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에선 좀 비슷하긴 한 것 같음.
보얀은 데 라 페냐처럼 과한 기대감이 선수의 재능 이상을 요구하던 게 정신적 붕괴를 일으킨 케이스라면 (데 라 페냐가 바르셀로나 유스 입단할 때나 퍼스트 팀 등장할 때 50년 만에 나올 법한 재능이라고 극찬하는 언론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그 정도 재능은 아니었음. 근데 쓰냐 안 쓰냐로 크루이프 v 언론들 싸움도 벌어지고 롭슨도 이걸로 괴롭힘을 받았고 반 할은 욕하든 말든 그냥 안 쓴다 선언하고 보내버린 거죠.) 파티는 신체적으로 본인이 해오던 게 안 되는 과정에 접어들고 있지 않나 싶음.
과거 뎀벨레처럼 몸과 플레이 스타일이 어긋나는 느낌이 들어도 뎀벨레 같은 경우는 자기 관리까지 영역을 넓혀서 복합적인 요소들로 부상이 자주 발생한 경우라 궤를 달리 한다고 보거든요.
파티는 성장기에 겪었던 장기 부상을 극복하는 과정과 현재 극복하는 과정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느낌을 좀 받습니다. 뎀벨레는 해오던 데로 해도 그게 안 된다기보단 자꾸 몸이 불편해지는 현상에 가까웠었다면 파티는 해오던 데로가 아예 안 된달까.
퍼스트 터치 하는 것도 본인은 될 것 같은데 쭉 튀어버리니까 순간적으로 몸이 앞으로 확 기우는 거 보면 예상을 못해서 급하게 반응하다보니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구요. 슈팅도 발이랑 볼이 맞게 떨어져도 붕 뜨거나 영점이 아예 엇나가는 거 보면 자신감의 문제로 선을 그을만한 문제는 아닌 거 같음.
10번까지 줘버린 마당에 어느 정도 위상을 잡아준 선수를 B팀이나 임대 (보내면 끝이라 생각하긴 함) 를 보내버릴 수도 없는 거고 다음 시즌에 또 다른 포워드를 찾을 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찾는다면. (개인적으로 찾아야 된다고 생각함. 현재 포워드 구성이 만족할만한 구성이 아니라서) 그리고 그 선수가 챠비나 후임 감독에게 더 선호된다면 자연스럽게 배제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지 않을까 싶음.
왜 보얀이 보였냐면 되든 안 되든 필드 위에서 뛰게 두는 게 보얀 생각이 많이 났음. 펩이 보얀을 안 썼다고 하는데 첫 시즌부터 아펠라이 오기 전까지 양 측면, 중앙, 메디아푼타까지 모든 자리 돌려가면서 어떻게든 자신감 찾아주고 자리 찾아주려고 쌩쇼를 했음.
09-10 챔스 4강 탈락 후 즐라탄을 완전히 배제하고 보얀-메시-페드로로 양 측면 스위칭이 계기가 되나 싶었는데 이 시즌보다 상대 팀들의 수비 밀도가 더 높아지고 막스웰 폼이 그냥 지하까지 떨어지니까 보얀이 아예 쓸모가 없어졌죠. 장점이라던 슈팅 스킬을 발휘할 공간이 더 없어지니까 그냥 쓸 이유 자체가 없어져버렸던 게 10-11 시즌이었음.
뛰면서 현재의 내 몸과 맞는 게 뭔지 내가 어떻게 뛰어야 아프지 않고 아프지 않을 것 같고 그런 것들을 감독도 그렇고 스스로도 찾아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게 이뤄진다 하더라도 바르셀로나가 기대하는 재능의 크기를 가진 선수로서 보여줄 지에 대한 의문이 이제 개인적으로도 절반 이상을 넘어서서 모르겠습니다.
섣불렀다고는 생각하지 않음. 안타까운 부상이었고 어려운 시기에 뜬금포로 튀어나온 유스에게 과한 기대감을 불어넣던 건 바르셀로나가 늘상 보여오던 모습이었고 (그러니까 피구 런했을 때도 제라르 로페즈 같은 일이 벌어진 거) 그런 기대감을 성과로 보답한 선수는 메시 말곤 없긴 하지만... 메시 이후 바르셀로나를 봐온 팬들은 아마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겠죠. 얼마만에 나온 대형 유스냐 싶을 테고 선발 라인업에 틈만나면 7-8명이 유스인 라인업을 봤을 테니.
조금만 부담되도 엎어버리고 포기하던 발베르데가 썼던 선수라 어쩌면 더 그렇게 다가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구요.
새벽 경기는 보면서 욕이 나온다기보단 짠했네요. 재능의 크기를 떠나서 그냥 좋은 계기가 있었으면 하는데 그 정도로 여유 있는 팀 상황이 아니라 모르겠습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