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어쩌다 보니까 시간적 여유가 좀 생겨서 이것저것 평소 생각해뒀던 공부도 좀 하다가 블로그 답글도 빨리빨리 달아드리고 틈나면 농구를 보고 있는데 요번 시즌은 다를 거 같기도 함.
뭔 뜻이냐 하면 제가 농구를 본격적으로 챙겨보기 시작한 게 7년? 8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동안 응원하는 팀들이나 올해는 얘네다 싶어서 찍었던 팀들 중에 우승한 팀이 없음. 파이널 가기도 전에 떨어지면 그중 하나 찍어도 골스를 찍으면 클리블랜드랑 토론토가 우승하고 저번 시즌 보스턴이나 다른 팀 찍으면 골스가 우승하고 그랬던 거 같음. 물론 축구처럼 냉정하게 판단해서 고른 건 아니구요. 농구는 그냥 스토리가 재밌을 때가 많아서 감정적으로 고르는 편임. 밀워키랑 피닉스 했던 파이널도 파궁사 소리 듣던 폴 보고 피닉스 골랐었음. 근데 요번 시즌은 초장부터 보스턴 셀틱스 우승한다!! 선언하고 다니고 있음. 사실 응원하는 스포츠 팀들 중 우승이랑 제일 가까운 팀이기도 하구요.
예전에 어빙, 헤이워드 드러눕고 로지어, 브라운, 테이텀, 모리스, 호포드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뭉쳐가지고 르브론 원맨쇼 하던 클리블랜드랑 7차전까지 갔을 때 테이텀이 재능이긴 해도 솔직히 이 정도까지 클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빵감독빨이었다고 생각했었음. 제 기억으론 이때는 풀업 3점도 없을 때였을 거임) 점점 말도 안 되는 선수가 되어가는 거 같아서 보는 맛도 있고. 브라운도 자기 리듬 깨지면 뎀벨레처럼 한 경기에서도 왔다 갔다 하는데 (전 얘 초록 뎀벨레라고 표현하고 다니긴 함) 뎀벨레랑은 다르게 매년 뭔가 생기는 선수라서 재밌음. 팀적으로 봐도 빵감독의 시스템과 우도카, 마줄라의 시스템이 다 달라서 그것도 맛이 있음.
물론 여전히 빵감독 때부터 이어져 오는 전통인지 뭔지 점수 다 까먹고 나서 빡겜 하거나 앞서있다가 뻘짓으로 따라 잡히거나 그러는 경우가 종종 보여서 시간 아깝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짜증 나긴 합니다. 지금도 클리퍼스한테 역전당했다가 다시 앞서고 있음.
포틀랜드는 여전히 2번째로 좋아하지만 너키치랑 사이먼스 쓰는 한 플옵도 걱정해야 할 판. 스가한테 작살나던 경기들 보면 전 사이먼스는 그냥 어쩔 수 없이 밀어주는 선수라고 생각하는 편. 너키치도 그냥 꼴도 보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선수고. 릴라드도 작년 부상 이후로 이상해졌음. 여긴 그냥 포기 상태.
맥컬럼 때문에 뉴올리언스도 요즘 자주 보는데 자이언 이 놈도 대단하더군요. 몸 보면 그냥 근육 돼진데 하는 거 보면 관절 우려를 떠나서 그냥 부상 자체를 엄청 잘 당할 것 같은데 또 그 정도는 아닌 거 같고 일단 힘이 무지하게 쎈 플라잉 돼지임... 어마무시함. 맨 처음에 봤을 때 3점을 4연속으로 클린샷으로 넣길래 이거 뭐하는 놈이지? 이거 저거 섞은 do it all 돼지인 줄 알았는데 그런 선수는 아닌 거 같음. 심심하신 분들은 유튜브에서 하이라이트라도 한번 봐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맥컬럼 때문에 보다가 얘랑 문신 괴물 잉그램이나 다른 얼마 안 된 선수들 보는 맛이 쏠쏠함.
사보니스 넘어간 이후의 새크라멘토나 모란트의 멤피스도 종종 보는 편. 골스는 커리 안 나오면 안 봅니다. 조던 풀이랑 탐슨, 벤치들 하는 거 보면 골스 경기 보면서 못 느꼈던 감정들이 느껴져서 안 보게 되더라구요. 아무튼 전술전략 좋아하시는 분들은 농구 재미 삼아 보시는 거 여전히 추천드림. 초반엔 너무 눈에 안 들어오는데 보다 보면 농구만의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