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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쉬운 길을

by 다스다스 2022. 12. 28.

 

 

 

찾으려고 하는 거 같기도 함. 개인적으로 챠비가 카타르를 간 이유야 많겠지만 굳이 거기서 감독직을 수락하고 꽤 오래 한 이유는 최상위 클래스의 선수가 봤을 때 상대적으로 아무것도 없고 제대로 배웠다고 하기 힘든 선수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고 어떻게 더 많은 것들을 끄집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좋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 제일 크다고 생각했음.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당연히 틀릴 수도 있죠. 정답은 챠비만이 알고 있는 거고 이건 순전히 제 생각임. 펩도 본인이 평생 해오던 축구랑 정반대의 축구가 중심을 이루던 이탈리아를 갔던 것도 그렇고. (카펠로의 엄격함은 크루이프나 반 할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던 것도 레전드 인터뷰 중 하나) 감독이나 코치들만 보고 팀을 골라가기도 했었고. 루쵸는 본인의 마인드와 관점을 넓히기 위해 축구랑은 아예 상관없는 것들을 하기도 했었고... 챠비의 의도를 추측했을 때 제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이게 제일 클 수밖에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던 것도 저런 의도를 갖고 수준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증명해 봤자 (챠비는 일부는 몰라도 완벽하게 증명도 못했다고 생각함) 유럽으로 오면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다른 데서 한번 증명하고 넘어왔으면 했던 거였음. 바르셀로나보다 환경이 좋지 않은 팀이라면 더더욱 가려내고 뽑아서 써야 하는 환경일 확률이 높으니까. 루쵸처럼 여차하면 바르셀로나 꼬맹이들을 데려가서 써보는 그런 시도 역시 해볼 수도 있었을 테구요.

 

 

 

 

근데 사실 저런 걸 스스로 계속 고민하고 연구했다면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시험하고 담금질했어야 정상적인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부터 이러이러한 또는 저러저러한 또는 그러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꼬맹이가 있다면 테스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었는데 가비, 발데 말고는 챠비가 무언가 각 잡고 시도한 건 없다고 봅니다. 페드리는 챠비가 아니라 누구였어도 그런 기용 방식들을 고민하면서 기용을 했을 거고 데 용도 마찬가지죠. 저도 생각했던 걸 웬만한 감독들이 떠올리지 못할 리가 없다고 보구요. 특히나 바르셀로나 감독이라면 더더욱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 챠비가 그냥 최대한 쉬운 길을 찾으려고 하는 거 같음. 큰돈이 들어간 영입 실패가 현재 매우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과 당장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공존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부스케츠의 대체자로 각 언론들에 언급되는 선수들 다 무언가 어느 부분에서 증명된 선수들이라는 것 역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거임.

 

 

 

 

부스케츠의 잔류는 이제 전 선수 입장도 고려했을 때 최선이라고 보지 않지만 (비판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는 게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이제 헤어져야 한다고 보는 편입니다. 부스케츠가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그래도 조금이나마 더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함.) 챠비는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 정도는 유추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본인이 가진 기술을 가지고 유도를 해내고, 압박이 들어올 때 어디로 줘야 할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건 재능의 영역임. 부스케츠를 보조자라고 표현해왔고 그 생각은 예전보다 더 비중이 높아진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보조를 어떤 식으로 얼마나 잘하냐도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물론 부스케츠는 현저하게 떨어졌고 여러 차례 접한 소식들을 생각했을 때 부스케츠가 남는 건 이제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봅니다.

 

 

 

 

경기를 보든, 소식을 보든, 인터뷰를 보든 뭘 볼 때마다 느끼지만 챠비가 토탈 풋볼의 관념을 완전히 벗어난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음. 그랬다면 부스케츠는 진작에 아웃됐겠죠. 부스케츠를 쓰는 이유는 기술이 바탕이 되는 게 절반 이상을 먹는다고 생각함. 근데 그동안 본인이 해온 말들을 생각해보면 정작 하는 짓들은 다 본인이 싫다고 했던 걸 그대로 하고 있다고 느껴져서 이 문제들을 스스로 언제 깨달을지 그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이뤄질 일이 없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코칭스태프에 챠비와는 조금 반대되는 관점을 가진 경력자가 있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똑같이 유로파를 갔어도 과정이 지금과 다르게 과감하게 변화를 주거나 빠르게 깨달으면서 해야 하는 걸, 하던 걸 하다가 떨어졌으면 전 이 정도로 생각하진 않았을 것 같음. 계속 이럴 거면 리가 우승 여부랑 상관없이 챠비가 감독을 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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