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당할만한 글 자제하고 있는데 뎀벨레 기사들 보니까 좀 웃기긴 함. 원하는 대우가 대략적으로 거의 팀 내에서 넘버투~쓰리 안에는 무조건 드는 그 정도의 대우를 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바르셀로나야 재정적인 문제가 더해져 있기 때문에 혹여나 해주고 싶어도 그 정도의 대우를 못해주겠지만 다른 팀들은 프리로 오는 것까지 감안해서 더 얹어줘야하는 입장인데 (아니면 사이닝 보너스를 많이 주거나. 바르셀로나한테도 원한다는 소리가 있던데) 말이 안 되는 거임.
가장 루머가 많이 난 첼시만 해도 제일 필요한 유형의 포워드는 다른 선수들 보조를 받는 선수가 아니라 그냥 알아서 그릇도 구해오고 재료도 구해와서 다 끓여놓고 남들이 숟가락질만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선수인데 뎀벨레가 그런 선수가 아니죠. (발전해서 온 루카쿠도 이런 선수는 아니었던 거겠죠.) 오히려 투헬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거임. 미드필드로도 써보고 중앙에도 써보고 했던 게 투헬인데 모를 리가 없죠. 예전에 추측했던 것처럼 투헬이 이미 도르트문트 때부터 뎀벨레의 위험성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던 게 맞다면 지금 노리는 것도 기존 선수단에 없는 걸 줄 수 있는 다양성을 갖고 있는 자원으로서 볼 확률이 높으면 높았지. 진짜 에이스로 보고 있을 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보였던 모습들이야 많이 지적했으니 넘어가고 바르셀로나에서 가치를 증명했다고 하려면 왼쪽에서 재능을 발휘했어야 하는데 한 경기도 못했습니다. 왜 거기서 증명했어야 하냐. 네이마르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던 팀이고 사실상 15-16 시즌 이후로 메시가 90분 내내 공격을 이끌어가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리즈만을 원했던 것도 좌우 밸런스를 어떻게든 맞추라는 의미로 원했던 게 아니라 메시가 더 빨리 소모되는 걸 최소화 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 봤기 때문) 여기서 뭔가가 계속 됐어야 했음. 발베르데가 첫 시즌이야 그냥 어떻게든 이니에스타-메시 빨로 버텨보려고 했지만 두 번째 시즌 전반기에 뎀벨레 왼쪽을 시도한 건 우연이 아니었다는 거죠. 근데 바로 엎어버렸음. 인내심이 부족하고 발베르데의 그릇이 작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세부 전술과 전체적인 시즌 운용도 문제였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보다 이 선수 그릇 자체를 지적하는 사람은 그 당시에 되게 적었던 거 같음. 아마 그게 제가 테러를 당한, 당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겠죠.
그 후 쿠만이 중앙으로 몇 번 써먹긴 했지만 결국 우측면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는데 챠비 부임 후부터는 그냥 철저하게 우측면에서 발생하는 공간을 활용하면서 속도를 내는 정도밖에 못했다고 봅니다. 수아레즈 때도 그렇고 스탯 얘기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그때도 똑같이 반박했었는데 포워드가 20경기 10골을 넣었다고 했을 때 그게 두 경기당 1골씩 넣으면서 10골을 쌓은 거랑 한 경기에 2~3골씩 넣으면서 20경기 10골을 한 거랑 차원이 다름. 어시스트도 똑같음. 이미 이기는 경기에서 스탯 쌓는 건 솔직히 의미가 없습니다. 4대0, 5대0 으로 이기는 경기에서만 쌓아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투란도 역겨웠던 게 두세번 정도 빼면 이미 이긴 경기에서만 스탯 쌓았음. 그래서 스탯만 보면 해당 시즌 30경기 14골인가 그랬을 거에요. 스탯만 보면 아무도 실패했다고 안 하겠죠. 이런 거임.
거기다 주요 경기들에서 해줬냐 안 해줬냐까지 들어가면 뎀벨레는 유로파 리그에서 조차도 아무 것도 못해줬습니다. 챠비 부임 후에도 왼쪽으로 출전한 거 2경기인가 있을 건데 그것마저도 눈이 썩는 수준이었음.
뎀벨레한테 기대한 건 본인이 중심축 중 한 명이 되서 팀의 기복을 줄여주고 경기력에 기여하는 거였지. 다른 게 아님. 가진 것들만 보면 박스에 가까워야 하는데 박스에 가까워지면 수비 밀도를 못 이겨내서 활약상이 죽어버리고 그럼 공간을 보장해주려고 살짝 뒤로 빼주면 실책성 플레이가 늘어나는 선수가 현재의 뎀벨레입니다.
돈은 거짓말 안 함. 뎀벨레가 그 정도로 귀한 선수였으면 이미 원하는 금액 비스무리한 금액에 진작에 다른 팀이랑 합의해서 바르셀로나랑 간보는 행위 조차 나올 일 없었을 겁니다. 선수들의 가치를 판단하는 건 아직도 첫째가 돈이고 근래 클럽들은 단순히 가능성만 보고 사는 게 아니라 그 선수가 이미 어떤 체력 리듬을 가지고 얼마나 뛰고 있는 지까지 면밀하게 살펴볼 정도. 근래 얘기 많이 나왔었던 추아메니만 봐도 체력적으로 검증이 된 선수라는 게 가격에도 분명히 들어갔을 터. (정확하게 이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것들도 가격의 한 요소다. 그런 뜻) 바르셀로나는 뎀벨레가 가진 것들만 보고 잘 키울 수 있다 생각하고 위험성들은 배제한 체로 미래 가치까지 계산해서 행복 회로 돌려서 오버 페이 했던 거고 그게 보기 좋게 실패했던 거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전 얘가 다른 팀 가서 결국엔 바르셀로나에서 기대하는 것들을 증명하면서 성공하면 그 감독을 특급 명장으로 봐야한다고 확신함. 아자르 같이 기본기로 먹고 사는 애가 그렇게 망한 순간 웬만한 클럽들은 유망주들의 여러 면들을 살펴보고 거기다가 승부를 걸거나 이미 검증된 선수들을 사지. 뎀벨레 같이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하는 선수에게 그렇게 마구잡이로 덤벼들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