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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공간이 대머리

by 다스다스 2023. 3. 16.





깊게 살펴볼 필요도 없이 리버풀의 전술전략을 완성시켜주는 선수들의 부재가 보인 경기 중 하나고 그로 인해 간격과 대형이 깨지면서 이도저도 아닌 경기를 했음.




헨더슨, 파비뉴가 망가지면서 이번 시즌 급속도로 주저앉았지만 또 이들이 소폭 반등하면서 살아날 기미가 보였었던 것도 맞는데 헨더슨이 빠지면서 순간적으로 생기는 공간을 커버하거나 프리맨을 바로 쫒아갈 선수가 부재하고 미드필드를 한 명 줄이고 포워드를 한 명 더 기용하는 기용 방식까지 더해지면서 파비뉴가 헨더슨의 역할까지 일부 수행해야 하면서 연쇄적으로 두 명의 센터백까지 과부하에 걸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방 압박은 하지만 간격 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최후방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있고 계속 저 공간에 들어가는 마드리드 선수들이 프리하게 놓여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 방에 넘어가면 바로 비니시우스나 벤제마에게 찔러줄 수 있는 거죠. 대부분 비니시우스를 노렸으니 리버풀 센터백들은 아놀드 원온원을 보조해주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좌우 간격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엔 저 공간에 아무도 없는데 크로스가 눈치를 채고 저 공간으로 오프 더 볼을 시도합니다.)



(이번엔 파비뉴가 그냥 파울로 끊어버리죠. 비니시우스는 또 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이게 수비 때만 그랬을까요?




(볼을 탈환하고 올라가는 과정에서도 파비뉴가 볼 탈환 과정에 참여해버리거나 최후방 라인으로 내려오면 센터백이 치고 올라갈 때 패스 루트가 되어줄 선수가 아예 없습니다. 밀너는 이제 한계가 뚜렷한 벤치 선수고 조타는 이런 과정에는 아예 도움이 안 되는 선수죠.)



이렇게 순간적으로 튀어나오거나 먼저 자리를 잡는 포지셔닝의 영리함을 바탕으로 보조를 해줘야하는 파비뉴의 위치가 계속 변화하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센터백들이 좌우 공간에 대처하는 것뿐만 아니라 종적인 부분까지 대처하고 공격 과정에서도 볼을 최대한 안전하게 빼내줘야 하기 때문에 마드리드 입장에선 전방 압박에만 당하지 않으면 역으로 뒷공간을 팔 수 있게 되니까 모드리치, 크로스 등이 이 부분을 잘 대처했죠.



(파비뉴, 반 다이크, 코나테의 히트맵)


(좌상 - 모드리치 패스맵, 좌하 - 카마빙가 패스맵, 우상 - 크로스 패스맵, 우하 - 발베르데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실패. 평상시보다 미드필드들 전원이 후방에 참여해주면서 밀리탕-뤼디거가 버려지는 상황을 줄여줬습니다.)



아마 큰 변화를 주지 않고 늘 일반적으로 대응하는 안첼로티의 일관성을 생각하고 클롭이 그에 맞춰서 나왔다는 생각이 드는데 안첼로티가 경험이 많고 자주 상대해본 리버풀인만큼 잘 대처했다고 봅니다. 아마 클롭이 생각한 건 밀리탕-뤼디거와 카마빙가로 조금 리스크 있게 뒷공간을 내주는 일반적인 마드리드의 구조였겠죠. 카마빙가가 피보테로 나올 경우 거의 웬만하면 백패스를 안 하려고 하는 것도 클롭 입장에선 타당한 판단이라고 봤을 것 같구요.




오늘의 워스트는 아놀드랑 조타라고 보는데 아놀드는 실력을 떠나서 동료들을 보지도 않고 그냥 차버리기 시작하면서 볼 소유를 아예 무의미하게 만들고 동료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더 가속화시켰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구요. 리그 경기들과 다르게 최대한 짧은 시간에 따라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볼 소유를 가볍게 여기는 플레이를 일삼았다는 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루즈볼을 만드려는 의도 조차 보이지 않는 아무런 조절도 없는 크로스였음.




더해서 비니시우스를 원온원으로 못 막았다는 걸 비판의 최우선적인 이유로 삼기에는 비니시우스가 마드리드 정도 되는 팀의 주전 측면 포워드인데 이건 너무 가혹하다고 보고. 아라우호도 단순히 원온원으로 막는 게 아니라 동료들이 각을 좁혀주죠. 근데 비니시우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기에서 상대 측면 선수들을 마주할 때 좁은 시야로 수비하고 (공격할 때랑 비교하면 차이가 아주 명확하고 심함) 특히 발을 넣는 스탠딩 스킬이 안 좋아서 타이밍을 전혀 못 잡는 건 계속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마드리드 드리블 맵. 초록색 - 드리블 성공, 빨간색 - 드리블 실패. 그냥 노골적으로 전방 압박 풀어내고 미드필드 라인 비는 공간으로 패스-비니시우스, 벤제마를 향한 패스로 공략했습니다.)



조타는 예전부터 말씀드려왔지만 경기력 향상에 아무런 기여도 못합니다. 교체로 들어오는 게 가장 가치있는 선수고 그 짧은 시간 안에 골을 넣어야만 가치가 있는 선수인데 그 역할을 못한다면 있어봤자 의미가 없는 선수라고 봅니다. 이런 선수를 쓸 수밖에 없는 불리한 스코어와 스쿼드 구성이었으니 별 수 없었겠지만 얘 역시 더 이상 데려갈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보강의 필요성이 꾸준히 있었던 것도 맞고 꼭 내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외적인 이유들까지 고려했을 때 유지의 타당함 역시 있었겠지만 중간중간 안일하게 대처한 부분들이 있었다는 건 클롭도 인정을 해야할 것 같다고 느끼고. 살라도 월드컵 이후로 리듬이 올라올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거 보면 누적이 꽤 심할 지도 모르겠다 싶네요. 적어도 이번 시즌은 자잘한 부상도 없이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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