존보다 더 강하게 들어갔을 수도 있겠죠.) 이걸 기점으로 바르셀로나로 넘어오면서부터 문제가 심각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이게 왜 더 문제가 됐을까를 생각해보면 일단 이질적인 방식의 훈련에서 문제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방식의 차이로 인한 훈련 변화가 당연히 있으니까. 카타르로 치료받으러 갔을 때도 잘못된 훈련을 받고 있었다고 지적했던 거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 바르셀로나는 기본적으로 볼이 아주 느리게 돌아가지만 메시가 볼을 잡거나 특정 지점까지 볼이 굴려졌을 때 순간적으로 아주 빠르게 볼을 굴리는 쪽에 가까웠던 팀입니다. (작은 차이지만 아주 크다.) 뎀벨레 같은 경우는 이런 속도의 간극이 크게 발생했을 때 대부분 문제가 된 거라고 봐야겠죠.



아스피아주 (발베르데의 수석 코치이자 눈이라고 봐도 무방한 사람) 가 첫 시즌에 중앙 미드필드로서의 기용을 언급했던 거나 두 번째 시즌에 발베르데가 의도적으로 팀이 수동적으로 변하는 시기에만 기용했던 거나 (경합 과정이나 감속과 가속을 겸해야하는 상황은 거의 없으니) 쿠만이 투톱의 일부로서 기용했던 거나 이런 것들이 단순히 재능의 한계로 인해서 나타난 현상들이 아니란 겁니다.




뎀벨레가 바르셀로나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까지 돌아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음에도 다 다른 소견을 내놨던 것 (예를 들면 앞서 말씀드렸던 카타르에서 받았던 진료와 유럽에서 받았던 진료 소견의 차이가 있겠죠.) 도 정확한 이유를 확정짓기 힘들었기 때문이겠죠. 어느 쪽이 정답이란 얘긴 안 하겠습니다. 저도 제 관점에선 확신에 가까워도 큰 틀에서 보면 하나의 의견이니까요. 육상 트레이너들과 함께했던 것도 나름대로 문제를 의식을 하고 있었다고 추측할만한 요소 중 하나였다고 봅니다.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영입 당시 기술진들의 주류 의견은 대다수의 팬들이 생각하고 향후 기대하던 모습이 맞겠지만 분명히 다른 측면에서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사람도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저처럼 재능을 의심했을 수도 있고 성장 방향을 비롯한 신체적인 부분들을 의심했을 수도 있고 등등등...) 이런 면에서 본다면 그 동안 거쳐간 감독들도 나름대로 뎀벨레에게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볼 수 있구요.



결국 큰 그림만 보고 세부적인 부분에서 안일한 판단이 꽤 많이 들어간 영입이란 결론을 낼 수밖에 없고 이제 앞으로가 중요한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덜 기대를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무슨 방법을 써도 결과가 똑같은 거 보면 진짜 과감한 수를 내놔야할 것 같은데 그런 게 있긴 한가 싶네요. 플레이 스타일 변화도 여러 부분에서 자유로운 선수나 그게 이상적인 방향으로 이뤄지는 건데 뎀벨레가 그런 유형의 선수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나마 기대할만한 부분이라고 본다면 챠비는 선수 시절에 큰 부상을 극복한 전적이 있고 어렸을 때부터 바르셀로나와 바르셀로나가 아닌 곳에서의 훈련이나 방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오던 사람이었다는 거.



거기다 아킬레스건에 고질적인 부상을 달고 있었음에도 의료진이 권유한 방향과는 다른 쪽 (일주일에 1경기씩 뛰어야 한다고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으로 스스로 경기를 뛰면서 살아남은 케이스인데 과정이 달라도 이런 것들이 뎀벨레를 비롯한 어린 선수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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