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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사우디 전

by 다스다스 2022. 12. 14.



이후에 조금씩 미드필드 구성과 역할을 바꾸면서 어떻게 해야 메시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가 결승 행을 이뤄낸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위험한 상황임에도 어떻게든 16강은 간다고 판단하고 전술전략을 고민한 게 아닌가 싶음.

 

 

 


그리고 메시 같은 경우는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는 거 보니까 중간에 텀이 있는 휴식이 많이 컸던 거 같습니다. 메시 스스로도 본인이 단기전에서 늘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나는 걸 인지하고 있었던 거겠죠. 늘 합리적인 판단만 내리려는 모습보단 그렇지 않은 모습이 플레이들로도 드러난 것 자체가 본인 몸 상태가 확실히 낫다고 스스로 느꼈다는 걸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구요. 이렇게 리듬이 올라오고 있는 상태에서 교체로 빼주는 게 오히려 더 안 좋은 경우도 있어서 혹여나 빼줄 수 있었어도 안 빼는 게 나았을 거라고 봅니다. 거기다 메시가 전술전략의 전부인 팀이라 빼는 순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

 

 

 


전 토너먼트 접어들고나선 디 마리아는 오히려 없는 게 더 낫다고 봤음. 왜 그러냐면 왼쪽에 가든 오른쪽에 가든 수준 높은 선수들에겐 읽히기 쉽다는 거고. 발의 방향이 뻔해서 플레이에 변화를 주다 보면 그만큼 동료들도 예측하기 힘든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별 예선에서도 보였죠. 특히 사우디 전과 폴란드 전에서 노골적으로 보였는데 분명 꺾어야 플레이가 이어지는데 어디서 꺾을지 몰라야 먹히는데 동료들도 그걸 알 수가 없죠. 안 꺾으면 뻔하게 패스하는 거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전 뛸 수 있어도 이제 교체가 최선이라고 봅니다. 웬만해선 이런 소리 안 하는데 얘 있었으면 진작에 떨어졌을 거임.

 

 

 


사우디 전에서 결국 측면에서 들어오면서 공간 만들고 열어재끼고 승부 보는 게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자마자 미드필드들에게 더 넓은 동선을 커버할 것을 지시하면서 메시가 최대한 패싱을 아래가 아닌 위에서 할 수 있도록 (특히 메시의 파괴력이 최대화되는 우측면에서 우측면 하프 스페이스를 지나 ZONE 14 에 살짝 걸쳐지는 횡라인) 조정을 했다는 점에서 스칼로니는 아르헨티나가 무슨 축구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베야 시즌 2 라고 했던 거고. 멕시코 전부터 슬슬 미드필드들의 종적인 동선이 길어지는 모습이 보이더니 16강 전 호주 전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났죠.

 

 

 


그럼에도 네덜란드 전을 우려했던 건 그렇게 미드필드들의 동선을 조정해도 메시가 볼을 잡는 위치가 계속 만족스럽기 않았기 때문. 근데 네덜란드 전에서 메시가 그렇게 볼 터치가 많지 않았지만 그 와중에도 메시가 가장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지점에서 패스를 제일 많이 시도했죠. 반 할도 호주 전을 봤을 테니 메시 막으려면 볼을 받는 지점을 뒤로 밀리게 하면 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런 소리를 했던 거라고 봅니다. 어쩌면 전성기도 아닌 선수니까 더 쉽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죠. 

 

 

 


쉽게 표현하면 스칼로니의 축구는 발베르데의 바르셀로나 축구와 비슷한데 조금 더 발전? 변형?된 형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음. 미드필드 세 명은 기술적인 면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더라도 더 높은 수준의 체력을 가지고 더 많이, 더 넓게 뛰어주면서 연결 고리 겸 메시의 소모를 최소화 시켜주고 풀백들은 최대한 높은 지점이나 주변에 위치하는 선수들과 상호 작용이 안 되는 플레이들을 하지 않구요. 메시의 단기전 변수보다 후방 선수들을 지적했던 건 상대 팀들이 아르헨티나를 상대하는 대응 방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너무나 명확하게 보였기 때문에 매우 위험할 거라고 봤는데 호주 전 후반이나 네덜란드 전 빼면 그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안 나왔던 거 같음.

 

 

 


알바레즈는 막말로 이과인이 아니라 얘가 그때 있었다면 뭔가 다르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해주고 있음. 국대에서 메시가 전술적 중심으로 올라선 이후에 제일 괜찮은 파트너 같음. 메시는 차고 넘치게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인 만큼 결말도 아름다웠으면 좋겠지만 만날 확률이 높은 프랑스가 아니라 모로코를 만나도 미지수의 영역인 것 같음. 크로아티아도 일본 전 연장전 보면 브라질 전에서 탈났어야 정상인데 아르헨티나 전에서 보인 거 보면 예측이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면 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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