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가장 큰 문제는 온 더 볼 위주의 수비 (예전에 쓴 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를 하는데 체계적이지 못하니까 상대 선수들 중 누군가가 중앙이나 측면에서 패스 앤 무브를 최소 2~3번만 성공시키면 대형이랑 간격이 다 깨져버림.
볼이랑 멀리 있는 선수들도 볼만 보고 있으니까 돌아들어가는 선수나 이미 달리고 있는 선수들을 인지를 못하니까 상대가 패스 앤 무브 몇 번 하면 아무도 안 달고 있는 선수가 떡하니 생겨버리는 거죠.
예전에도 지적했던 부분인데 절대 고쳐지지 않는 거 보면 장기적으로 체력적인 문제와 심리적인 문제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구요. 경기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못 믿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동시에 이건 후방에서부터 볼 흐름이 턱 막혀버리니까 필드 전체에서 볼이 너무 안 돌아가는 게 수비에서도 드러난다고 볼 수 있는데 상대가 속도를 빠르게 낼 수 있는 팀이라고 가정했을 때 조금만 여유를 주면 무조건 실점할 거라고 선수들이 인지를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그 드넓은 필드를 다 쓰는 게 아니라 몇 명이 특정 지점에 몰려있는 현상이 계속 나타나는 겁니다.
평균적인 위치를 보면 딱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붙어있으면 아예 박스를 틀어막아서 일정 부분은 내주면서 대응을 하는 게 맞는데 이도저도 아닌 축구를 하고 있는 거죠.
전방에서도 몇 명이 특정 지점에 다 몰려있으니 상대가 반대편으로 전환을 빠르게 하면 대형이 무너져버리고 거기서 측면을 타거나 패스 몇 번으로 하프 라인을 쉽게 넘어가면 맨유 선수들은 다 뒤따라서 뛰어오고 있거나 이미 상대가 볼을 기점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상태가 되어있으니 몇 명은 그냥 포기해버리죠. 어차피 못 막으니까. (몇몇 선수들의 이런 모습이 팬들에겐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도 있고)
반대로 이번 상대 팀이었던 리버풀은 세 명의 미드필드들이 앞, 뒤, 양 옆으로 필요할 때마다 움직이면서 풀백들이 자연스레 더 높이 전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면서 순간적으로 미드필드가 5~6명이 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대형이 내려올 땐 수비수가 5명이 되기도 하죠. 볼이 점점 앞으로 가면 자연스레 공격에 참여하는 인원도 많아집니다.
거기다 세로로든 가로로든 그어보면 리버풀 선수들은 대형과 간격이 굉장히 잘 짜여져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앞선에 있는 선수들이 계속 공간을 찾아다니는 와중에 전체적인 라인은 애매하게 잡아놓고 볼만 보고 있으면 이길 수가 없는 거죠.
지금 구성이면 45분 안에 승부 보고 어떻게든 상대를 끌어들여야 할 것 같은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텐 하흐도 오면 그냥 쓰고 싶지 않은 선수들 생각 이상으로 많을 것 같음. 이참에 한 번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고 제대로 일깨워주는 것도 도약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