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시즌 전부터 축구에 전혀 집중을 못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경기에서 드러났고 (그 실수 하나뿐만 아니라 그 경기 내내 보시면 이게 피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시야가 좁은 플레이 위주에 이상한 모습이 많았음. 어느 경기인지 까먹었는데 벤치에서 경기 볼 때도 집중을 안 하고 딴 생각하는 게 아닌가라고 제가 추측했던 적도 있고) 그 경기의 결과가 이러나저러나 치명적인 건 맞았기에 스스로 받아들이고 책임지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이렇게 급박하게 떠나도 괜찮을 것 같다고 스스로 판단한 이유야 마르케즈가 떠날 때도 본인을 믿고 기용한 펩이 있었고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실력을 보여준 선수였으니 쿤데, 아라우호, 크리스텐센, 에릭 같은 선수들이 충분히 본인을 잘 대체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거겠죠. 챠비 역시 본인보다 저 네 명의 선수들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니까요. 혹여나 챠비가 경질되거나 사임해서 새로운 감독이 와도 축구에 집중을 못하고 외적인 이슈가 있는 선수를 쓰진 않겠죠. 훈련에서도 보이기 마련이라 어떻게 가릴 수도 없는 문제.
예전에 마드리드 지역 언론들과의 계속 되는 잡음으로 스페인 대표팀에서 뛸 때도 한 2~3년 동안 야유를 먹었던 적이 있는데 그 시기에 그래도 축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안정적인 사생활 (샤키라 역할이 매우 컸다고 생각함) 과 깜노우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는 거였을 것 같음. 지금은 이 두 가지도 다 깨져있는 상태고 기자들도 언급할 정도니까요. 신체적인 문제에 관한 얘기도 몇 군데서 보이던데 아마 발베르데 첫 시즌 때부터 계속 괴롭히던 무릎 문제가 여전히 잔재해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스페인 대표팀 은퇴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기도 했음. 로페테기도 이거로 쉴드치려고 했었죠. 이렇게 아픈데도 뛰는 헌신적인 선수인데 야유하지 마라 뭐 이런?) 보통 나이 먹으면 견딜 수 있는 통증도 그렇지 않기 마련이고 별 거 아닌 부상도 때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여기에 의욕도 떨어져 있는 상태일 테니...
결국 피케-쿤데 조합의 장점은 단 한 경기도 못 봤고 아쉽긴 하지만 사생활이 무너진 시점에서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한 정도가 아니라 초월해버린 게 아닌가 싶고. 리스본에서 지고 나서 대놓고 말했던 걸 (2대8 참사) 지켜야 되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바르셀로나는 어떤 식으로든 유지를 택할 이유가 없는 팀인 것 역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죠. 선수들도 충격이야 받겠지만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일 테고. 몇 차례 본인이 떠나야겠다는 느낌이 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했었고 여기서 은퇴하는 걸 최선이라 생각한 선수였으니 피케답다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적으로 티토 시절부터 국내든 해외든 필요 이상으로 욕을 많이 먹은 선수라 생각하는데 (측면이 붕괴되고 압박이 실종되면 욕은 센터백이 다 먹기 마련인데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생각함. 여전히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고 생각하구요. 냉정하게 수비수로서 본연의 모습만 놓고 봐도 피케 위에 둘만한 선수들 별로 없음) 마무리도 욕만 먹다가 나가서 그 부분은 좀 아쉽네요. 대놓고 고생을 많이 한 선수 중 한 명임. 그나마 쿤데라도 영입해놔서 빈 자리를 느끼는 빈도 수나 크기는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네요.
기회 찾아 집 나갔다가 돌아온 선수 중 가장 성공한 선수고 사실상 유일한 성공 케이스라서 이 이상의 케이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 바르셀로나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는 늘 하나의 기준점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팀 얘기는 별로 할 게 없는 게 어느 정도 기존 선수들을 위협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진 선수를 영입하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베예린이란 숫자 채우기로 인해 들어온 선수가 얼마나 효용성이 떨어지는 지를 증명했기 때문에 하나 나갔다고 하나 영입하는 바보같은 짓은 안 할 거라고 봅니다. 여전히 바르셀로나의 이적 시장은 최대한 계산이 서고 확실한 선수를 사서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 시키는 게 우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