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튼-비엘사 얘기가 나오던데 비엘사는 소방수라고 보기엔 하자가 심각한 할배라 애초에 사람을 잘못 찾아간 거.
자신의 방식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그게 아무리 중요한 선수여도 그냥 바로 갖다버릴 정도로 성격이 도라이기 때문에 이미 분위기 박살난 팀을 가면 스쿼드를 다 갈아엎고 꼬맹이들을 다 살펴보는 게 우선이라 그런 조건을 건 거라고 봐야 옳습니다.
뉴웰스가 구장 이름이 마르셀로 비엘사인데 이 사람이 뉴웰스를 그런 식으로 바꿨음. 선수 경력은 별 볼 일 없지만 스카우터부터 코치 경력이 엄청나게 쌓인 상태로 감독직을 했는데 뉴웰스 꼬맹이들을 가르치고 있었으니 팀 감독 시켜주자마자 자신의 철학과 반대되는 선수들은 다 갖다버리고 팀을 그냥 싹 다 자기 입맛으로 바꿔버리죠. 이미 선수들을 다 알고 있었으니 콜업을 그냥 막 했음.
언론들이 그냥 발광을 떨어도 초짜 감독인데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원래부터 그냥 사람 자체가 이상한 사람이었음.
유일하게 믿은 경험이 좀 쌓인 선수가 키퍼랑 타타 마르티노였는데 이 선수들이 라커룸의 중심이 되서 본인만의 철학으로 리베르타도레스에서 대활약을 하고 역대로 가도 남미 전술가들 중 가장 으뜸이라 평가받는 텔레 산타나의 상 파울루와 결승전 명경기를 만든 게 비엘사의 평판을 드높인 시발점이자 거의 70% 임. 그 가는 과정도 다 비엘사스러웠죠. 안 뛰면 소리 지르고 공격 안 하면 올라가라고 손짓하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뉴웰스 시절 하나라도 안 맞으면 발광 떨던 모습에 붙여진 그의 별명은 미치광이.
유럽에 크루이프의 3-3-1-3 이 있다면 남미에는 그보다 더 이름값 없고 꼬맹이들로 만든 3-3-1-3 의 장인이 바로 비엘사였던 거죠. 웃긴 게 이거에 뻑이 간 아틀라스가 뉴웰스에서처럼 똑같이 먼저 스카우터 직을 주고 입맛에 맞는 선수들 뽑아놓고 성공해주세요 했다는 거. 뉴웰스는 비엘사 시절 성공을 빼면 정말 별 볼 일 없는 클럽임. 메시가 종종 언급하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나라엔 아는 사람도 없었을 클럽.
빌바오는 그들의 프라이드와 관념과 너무 잘 맞는 사람이었기에 그 정도 할 수 있었던 거지만 다른 팀들은 그렇지 않음. 리즈도 승격 첫 시즌에 유로파나 챔스를 갔으면 사이클은 당연히 연장됐겠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빌바오에서도 성질 건드리면 틈만나면 기자 회견에서 성질 내고 사임한다 그러다가 진짜 훈련장인가 경기장 이슈로 사임한 사람.
어딜 갈 지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그는 하위권 팀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가진 사람임. 반 할처럼 팀을 완전히 바꿔놓지만 방식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후임을 잘 못 뽑으면 그냥 망할 수밖에 없는 리스크가 항상 존재하는 감독이기도 하구요. 이래서 반 할과 다르게 빅 클럽을 안 가는 거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국대 감독으로 계속 원하는 건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초가 절대 나쁘지 않다 생각하기에 칠레처럼 성공적인 한 세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보고 구식이라고 볼 수 있는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싹 다 쫒아낼 수 있는 기회라고 보기 때문.
뭐 이러나저러나 어딜 가든 호불호 심할 사람입니다. 펩의 1년 재계약, 동기 부여 방식 이런 것도 다 비엘사의 바탕 중 하나고. 부에나벤추라도 비엘사와 함께 일해서 특이한 트레이닝론을 익힌 트레이너 중 한 명.
클럽 갈 거면 리가 왔음 좋겠네요. 몇몇 감독들 참교육 시켜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