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명확하다고 생각함.
어차피 질문받을 것 같아서 이 글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그리고 종종 복귀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제 정기적으로 글을 쓰지 않을 겁니다.
제가 피해 입는 건 어떻게든 견딜 수 있지만 지인 중에 4-5명 정도가 인스타그램 테러를 당했었고 이 블로그의 존재도 모르시고 축구도 안 보시는 분들인데 피해를 끼쳐드렸기에 이제 이 블로그는 제 일기장 정도로 축소할 예정입니다. 이 분들에게도 이 부분을 확실히 말씀드렸구요. 제 인스타그램도 정리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잡소리 시리즈 연재나 시즌을 팔로잉하는 정기적인 글은 이제 올리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쓰지 않겠다 해놓고 글을 종종 쓰는 건 오지말라해도 찾아와 주시는 분들에게 예의를 지키는 거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마저도 불편하시면 저도 모르겠네요. 참고로 여긴 이제 카카오 연동으로 통일돼서 악플 잘못 달다간 바로 고소 가능하니까 조심하시구요. 전 돈이 급한 사람이 아니라 똑같이 괴롭혀드릴 수 있음. 여러 명인 거 아니까 알아서들 하십쇼. 그리고 월드컵 끝나면 알아서 눈에 잘 안 보일 테니 걱정 마세요.
잡설은 이쯤 하고...
계속 피보테 루머 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아주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데 용을 파려는 이유나 데 용을 피보테에 세우기보단 그에게 더 알맞은 역할을 찾아주면서 또 다른 피보테를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물론 보드진과의 이해관계로 인해 데 용을 파려는 의도 역시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정치적인 이유는 그게 실체화가 됐을 때 얘기해야 맞다고 생각하고 현재로선 축구적인 이유로 데 용이 플랜 안에 있다고 가정하고 루머를 바라보는 게 더 맞겠죠.
제가 루쵸가 부스케츠를 쓰는 방식이 변화한 것까지 보면서 확신이 든 건데 챠비가 찾는 건 단순히 패스를 잘하는 피보테를 찾는 게 아니라 경합 능력이 좋거나 신체 능력이 좋은 아니면 앞선 조건들을 제외해도 될 정도로 기술이 좋은 전제 조건이 깔린 유도를 잘하는 미드필드를 찾는 겁니다.
데 용은 그라운드 듀얼이라 표현되는 보통 스탠딩 경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경합 과정에서 매우 좋은 선수고 달리는 과정에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1대2나 1대 다수가 가끔 가다가 되는 선수죠. 헌데 피보테에 섰을 때 이런 부분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나온 적이 꽤 있고 이런 면을 생각했을 때 기술이 안 좋은 편은 아니지만 분명 유도를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럼 이런 방식을 고집하면서 계속 영입을 외칠 필요가 있냐고 할 수 있는데 사람이 움직이면서 유도를 하는 것보단 볼을 잡고 오게끔 하면서 벗겨내면 하프 라인을 넘어섰을 때 조금 더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겠죠. 볼을 소유하면서 상대의 체력을 수동적으로 빼는 방식이기도 하구요. 이건 곧 상대의 대응 방식을 고정시키면서 (대다수의 팀들은 보통 내려앉거나 특정 지점이나 구간에서 템포를 확 올리겠죠.) 장점을 발휘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왜냐. 압박하러 달려 나왔다가 유도당해서 누군가가 오픈이 되고 측면 공간을 달릴 수 있다면? 기본적으로 미드필드들은 상황에 맞게 연결 고리가 되어주고 경기를 풀어주는 역할이니까요.
즉, 과정을 정리해보면
피보테나 앞선의 미드필드가 아래로 내려와서 볼을 잡는다. => 얘를 잡으러 오게끔 유도해서 볼을 앞으로 보낸다. => 왜 잡으러 가야 되냐? 거기서 뺏으면 바로 찬스거나 운 좋으면 골인데 안 가고 배기겠어? => 그렇게 유도됐을 때 탈압박에 성공하면 상대는 그만큼 숫자가 비고 우리 미드필드들이나 포워드들이 볼을 잡는 위치는 높아질 수 있다는 거죠.
이번 월드컵 관련 글을 쓸 때마다 댓글에 페드리를 후방에서 쓰는 게 불만이다라는 댓글을 몇 개 봤었는데 부스케츠를 그렇게 쓰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됐을 확률이 높고 그 안에서 절충을 한 셈이죠.
