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선호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바르셀로나 잘 나갈 때 루머만 나면 다 바르셀로나 행을 열망하고 엮던 것과 반대로 대형 영입들이 이런저런 이유들로 실패하고 전술적 중심이 바뀌거나 없어지면서 팀이 휘청거릴 때 바르셀로나는 도전하기 좋은 환경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실제로 암흑기 갈랑말랑 할 때나 암흑기일 때 바르셀로나는 그렇게 선호도가 높은 클럽은 아니었습니다. 마드리드랑도 영입 경쟁하면 밀린 적도 꽤 있구요. 바르토메우 시절 마드리드랑 경쟁해서 데려왔던 선수들을 지역 언론들이 그런 스토리를 바탕으로 때려대던 것도 이런 과거들이 있었기 때문.
라포르타가 야심차게 내걸었던 베컴조차도 바르셀로나에서의 도전보다 마드리드 행을 선호했었죠. 피구 런 직후로 가도 바르셀로나 행은 오히려 매우 위험한 선택이었음.
지금도 어린 선수들의 선호도를 물어볼 때 바르셀로나보단 마드리드를 선호하는 선수들이 더 많겠죠. 당연한 거임. 당장 타이틀을 얻을 수 있냐의 여부도 크겠지만 그것보다도 이질적인 환경, 부담감, 실패했을 때 돌아오는 향후 커리어에 대한 걱정 등등을 봤을 때 현 바르셀로나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제가 조언자의 입장에 있어도 바르셀로나 말고는 아무 데도 고려하지 않는 꼬맹이가 아니라면 현 바르셀로나는 절대 추천하지 않을 거임. 오히려 내적으로 비슷하면서 감독빨도 받기 좋은 시티 행이 안정적이겠죠.
이런 면에서 레반도프스키가 온 건 그만큼 운좋게 찾아온 큰 기회라는 건데 문제는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내년은 어떨지 그 다음은 어떨지 예측할 수 없는 게 노장의 리듬인데 많이 뛸 게 뻔하죠. 이걸 배제해놓고 보면 안 된다는 거임. 당연히 바르셀로나는 이 기회에 레반도프스키가 중심이 되면서 궤도에 올랐을 때 5년, 10년을 뛰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해야죠.
이 말은 챠비를 기다려줄 거였으면 그런 여름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는 거고. 급했기 때문에 그런 여름을 보냈으면 챔스 조별 예선 탈락은 지금보다 더 큰 문제로 번졌어야 합니다. 전 보드진도 지금 너무 안일하다고 봐요.
물론 레이카르트 때처럼 반등할 거란 믿음을 가질 수 있겠지만 서서히 문제가 뭔지 경기에서 보이고 있었던 거랑 몇 번을 박살나도 정신을 못 차리는 건 차이가 큽니다.
레이카르트의 첫 시즌 전반기는 고집을 부리다가 그 지경까지 갔던 게 아니었음. 오히려 어떻게든 답을 찾으려고 별에별 짓을 다 했었던 편이고 지금 챠비랑은 엄연히 다름. 물론 네덜란드 국대랑 중위권 팀 하나 조져놓고 넘어온 거나 경쟁력에 의문이 있는 중동 리그에서 놀다온 감독이랑 바르셀로나에서 감독직을 하고 있다는 것만 보면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죠.
축구도 제대로 모르는 라포르타가 이런 디테일을 이해하고 있을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면 후반기는 다를 수 있겠지만 그 가능성을 몇 경기 안에 봐야하는데 의문이 들 수밖에요.
바르셀로나는 어떤 감독을 선임하냐에 관해서 계속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곳이고 펩이 대박쳐서 이런 내부 인사나 관념이 비슷한 아약스, 비엘사 영향력을 받은 감독들을 선임을 하는 게 아니라 크루이프 이후로 늘 이래왔던 팀임. 반 할이 유일하게 바르셀로나 합류 전에 아약스에서 대박을 쳐서 권한을 몰아준 케이스인데 그거 때문에 더치맨들 쫙 깔아놨다가 파벌 논란 터지고 바로 암흑기 직행했죠.
그러고 의장 날라가고 가스파르트 들어서서 뽑은 게 베티스에서 잠깐 조금 쳤지만 3년이나 쉬었던 세라 페레르임. 그냥 허수아비 감독이었고 욕받이였죠. 실제로 못했음. 그리고 히바우두 중앙화가 이 사람 아이디어였을까요.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딱 봐도 작품 만들기에 미쳐있던 바르토메우의 발베르데 선임과 겹치지 않나요? 그러고 망할 거 같으니까 렉사흐 찾아가서 도와달라했죠. 그리고 렉사흐도 욕 먹는 거에 지쳐버리니 반 할 다시 데려왔다가 망하니 잔뼈 굵은 안티치 찾아갔고. 바르토메우는 세티엔이 대차게 망하니까 쿠만을 찾아갔고.
무링요도 그랬지만 진짜 엄청 급한 게 아니면 명장을 데려와도 절충하라 그러고 시험해보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형성된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명장이 와서 대다수의 바르셀로나 팬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부수면서 일하기 쉽지 않음.
챠비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어설프게 절충하려는 모습이 보여서 아쉬움. 힘들게 일하던 감독들의 모습이 그에게 교훈을 주기보단 더 조심스러운 성향을 만들어 낸 건 아닌가 싶네요.
여러 차례 말했지만 이럴 거면 챠비는 선임한 의도가 없는 겁니다. 이질적인 환경 속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챠비니까 더 잘 알아야 하고 본질을 꿰뚫어 봤어야 의미가 있는 건데 그렇지 못하다면 기다려야 한다 이런 건 허상임.
경기를 봤으면 관련 내용도 더했을 건데 메시 없다고 못 보게 해서 그 부분은 별로 덧붙일 게 없네요. 방문자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댓글은 자주 달아드리겠지만 이제 일기장은 더 적은 빈도로 찾아뵐 것 같습니다.
항상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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