페드리가 첫 시즌부터 눈에 띄었던 부분 중 하나가 라인과 라인 사이에 들어가서 패싱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는 거고. 유로를 거치면서 본인이 사선 패스를 어디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 그 감을 빨리 깨우쳤죠. 사실 정상적인 성장 방향성을 가져갔다면 거기서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하거나 오른쪽 미드필드로 기용해 양 발 사용 빈도를 늘리거나 좌우 시야를 더 넓히는 기용 방식을 가져갈 수 있었겠지만 몇 번의 시도는 있었지만 부상도 있었고 팀적으로도 그럴 여유가 없었죠.
결국 루쵸랑 챠비는 페드리가 가진 능력들 중 현재 제일 필요한 건 지점을 가리지 않고 상대들을 유도하면서 탈압박을 해내는 그 일련의 과정이었던 거뿐이고 가장 검증된 미드필드라 판단한 거구요. 패스 타이밍이 빠른 부스케츠를 올려 쓰거나 더 노골적으로 오른발을 쓰기 편하게 만들어준 거죠.
바르셀로나는 대신 라인과 라인 사이를 건너뛰는 롱패스를 조금 더 높은 빈도로 가져가면서 측면 포워드들의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노렸다면 스페인은 부스케츠의 단점들까지 감안해 로우 리스크를 바탕으로 한 거죠. 루쵸 성향상 어쩔 수 없었다고 봅니다. 애초에 루쵸는 토너먼트 전술전략 자체가 상대를 어느 정도 의식하고 대응하는 편이니까요.
더 들어가 보면 유도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렇게 딸려 나오게. 위험한 곳에서 일부러 볼을 받아 1대2 또는 그 이상의 숫자 싸움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볼을 잡았을 때 어디로 패스할지, 얼마나 빠른 타이밍으로 볼을 처리하는지 등등 그 선수가 가진 능력에 따라 상대가 좀 거리를 두고 수비를 하더라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겠죠. 부스케츠 같은 경우에도 오른쪽을 바라보면서 오른발을 쓰는 그 과정에서 압박을 하거나 그전에 압박을 하거나 큰 틀에선 대응 방식이 비슷해 보여도 디테일이 다른 경우가 있던 것처럼요.
결국 빈 공간이나 오픈이 되는 선수를 만드는 하나의 방법론이 기용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거고. 챠비는 피보테로 인해 경기가 조립되길 원한다기보단 볼이 조금 더 높은 지점에서 굴러다니는 게 유효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보는 게 조금 더 맞는 시선이라고 봅니다. 고정관념에 갇힌 그런 느낌보단 아직도 본인의 축구관에 가장 가까운 축구를 하기엔 절충해야 하는 스쿼드라 생각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겠죠.
시티가 베르나르도 실바가 동선을 길게 가져가면서 후방에서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해주면서 흐름을 바꿔주면서 다른 선수들의 동선 낭비를 최소화해주던 것처럼 그런데 어떤 식으로든 기여할 수 있는 선수를 찾고 있다고 봐야겠죠. 부스케츠의 대체자는 이런 접근이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봅니다. ( 이 글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클릭 )
그렇다면 가비에게 바라던 것도 조금 더 명확하게 보입니다. 챠비는 제4의 미드필드 겸 선발로 나와도 지장이 없는 수준의 기대치까지 노렸던 거 같은데 비슷하게 페-부-가를 썼던 루쵸까지 참고하면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갖고 뛰면 자신감 있게 들어가는 경합과 오프 더 볼 그리고 간간이 터지는 온 더 볼이 주변 선수들이나 포워드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거겠죠.
근데 문제는 굉장히 많이 뛰고 있고 수준 높은 선수들과 계속 경합을 하다 보니까 원래 좁던 시야가 더 좁아져서 (애초에 측면에서 볼 받는 거 아니면 미드필드치고는 시야가 굉장히 좁은 편) 조급한 플레이나 나오는 빈도 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거겠죠. 월드컵 이후에는 선발로 나오더라도 일찍 빼거나 아니면 교체와 섞어서 나오는 기용 방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챠비가 측면 포워드들의 기준점을 바로 잡고 가비도 그중 하나로 가야 한다고 보긴 합니다만... 이건 제 생각인 거고 챠비가 알아서 판단하겠죠. 허나 월드컵에서 분명히 위험 수위가 보였다고 봐서 우려스럽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챠비가 영입을 바랄 때가 아니라 생각하는 편이고. 분명히 무리한 여름이었고 조별 예선은 어떠한 핑계를 대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기에 (부상이고 나발이고 인테르 무조건 깔고 갔어야 함. 이기지도 못한 팀 팬으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이게 당연한 겁니다.) 가진 자원들로 증명하고서 영입을 외쳐야 한다고 느낍니다만. 라포르타 입장에선 되는 데로 밀어주는 거 말곤 방법이 없긴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